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평원농상(주)에서(창업1996-현재)

또다른 ‘은밀한 유혹’, 국내시장상인들이 새벽같이 찾아왔다.

햄릿.데미안.조르바 2019. 5. 28. 12:47

/또다른 ‘은밀한 유혹’, 국내시장상인들이 새벽같이 찾아왔다.

 

Huyton이 얼마나 국제참깨시장에서 대단한지, 수단산참깨입찰을 통하여 금방 곧 한국시장에 알려졌다.

Huyton의 국내대리인 ‘대평원농상(주)’의 Mr.Park이 누구인지는, 해태상사시절 다른 입찰(한국사료협회.축협의 사료곡물입찰, 대한주류공업협회의 타피오카칩입찰 그리고 옥수수가공협회의 옥수수입찰등)때부터, 국내상사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국내시장상인들이 ‘대평원농상(주)’의 박사장을 알게 된 것은, 한국참깨시장이 중국참깨에서 갑자기 수단참깨로 바뀌면서부터 였다.

(국내시장상인들의 ‘촉’은 일반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같이 대기업의 월급쟁이출신들이 느끼는 시장흐름과 그들이 보는 시장은 하늘과 땅차이. 그들은 돈냄새를 누구보다 빨리 맡고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바로 알아채는 사람들이었다. 시장바닥에서 잔뼈가 굵어진 그들은 나같은 먹물모범생들하고는 생각하는 차원이 달랐다.)

 

그들, 국내참깨상인 큰손5인방이 가락동 우리사무실로 새벽같이 쳐들어왔다.

추석이 멀지않은 어느 때였을 것이다.

그당시 정부(농림부)는 추석물가안정으로 긴급물량을 추가입찰로 구매하곤 하였다.(물량을 긴급히 시장에 풀어서 추석대목 시장물가를 안정시키고자 하는 것이 정책의 목표였다.)

 

나는 당연히, 수시로, 정부의 다음 입찰일정.물량등을 추적하는 것이 ‘루틴’한 일이었고, 특히 ‘추석용긴급입찰’정보는 더 중요한 것이므로, 정부 관련기관들의 움직임을 수시로 파악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를 어찌알았는지, 그들이 나를 찾아와 ‘은밀하게’ 제안을 하는 것 아닌가?

(그들이 판단하기를, 보나마나 다음 긴급입찰도 ‘대평원’이 낙찰 받을 것이고, 그렇다면, 수단참깨의 도착시기를 ‘어떻게’, 그들이 ‘희망하는’ 때로 조정해달라는 것 아닌가?)

(그들로서서는, 참깨의 국내소비량을 손바닥들여다보듯이 하므로, 현재 정부의 재고량은 얼마이고, 향후 도착물량은 얼마이므로, 국내시장에 유통되는 참깨량이 얼마가 되게되므로, 상인들의 재고량이 딸리면 소비자가격은 올라갈 것이고, 재고량이 많으면 소비자판매가격은 내려갈 것...그들은 이를 노린 것. 예를 들어, 수단참깨 5천톤이 예정도착일보다 보름만 늦게 들어온다면, 정부(농유공)의 방출량은 그만큼 늦어지고, 국내시장상인들의 재고는 빠듯해지고 따라서 소비자판매가격은 상승할 것이니...이를 노리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농유공의 참깨입찰조건에 의하면, 지체상금이라는 것이 있어서, 부산항에 도착하는 시한을 확정해놓고, 그보다 늦게 도착할 경우 하루당 0.1%의 패널티를 부과하였는데, 이를 활용한 그들의 제안이었다.)

 

그들의 제안은,(그때의 제안을 자세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1주일 또는 15일정도 선적을 늦추어서, 국내도착을 그만큼 늦게 해달라, 그리해주면 ‘지체상금’패널티를 제하고, 얼마를 보상해주겠다는 것.(그때 내마음이 살짝 흔들렸을 정도였으니, 꽤 큰금액으로 기억된다...몇억?)

앞에서도 이야기했든, 나는 너무나 원칙적인 사람이었지만, 그때 내마음은, ‘이것은 원칙의 문제가 아니라, 특별한 ’비즈니스‘의 하나라고, 내마음이 잠깐 움직였다.

나는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영국의 Huyton에게 ‘설명’하고 그들의 협조를 타진하였다.

Huyton의 입장은, Mr.Park이 나쁘지않다면 그들의 제안대로 선적을 늦게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하였고, 나는 이를 ‘서면’으로 확약해달라 하였다.(바로 M.O.U=Memorandom of understanding 이 들어왔다.)

 

나는 긴급히 대평원직원들을 불러,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구했다.

너나할 것없이 대찬성이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나는 마지막으로, 하나하나 점검해나갔다.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혹시나? 이럴 때 나는 더 신중해진다. 이런때일수록, 돌다리도 두드리고 가자는 것이 나의 또다른 ‘원칙’.

국내상인들을 만나기로 한 날이 왔다. 나는 다시 직원들을 불러 ‘모닝커피’를 하면서 나의 뜻을 알렸다.

나; ‘하지않겠다’

직원들; 왜왜왜!!! 땅짚고 헤엄치기인데 왜 하지않으십니까?

나;길게보자. 멀리보자..돈몇푼 더 벌려고 하다가 ‘큰코’다칠 수 있다!!!

(한번 그들과 손을 잡으면, 수시로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어야되고, 그러다보면 분명 ‘실정법’을 위반할 수밖에 없고, ‘형사사건’까지 비화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 아예, 시작부터 하지않는 것이 정답이다라고 생각하였다.)

 

한번 꽂히면 꿈쩍하지않는, 나의 꼴통기질을 잘 아는 직원들은 못내 아쉬워하면서, 결국 나의 뜻을 따랐다.

섭섭해하는 것은, 참깨큰손들 5인방도 마찬가지. 그러나, 나의 차가워진 내마음은 다시 뜨거워지지않았다.

 

내가 ‘큰돈’이 들어오는 ‘유혹’을 버린 것은, ‘만일’이었지만, 실제로는 그런일이 비일비재하였다. 즉, 한번 그들과 검은손을 맞잡아주면, 다음 어느때 또 그들의 ‘유혹’을 떨쳐버릴수가 없고, 그들은 매우 집요하고 맹수처럼 시장에서 살아남기위하여 물불가리지않는다.

내가 그들의 손아귀에 들어가면 나 스스로 탈출하기 어렵다. 그들은 진흙탕속에서 커왔지만 나는 순수하고 ‘원칙’밖에 모르는데 내가 끝까지 그들과 함께 할 수 없다.

‘조폭’과는 아예 거래 자체를 시작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또 ‘가지않은 길’

내가 만일 그때 그들의 제안에 따랐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몇억을 공짜로 얻고 그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 더 큰 사업을 하였을까?

아니면, 내가 걱정한대로, 그들의 손아귀에 잡혀서 ‘고약한 꼴’을 당하였을까?

누구도 모르는 일. 그러나, 나는 그렇게 내 방식대로 나의 길을 갔으며, 지금 이렇게 그때 그들의 ‘유혹’에 대하여 담담하게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