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다니던 어떤 만화책 3편을 보던 수남군이, 그럼 1편과 2편도 있는 것인가? 하고 궁금해하는 것을, 나는 빨리 내놓으라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래도 차마 1편부터 내놓지 못하고 2편만을 슬쩍 밀쳐 내놓았다.
베트남 이야기(2)-----한 밤 호치민에 도착해서
호지민 시각은 서울보다 2시간이 늦다. 서울시각으로는 지금 6월 23일,월,새벽 2시 15분.
비행기가 예정시각보다 30여분 일찍 도착했다. 현지시각으로 밤 11시 30분경.
지난 90년도인가. 맨처음 베트남에 왔을 때가 생각난다.
아무도 공산치하의 호치민을 섣불리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할 때였다. 긴장속에 입국심사를 하는데, 'Like a Virgin' 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돈나가 노래부르며 춤을 추는 분위기이면 베트남은 더이상 '무서운'나라가 아니야 하며 속으로 안심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상전벽해. 정말 뽕밭이 푸른바다로 변한 것만큼, 얼마 보지 않았던 아이들의 키가 커져있듯, 호치민은 볼 때마다 변해 있고 커져있다.
후덥지근한 날씨를 따라 출국장을 나오니, 아이구 웬 사람들이 저렇게 많나? 엉겁결에 나는 한무더기의 군중들에게 둘러싸여 쑥쓰럽게 환영을 받고 말았다. 지난 1년여 전 그 비좁은 입국장이 아니었다.
호텔택시가 어찌 비행기가 일찍 도착할지를 알겠는가. 내 이름이 적힌 푯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10여분을 기다렸나? 히죽거리며 순진하게 헤벌레한 친구가 나타난다.
미안해서일까 손님에 대한 서비스 인사인가, 미지근한 생수를 건네준다.
이곳은 생수를 사서 마셔야 한다.
탄손누트 공항에서 시내 호탤까지는 이 시각에는 20여분, 막히는 시간대는 30-40분. 호텔택시료는 12불. 책크아웃할 때 호텔비용과 함께 계산된다.
여전히 차창밖으로 들어오는 밤거리 풍경은 평화롭고,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오토바이의 물결.
늦은 시각인데도 아직 도로위에는 오토바이가 많이 달린다.
오토바이를 모는 것은 여자가 더 많다. 가녀린 젊은 여자가 남국의 밤공기를 가르며 오토바이를 달리는 것을 그려보시라. 무더운 날씨가 시원해질 것이다.
팁은 얼마가 좋을까. 5불을 베트남 화폐인 동으로 바꿨다. 1불에 15,500동. 그러니까 15분의 1을 하면 대충 우리돈으로 역산된다. 복잡하면 그냥 10으로 나누면 우리돈값으로 환산된다.
짐을 들어주는 녀석에게 5000동을 주었더니 고맙다고 하고, 방까지 따라온 또다른 녀석은 5000동에 별 반응이 없다. 적다는 저항일 것이다. 베트남 시세로는 적은 팁이 아니련만, 손 큰 한국 손님들께서 입맛을 그렇게 들였을 것이다. 1불 꽝,꽝. 위대한 한국인의 손큼. 나는 손이 크지 않은 사람인데 어쩔 것이랑가.
현지 에이전트인 루앗의 전화메모는 잘못 전달된 것이었다. 도착후 전화해달라는 것이 ㅇㅏ니었다. 글쎄, 녀석답지 않았는데 무슨 빅뉴스나 급한 일이 생겼나 했었다.
내일 아침 10시 30분, 그는 그렇게 호텔로 오겠다고 하였다.
이번에는 얼마나 늦을까.
평소 실력이 늦는 건지 바뻐서 늦는 건지 길이 막혀서 늦는 건지, 되는대로 늦어지는 건지, 모든 상황을 넣고 조정할 줄 모르는 짬뽕인지 아닌지 내일 다시 한번 기대해보자.
호텔방에서 내려다보이는 밤의 사이공 강이 알맞은 주변 불빛과 함께 아름답다. 1 년여만에 다시 찾아온 이국손님에게 좋은 꿈을 꾸시라 미소를 보내고 있다.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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