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리는 비는 푸른 물감이다.
오늘 내리는 비는 시원한 먼지털이 빗자루이다.
이거 뭔 사운드다냐?
오는 일요일의 산은 흙먼지로 발목을 휘감지 않을 것이며
대신, 오는 일요일의 산은 더 푸르름으로 마음의 먼지까지 털어내게 할 것이며
싱그러움을 한껏 뽐내며 마음껏 자랑할 것이다.
혹, 그대의 일상이 개미 체 바퀴 돌 듯 하는 도시의 단조로움과 어지러움, 또는 괜한 바쁨이라면, 더군다나,
어서 한번 산으로 가시오.
어서 여리디 연한 푸르름을 한번만이라도 만나시오.
혹, 그대의 일상이 푸르름 만나서 조금 푸르게 돋아나고, 조금 더 느긋해질지,
누가 아나요, 한바탕 어우러져 푸르른 범벅이 될 지, 나아가 조금 취하기라도 할 지,
얼마나 좋을 것인가.
누가 알아요?
새싹은 저렇게 수줍은 듯 나오는가.
새 생명은 저렇게 뽐내며 다시 태어나는가.
자연은 저렇게 부활하며 그 위대함을 보여주는가.
여리디 여리게, 연하디 연하게.
지난 일요일과 또 다르게, 어제 산은 더 푸르게 거기 있었다.
처녀가 봄옷을 때맞추어 갈아입듯, 산은 벌써 연한 초록으로 몸단장을 끝내고 있었다.
새 풀 옷 입고서 수줍던 봄처녀, 벌써 시집갈 준비가 다 되어 있었다.
마음 바쁜 내 마음을 왠지 더 바쁘게 만들고 말았다.
아, 젊음이여.
아, 시절이여.
아, 자연이여.
아, 사랑이여.
오는 일요일엔, 꼭 산에들 가시오.
발목 잡던 흙먼지도 없을 것이고
다만 푸르른 초록빛 세상이 거기 있을 것이니.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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