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기만 하던 햇살이 많이 누그러졌다. 오후 4시 반쯤. 서울대 입구는 부산하기만 하였다. 좁은 도로 위에 이런저런 상인들이 모두 나와 살고 있었다. 오늘도 내 좋아해 마지않는 호떡 하나를 입에 물었다. 하나에 오백냥이나 내 입속으로 해서 뱃 속으로 들어가면 그것은 오만냥이 더 되고도 남을 것이었다. 아무리 발걸음을 늦춰잡아도 아직 서울대입구. 사람들이 빙둘러 모여있었다. 무엇인가 들여보았더니, 내가 좋아하는 놀이패, 고스톱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점에 이백원짜리. 심심풀이 시간 죽이기였겠지만 눈에들 잔뜩 빛이 들어가 있었다. 그들이 사는 단순하고 편안한 세상이었다. 터벅터벅. 정말로 서울대 입구. 멋대가리 하나도 없는 마크 'ㄱ ㅅ ㄷ'. 옛날 옛날에 처음 들어갔을 때 '공산당'의 약자라고 꼬아서 비아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