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상사(주)에서(1980-1995)

경쟁입찰 비즈니스 유감 4; ‘로비’가 아니었다. '꿩먹고 알먹고'

햄릿.데미안.조르바 2019. 2. 6. 17:11

/경쟁입찰 비즈니스 유감 4; ‘로비’가 아닌, 현지물품검사를 함께 다녀오라.

 

비밀스러운 또는 뒷거래 ‘로비’를 하지 않으면서도 입찰비즈니스를 많이 하고 잘 하였다고 하였는데, 비결아닌 비결은 또 있었다.

나는 비즈니스를 하면서, 입찰규정내에서 또 우리회사의 사규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활용하면서 비즈니스를 수행해 나갔다.

‘접대비’를 많이 줄 수 없는 회사의 사정은, 사장실의 특별예산을 ‘특별하게’ 신청하여 따와서, 특별한 거래선들의 특별한 접대에 활용하였고,

비밀스러운 또는 뒷거래 ‘로비’는 하지 않는 것/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나의 원칙’으로 삼았으니, 다른 방법이 없을까....나는 입찰조건중 ‘현지물품검사’ 조항을 십분 활용하였다.

(이 조항은 정부가 시행하는 농유공입찰 뿐만 아니라, 한국사료협회.대한주류공업협회등 모든 입찰기관의 입찰조건에 명시되어 있었다.)

입찰 때 최저가응찰하여 낙찰되고 계약할 때마다, 나는 입찰담당자들을 현지물품검사를 하도록 현지출장에 초대하였다. 입찰기관에 따라 해외출장비용이 입찰자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기꺼이 우리 공급자의 부담으로 초청하여 ‘현지물품검사’를 하도록 하였다.

그때마다 나는 우리 농산부의 담당직원들을 입찰담당공무원 또는 입찰담당협회직원들과 동행출장시켜서, 현지공부도 할겸 입찰담당공무원들과 사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지나고 보니 ‘꿩먹고 알먹고’의 효과가 나왔다.

대부분의 비용은 해외공급자가 부담하니 우리농산부의 예산은 쓸 필요가 없었고, 해외출장을 함께 다녀온 입찰담당자들과 우리직원들과의 유대관계는 더할 나위없이 좋아졌다. 국내에서 별별 접대를 하는 것보다 한번 해외출장을 함께 다녀오면 형.동생하는 개인적 친분으로 확대.심화되었고 이는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입찰정보’수집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속깊고 내밀한 이야기를 서슴없이, 거리낌없이 설명해주니, 우리직원들의 정보수집망에 그대로 들어왔고 나는 그 정보들을 분석만 하면 되었다.

우리농산부는, 입찰계약이 해마다 늘어나니, 현지동행출장으로 얻어지는 정보의 양과 질은 해마다 늘어났다.(농산부 전직원들과 여러입찰담당자들의 동행출장 기회와 인원은 계속 늘어갔다.)

또 우리 농산부직원들은 직원들대로, 현지출장으로 얻어내는 효과가 또 있었다. 현지시장에 대한 이해가 넓어졌으며, 영어 구사사는 능력들이 날로 향상되어 갔다.

꿩먹고 알먹고의 정도가 아니라, 되로 주면서 말로 되받아오는, 선순환의 고리가 되어서...처음에는 눈사람이 자그맣게 만들어지더니, 날이 갈수록 큰 눈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비밀스러운 뒷거래 ‘로비’를 하지않아도, 큰돈을 들이지않아도 우리 농산부의 입찰비즈니스가 잘되어갔던 비결아닌 비결이었다.

술을 잘하지못하는 나였지만, 사회적 모범생 ‘원칙’을 지키면서도 살벌하기만한 국제경쟁입찰에서 살아남고 많은 실적을 내게된 사연이었다. 모두들 ‘원칙’이 밥먹여 주지않는다고 현실과 타협할 것을 종용하였지만, 우리 농산부는 보란 듯이 모범적으로 입찰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지금 생각해봐도, 대단한 ‘원칙’이었고 또 대단한 ‘효과’였다. 모범적 성공사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