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삶은 달걀?/2008.1.29.밤 10시경,태국 방콕공항에서/2008년 기부회 파타야 원정번개 및 라용골프 휴가마치고 귀국길에
사는 것이란 무엇일까?
꿈일까?
사는 것이란,
고해일까?
축복일까?
아니,
아니뭐시냐
거창하게 나갈 것 없이
삶은 달걀!
우리의 삶은 달걀이라잖아!!!
깨뜨리면 잘해야 후라이용 달걀이 되고
잘 키우면 병아리가되고 어미닭도 된다지 아마.
삶은 마음먹기 달려있는 것인가?
2008.1.29. 밤 10시경
태국 방콕의 신공항
면세점 쇼핑거리.
밤이어서일까
남국의 정취때문일까
집을 떠나온지 보름여 지나서일까
모든 것이 눈을 휘둥그레하게 하는구나.
남녀노소 부부 가족 친구 단체 개별 온갖 사람들
흑갈백황 총천연색 온갖 얼굴
온갖 모양새 차림새를 하고
가히
인종시장이요
인간박물관 아닌가.
농익은 표정의 모델이
숨어있는 인간원초적 본능을 불러내는가
요염한 몸짓으로 워킹을 하며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친
중년남성의 속마음을 헤집는구나.
아,
꿈일런가?
살아가는 것이!
내 처음 방콕공항에 닿았을 때가
어느 해?
지금도 엊그제 일처럼 선연한데...
1984년 봄.
그러니까
혈기방장
무서울 데 하나없던
30대초반!
그때는 시골역같았던 돈무항공항
그리고 얼마가지않아
.....무슨공항
이제 세번째
지난해 개항한 지금의 신공항 사란부미르공항
그때 시골역같던 돈무앙공항이 그립도다.
어느사이
24년이 지나가고
빳빳한 청년이 이제는
엉성한 머리숱에
온통 흰서리가 내리다니
아, 어즈버 세월이야.
바로 엊그제같은데....
아, 이것이 꿈일까?
세월은 그냥 쏜살같이 흐르는거야
그속에서 우리 인간은 마냥 흘러만가는거야
그 속이 꿈이라하면 축복인가?
꿈속이 아니면 고해인가?
어찌되었든
그것이 그것
사는 것이란 축복이라 하자.
지난해 개방한
방콕의 신공항
다른 곳은 몰라도
출국심사후
출국대기하며 만나는 면세점거리가
독특하여 좋다.
밋밋하게 규격처리된
여느 공항과 달리
방콕신공항은 레이아웃을
조금
유별나게
마치 저자거리처럼
들쭉날쭉
편안하고 자유롭다.
사람들이 물흐르듯 지나가면서
이것저것 눈요기하고 사고
재잘거리다가
거리의 가게에 그냥 퍼질러 앉아
국수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맥주도 마시고
김밥도
생선초밥도
햄버거도
면세점 거리의 한가운데를 때로는 차지하기도하고
때로는 옆으로 비켜서
이런저런 가게들을 세워놓고
남국의 늦은밤속
여행객들의 마지막 주머니를 셈하다니
발칙하나 상큼한 발상 아닌가.
'카오뉴 마무앙!'/ '능'
‘러꺼...’
'남!'/ '능'
온갖 인간구경도
신공항의 독특한 상술도
모두모두 좋은데
이제는 마음도 그만
몸도 그만
어디에 좀 앉아보드라공!
시원한 물한바가지를 마셨으면........
그리고
1시간여 죽치고 쉴만한 곳이 없을까?
두리번두리번
마침
한쪽에선
시끌시끌 태국음식
또 한켠에는
맥주한병을 놓고
홀짝홀짝 서양친구
또
무슨 책인가 들여다보는
일본친구
그 옆 비어있는 자리로...
'남 능'
러꺼........
꿰때오????'
얼큰한 쌀국수를 주문할까하다
아직 저녁먹은지 얼마되지않아서인지 먹고는싶은데
확 땡기질 않아....
여기저기 뒤적이는데...
우왓!
아니 이게 뭐이다냐?
이거 정말 꿈이냐 생시냐?
그렇게 먹고싶어 꿈에 그리던
'코코낫밀크를 살짝 끼얹고 노란망고가 들어있는 찹쌀밥'
영어로 이름하여
Sticky rice with mango in coconut milk
태국말로
'카오뉴 마무앙'
라용리조트 부속 태국식당에서
그렇게 찾고 찾았던....
특별 주문까지 해도
어찌할 수 없었던
'찹살밥속 망고'가
배시시 웃고 있다니...
차마 꿈은 아니었다.
'남 능! 러꺼....카오뉴 마무앙 능!'
=물 하나하고 그리고 찹쌀밥에 코코낫밀크덮힌 망고 하나! 주세여.
우리는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집마님과 나는
물을 번갈아 벌컥벌컥 마시고 또 마시고....
한참 있다 나온,
페퍼민트풀잎과 오키드가 딸려나온
찹쌀밥과 망고!
고론데
과거에 즐겨 먹었던 만큼의 반도 되지않은
너무나 얄팍한 크기 아닌가
뉘 입에 부칠 것인가
한 입에 털어넣어도 그만 부족이었다.
그래도
포크와 숟가락을 하나 더 달라하여
너 먼저 너 더 많이
눈짓으로 마음짓으로
은밀하게 아껴가면서
음식크기도 늘이고
시간길이도 늘이면서
그래도
찹살망고는 마침내 없어지고
시간벌이도 벌써 끝.
농익어 달착상큼한 망고맛이
쫄깃쭐깃한 앙큼한 찰기가득한 찹쌀밥의 끈기가
입안 그득가득 채워졌고 몸안에 슬슬 철철 넘쳐흘렀다.
어찌나 아쉬운지
'익능!'(하나 더!) 할까하다가
보름여
주지육림버금가는
500여의 108번뇌 108미리미터 구멍에
있는돈 없는돈 모두 털어넣은지라
주머니가 텅텅 비어져있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네믿거나말거나해ㅐ해.
(실은 우리집 마님의 결재가 나지않았다고여으흐흣)
접시바닥을 훑고 또 훑어
혹 남아있을 코코낫밀크자국 한방울까지
찹쌀알갱이 한알까지
싹싹쓱쓱하고는..
그래도 남아있는 거 둘
무슨 풀잎과 태국의 난초같은 오키드
'알라이캅?' 무엇이나요?
페퍼민트 풀과 오키드인데요.
'???' 먹을 수 있나여?
'다이' '먹을 수 있지요.'
나는
장난스레
페퍼민트풀을 뜯어먹고 말았던 거지당!
우리 사는 것이 무엇인가?
꿈일까
고해? 축복?
삶은 달걀?
지난 보름여는
지금 우리에게 꿈이었으며
조금 고해이면서 무척 축복이었다.
맛있고 유익한 아침의 후라이에그였으며
훗날 언젠가
씨암탉이 되어
수많은 햇병아리떼를 안겨줄 것이리라.
'자유농장의 자유글(모두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2.4.3.수. 철학강의를 다녀오면서 (0) | 2013.01.31 |
---|---|
2002.4.7...뷰티플마인드를 보고나서.. (0) | 2013.01.31 |
콧수염 기르기 2 (0) | 2013.01.25 |
콧수염을 또 기를까? (0) | 2013.01.23 |
고래사냥....2006.6.12 (0) | 2013.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