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한번더(골프스윙교정기)

2019.6.27.목. ..'잊은머리', 신발주머니를 버스정류장에 놓고 오다니@@@

햄릿.데미안.조르바 2019. 7. 20. 16:53

 

2019.6.27.목.

오늘은 집사람이 전남여고동창 월례회에 가는 날.

나를 케이호텔에 내려주고 블랙스톤으로 갔다.

나는 연습을 마친후, 골프하프백을 들고, 걸어서 양재시민의 숲 전철역까지 가서, 거기서 다시 남부터미널역까지.

또 다시 11번 버스를 타고 집에 와야했다.

신발주머니까지 들고 움직이니 여간 신경쓰이지 않았다. 반바지차람에 골프백을 들고 거기에 신발주머니까지 들고 지하철을 타야하니, 조금은 뻘쭘하였지만 뭐 대수인가.

 

세월아 네월아, 누가 보든지 말든지, 나는 늠름하게 걷고 지하철타고, 환승하고 또 걷고, 마지막으로 11번 마을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집에와서 보니 뭔가 허전하였다. 앗불싸 신발주머니를 놓고 온 것이었다. 어디에 놓고 왔을꼬? 버스안? 아니면 버스 정류장?

아무래도 남부터미널역 조금 지나있는 11번 마을버스정류장이 아닐까 싶었다.

신발주머니를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골프백앞에다 걸쳐놓앗는데, 형민과 통화하면서 바로 그때 버스가 들어오니, 허둥지동 서둘다가 골프백만 들고 버스를 타고만 것이었다.

(11번 버스정류장에 신발주머니가 그대로 있을까? 혹시 버스안에 놓고 내린 것은 아닐까? 아무래도 11번 버스정류장에 놓고온 것으로 보였다. 집에서 그곳까지는 15분여가 걸린다...버스를 타고 집에 온 시간까지 더하면 족히 30-40여분 동안 그곳에 놓여있어야하는데, 과연 그 시간동안 다른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야 할 터인데...???)

집에서 11번정류장까지 가는 내내, 여러생각들이 들고났다.

신발주머니가 있으면 제일 좋고, 없으면 또하나 새로이 장만하면 될 것이고, 없으면 일단 11번 버스회사에 전화해서 분실된 신발주머니가 있는지 확인해보면 또 될것이니...11번정류장까지 가보면 무엇을 해야할지 알게 될 것이니 딴 걱정하지않기로 하였다.

 

허겁지겁 11번 버스정류장에 가보니, 아이고나, 신발주머니가 거꾸로 엎어져 조용히 누워계시지 않은가?

서둘러 골프백만 들고 탔던 그때 상황이 그려졌다. 신발주머니 잊지말라고 골프백에 걸처놓았던 것인데, 형민과 통화하면서 버스가 들어오니 서둘러 버스를 타다보니, 신발주머니를 그대로 밀치고 버승에 올라타고만 것, 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요즈음 들어서, 자꾸 ‘잊은머리’가 자주 나온다.

나이들어가는 현상이라 넘기지만, 자주 일어나니, 이제는 그러려니 하며 살아가야겠다.

세상일이란 것이 어디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인가?

내마음대로 하고자해도 어디 그것이 꼭 그대로 되던가?

한참때야,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고, 결과에 대해서 만족하며 살아왔는데, 때로는 결과가 좋지않아서 실망도 하고 아쉬움도 많았는데, 지금에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것들이 어디 내마음대로 모두 다 되는 것이냐?

 

더군다나 최근 자주 일어나는 ‘잊은머리’를 경험하니, 세상일에 대해서, 나의 일에 대해서, 좀더 겸손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을 그냥 내버려둔다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살되 때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너무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하지말라는 것.

 

신발주머니를 잃어버렸다해도, 그렇다면 신발을 하나 새로이 장만하면 될 일 아닌가? 잃어버리지않았다면 신발을 새로이 살 일이 생기지않았을 터인데, 잃어버려서 새신발을 살수 있게 되었으니 그 또한 ‘좋은일’일수 있다는 것.

 

물론,잃어버리지않았으니, 씩씩거리며 달려가서 신발을 다시 찾았으니 그또한 좋은일.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으니, 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어찌되었든 ‘좋은곳’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