[스크랩] 베트남 여행기 8----나는 바다가 좋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고기잡이 배들은 노래를 싣고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 저어 가요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 저어 가요'


다시 초등학교 시절 노래소리가 들린다. 지난 제주도 여행에서 '나는 바다가 좋다'고 하던 큰놈 생각이 난다. 그는 이 남국의 아침바다를 본다면 뭐라고 할까. 무엇을 느꼈을까. 나는 그냥 '와,좋다'인데....

고기잡이 배들은 발동소리내면서 밤새 걷어올린 그물을 손질하면서 들어온다. 느릿느릿 움직이는 것이 저멀리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수평선과 어우러져, 아침바다의 생동감과 중후함을 함께 보여준다.

햇볕이 반짝이는 바닷물 위로 머리만 내밀고 있는 아침 수영객들이 마치 오리떼처럼 둥둥 떠다니는 거 같다.

해변 모래밭에는 어제밤 치열하고 열열했을 젊은이들 짝짓기 흔적은 온데 간데 없고, 대신 그 모래밭에는 숨키며 시침떼듯 전혀 다르고 엉뚱한 그림을 보여준다.

느긋이 걸어다니는 사람, 힘차게 달리는 사람, 꼼지락거리며 뭔가 일을 하는 사람 그리고 개 한마리. 쫑당거리며 똥똥대는 개 한마리가 아침해변의 평화와 한가로움을 웅변하고 있다.

코를 박고 자고 있던 포크레인이 고깃배의 발동소리에 깨어났는지 머리를 쳐들고 땅을 헤집기 시작한다. 베트콩식 삿갓을 쓴 인부들이 게으르게 삽질을 하고 있다.

인간과 자연의 만남 그리고 어울림.
둘이 알맞게 자연스럽게 만나고 그리고 어울리면서 세상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인가. 인간의 욕망은 어디까지일까 끝이 없는가. 자연은 인간을 자연스럽게 다스릴 줄 모르는가. 알려주었는데도 인간의 욕심은 이를 무시하는 것인가.

퀴논 해변의 아침은 햇살이 뜨거워지며 인부들의 게으른 삽질과 함께 시작된다.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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