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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종주기(13.끝)....'그 꽃=자유!'

햄릿.데미안.조르바 2021. 2. 16. 23:19

제 목작성자등록일조회수

지리산종주기(13.끝)....'그 꽃=자유!'
줄파 2012-02-22 22:44:13 44

''고행''

어찌하다보니 이번 나의 지리산종주에 ''고행''이라는 이름을 엉겁결에 붙이게되었는데

하다보니 그럴듯하게 진짜''고행''이 되었다.

해놓고보니 1박2일의 시간표는 ''미쳤다''수준이었으며

주제넘게 ''고행''을 한것도 위험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끝이 좋으면 모든것이 좋다!

-용산역 밤기차

-구례버스터미널 새벽녘의 달무리와 총총한 별들

-어둠속 성삼재의 두려움반 설레임반 첫걸음

-노고단의 신성스러운 아침산안개 그리고 안개비

-영신봉의 철계단 위 가빠진심장 그리고 화끈거리던 얼굴

-세석대피소앞 거의 탈진, 파계 그리고 새벽밤하늘 별하나

-천왕봉의 먹구름속 바람바람또바람!

 

천왕봉에 올라 세상을 얻었다고 했더니...

어느 친구가 물었다.

얼마에?

친구의 짓궂은 질문에 나는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라 임기응변으로 도망갓다.

나;그것은 비밀....

그;내 꼭 비밀 지킬꼬야 알려주삼!

나;......나를 버렸다!!!!

그;@@@@@@!!!!

''나를 버렸다''고 무심결엉겁결에 대답하였지만

대답을 해놓고보니 명답이었다.

나를 버렸더니

세상이 보였다.

산을 오르는 힘든 시간내내 지난날의 나를 만나고 어루만지고 쓰다듬고...앞으로의 나를 그리고...

천왕봉가까이에서는... 바윗돌 위를 엉금거리면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무슨생각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바위만 타고올랐다.

천왕봉이 ''거기''있으니 그냥 오를뿐이었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오직 타고넘어야한다는 것뿐...

나를 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천왕봉을 만났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

내가 좋아하는 그리스인 조르바..

그 작가는 그의 무덤에 그렇게 썼다.

내가 그때 그랬다...

''아무것도 바라지않는다...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나는 자유자유자유!!!''

환갑나이라고 누가 뭐라나?

누가 늦었다고 하느냐?

정답;절대 느찌아나따!!!

더이상 아무것도 바라지않으니 누가 무엇이 날 구속할 것인가

하고싶은 것 모두 그냥 할 것이니 누가 무엇이 날 잡아둘 것인가

그동안 잘알지못하여 또는 깨닫지못하여 하지 못한 것

이제 아는대로 또는 내맘이 내키는대로 하고말것이니...

나는 자유...

나는 자유란 말일쎄...

순죤히...완죤히...

''올라갈때 보지못한 '그 꽃', 내려갈때 보았네''.....고은

시인은 왜 이 짧은 시를 지어 노래불렀을까?

앞만 보고 달리는 현대도시인들의 삶이 안타까워서일까?

무엇때문에 왜 사는지도 모르는 그들이 불쌍해서였을까?

개미채바퀴돌며 바삐 달리기만하는 그들을 깨우쳐주고싶어서일까?

돈?

일?

출세?

오르기만하면 된다?

또 뻥을 쳐보자!

나는 지리산종주를 끝내고 내려오면서

그 꽃을 보았네...

올라갈 때는 보이지않더니 내려오면서ㅡㄴ 보였다네...

''그 꽃=자유''

''그 꽃=잃어버린 나자신''

환갑나이 되니까...

이제서야...

그 꽃이 보였다네

그 꽃은 자유이며

그 꽃은 잃어버린 나자신이라는 것을...

환갑이란 말뜻이 본래 태어난 곳으로 다시돌아온다는 것!

이제 다시 돌아와 새로 태어나 또 시작한다는 것...

자, 이제부터는 다른 시작이다!!!

자신을 찾아!

자유를 찾아!

자연으로!

자.자.자!!!

사람들은 역사적 사건으로 시대구분하기를 ㅇ좋아 한다.

예수태어나기전후...

프랑스혁명전후...

대공황전후...

해방전후...

나는?
환갑전후!

지리산종주전후!

자유독립만세만세만세!!!.끝.

  •  

    줄파 | 2012-02-22 23:00:07

    드디어 졸작 '지리산종주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렷네요. 치앙마이 가기전에 끝냈어야하는데..마치지못하였다가...이번 게시판숙제벼락치기를 기회로...어찌되었든 끝은 내게되어서..큰숙제를 끝내 홀가분하네요...종주하는동안 그때그때 개인적 감상을 스스럼없이 쓰다보니..퍽 길어졌고 그래서 혹 읽어내기가 부담되지않았을까 염려됩니다...//게시판숙제덕분에 '지리산종주기'를 마치게 해주신 우리 대성위원장님께 감솨드리고요...그리고 시간내서 하나하나 긑까지 읽어주신 회원님들께도 감사말씀드리나이다...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줄파드림.

  •  

    나무 | 2012-02-23 18:49:26

    졸작'이시라니요 겸손의 말씀입니다.
    대작을 엮어내시랴 체력적으로도 힘드셨을듯...
    단순한 산행후기가 아닌 여러 감동을 주신 작품이어서 참 감사합니다
    ... 하산길; 나를 버리니 세상이 보였구 올라갈땐 못보았던 그꽃을 볼 수있는 혜안이
    생기셨으니 앞으로의 줄파님 인생은 더욱더 멋져지시겠지요... 덕분에 저역시 큰 기쁨 얻고갑니다.
    그 꽃 = 자유. 그 꽃 = 잃어버린 나자신... 찾으셨으니 화이팅만 남은건가요 ㅎㅎㅎ
    봄시샘이 많은 날씨에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 l

    마두 | 2012-02-24 00:09:22

    줄파님에 걸작을 읽는다꼬 숨이 다차네~~~~~ㅇ .ㅎㅎㅎㅎ 정말로 대단하심니다.
    마두는 울 아들넘 유치원 다닐 때 성삼재 까지만 올랐다가~~~~. 나중에는 천왕봉에서 글라이드 타고
    내려 올려고 계획만 세웠다가..... 여기 치앙마이에와서 하루 5시간 잔디밭 걷기만 하는디~~~~ㅠㅠㅠ
    달마 작가님에 "비에트남 참전기" 이후 대작임니다......ㅉㅉㅉㅉㅉ.

  •  

    의생 | 2012-02-24 09:52:22

    졸작이라니요?
    대작입니다.이런 고행을 하시고 대작을 남긴 줄파님,오늘부터 존경하기로하였습니다.대단하십니다.
    환갑이후 더 큰 일이루시길 바랍니다.

  •  

    계원 | 2012-02-28 20:23:30

    '나를 버리고 세상을 얻었고 나를 버리고 자유를 얻었고 나를 버리고 진정한 나자신을 얻었다.'
    환갑을 기점으로 지리산 종주를 기점으로 새로 태어나신 줄파님.
    앞으로 제2의 인생이 기대됩니다. 화이팅!!!

  •  

    무지개 | 2012-03-04 10:26:38

    줄파성님의 열정과 도전과 고난의 수행에 충심으로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ㅉㅉㅉㅉㅉ!
    지리산 빨치산 활동 이후에 이렇게 리얼한 지리산 탐험기는 첨임다!!
    대하소설(?) 아니 대하종주기의 판권을 제가 사것슴다. 인세는 반똥으로 ㅎㅎ
    성님의 다음 도전이 기대됨다. 존경의 인사~~~ 꾸벅^^

  •  

    달마 | 2012-03-05 19:54:45

    지리산 종주기 의 큰 의미를 곰곰히 되 씹어 보게 하는 주제가 돋보였습니다. 좋은 글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