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3.21.일. 청바지를 사다.
하이고, 다리야.
백화점에만 가면 왜 다리가 더 아플까?
산행 5 시간 하는 것 보다 더 힘들다.
오늘은 일요일, 삽상한 봄날 오후,
집사람을 따라 집근처의 백화점을 갔다.
내 아주 싫어하는 일 중 하나.
오늘은 늘어지게 낮잠을 자두고 싶었지만 집사람의 성화 그리고
당장 봄날에 맞추어 바꿔 입어야할 옷가지가 변변치 않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왜 그리 싫고 결심하기가 어려울까.
옷 하나 사려면 난 몸부림을 한다.
다음에 사지 뭐, 하고 숫제 뒤로 미루면서 실제는 포기하고 만다.
오늘도 거의 그 수준.
정장이나 산뜻한 점퍼는 사지 못하고 생각지 않은 청바지 하날 샀다.
부담 없이 옷을 사지 못하는 자, 자율훈련이 덜 된 사람이 아닐까.
새 옷을 사는데 쭈뼛 쭈뼛거리는 자,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사고가 유연하지 않는 사람은 아닐까.
교복시대 학교를 다녀서, 흑백 텔레비전 시대를 살다보니, 엉뚱하게 남의 탓을 해본다.
대학시절, 청바지가 그렇게 입고 싶었는데 돈이 없기도 하였지만, 왠지 청바지를 입는 건 딴에는 불량한 외래문화를 가까이 하는 것이려니,어설프고 어줍잖은 자존심을 내세웠었다.
좀 불량해 보이는 건 아닌가 하여 솔직히 또 자신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청바지를 입고 기타를 치는 서울내기들을 보면 어찌 그리 부러운지.
지금 생각하면 순진한 건가 모자란 건가 아니야 넓은 세상을 전혀 알지 못한 닫힌 세상에 갇혀 있었던 것 아닌가. 쓴웃음이 나온다.
오늘 과감하게 청바지를 샀다. 이것저것 생각지 않고 얼른 청바지를 사들었다. 옆에 있던 집사람이 '이냥반 오늘 또 뭘 잘 못 드셨나?' 하는 눈치, 항상 엉뚱한 일을 잘 저지르곤 하는 '미운짝'을 내버려둔다.
그래도 그동안 하고싶었지만 못 하였던 일을 하고 난, 시원함이랄까,
보이지 않는 어떤 틀에 얽매어 맴돌았던 닫힌 마음이 늦게나마 열린 홀가분함이 있지만 여전히 어색하고 쑥스럽기만 하다.
청바지 하나를 샀다고 청바지를 입고 다닌다고 어디 옛날과 오늘의 간극이 금방 이어지는 건 아닐 것이다. 다만 이런 기회에 꽉 막혀있던 나의 사고체계 한편이 더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
언젠가 기타까지 배워서 오늘 산 청바지를 입고 '아침이슬'을 부르고 싶은데 나의 꿈이 너무 야무진가?
하이고, 다리야.
백화점에만 가면 왜 다리가 더 아플까?
산행 5 시간 하는 것 보다 더 힘들다.
오늘은 일요일, 삽상한 봄날 오후,
집사람을 따라 집근처의 백화점을 갔다.
내 아주 싫어하는 일 중 하나.
오늘은 늘어지게 낮잠을 자두고 싶었지만 집사람의 성화 그리고
당장 봄날에 맞추어 바꿔 입어야할 옷가지가 변변치 않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왜 그리 싫고 결심하기가 어려울까.
옷 하나 사려면 난 몸부림을 한다.
다음에 사지 뭐, 하고 숫제 뒤로 미루면서 실제는 포기하고 만다.
오늘도 거의 그 수준.
정장이나 산뜻한 점퍼는 사지 못하고 생각지 않은 청바지 하날 샀다.
부담 없이 옷을 사지 못하는 자, 자율훈련이 덜 된 사람이 아닐까.
새 옷을 사는데 쭈뼛 쭈뼛거리는 자,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사고가 유연하지 않는 사람은 아닐까.
교복시대 학교를 다녀서, 흑백 텔레비전 시대를 살다보니, 엉뚱하게 남의 탓을 해본다.
대학시절, 청바지가 그렇게 입고 싶었는데 돈이 없기도 하였지만, 왠지 청바지를 입는 건 딴에는 불량한 외래문화를 가까이 하는 것이려니,어설프고 어줍잖은 자존심을 내세웠었다.
좀 불량해 보이는 건 아닌가 하여 솔직히 또 자신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청바지를 입고 기타를 치는 서울내기들을 보면 어찌 그리 부러운지.
지금 생각하면 순진한 건가 모자란 건가 아니야 넓은 세상을 전혀 알지 못한 닫힌 세상에 갇혀 있었던 것 아닌가. 쓴웃음이 나온다.
오늘 과감하게 청바지를 샀다. 이것저것 생각지 않고 얼른 청바지를 사들었다. 옆에 있던 집사람이 '이냥반 오늘 또 뭘 잘 못 드셨나?' 하는 눈치, 항상 엉뚱한 일을 잘 저지르곤 하는 '미운짝'을 내버려둔다.
그래도 그동안 하고싶었지만 못 하였던 일을 하고 난, 시원함이랄까,
보이지 않는 어떤 틀에 얽매어 맴돌았던 닫힌 마음이 늦게나마 열린 홀가분함이 있지만 여전히 어색하고 쑥스럽기만 하다.
청바지 하나를 샀다고 청바지를 입고 다닌다고 어디 옛날과 오늘의 간극이 금방 이어지는 건 아닐 것이다. 다만 이런 기회에 꽉 막혀있던 나의 사고체계 한편이 더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
언젠가 기타까지 배워서 오늘 산 청바지를 입고 '아침이슬'을 부르고 싶은데 나의 꿈이 너무 야무진가?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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