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5(금), 오전8시.
골프하는 날보다는 많이 늦은 시각.
(슬로우 코치=Slow Coach=느림보인 나는 6시에 일어나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7시 티오프를 목표로 움직인다. 한국골퍼들이 많이 모여드는 6시부터 6시30분경을 나는 극도로 싫어한다. 마치 올챙이새끼들이 와글와글 우글우글거리는 듯하여 싫고 또 싫다. 물론, 그 시간대에 움직이는 것이 정오가까이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어 최적의 시간임을 모르지않지만, 30여분 햇볕을 덜받기 위하여 오글우글거리는 것을 나는 피하고 싶은 것이다.)
내 스마트폰에 목적지 Pai Walking street를 쳐넣으니, 120키로/2시간 39분 걸린다고 하였다.
(출발기점이 치앙마이 시내가 아닌 Maerim 가까이다 보니 10여키로가 짧게 나왔다.)
그린밸리골프장에서 나와 107번을 타고 가다가, 1095번 도로에 진입하기만 하면 곧장 직진하면 거기가 곧 Pai 였다.
구비구비꼬불구불 오르락내리락만 빼면, 길잃고 헤매는 일은 하나도 없는 단순한 길이었다.
드디어, '준비없는 Pai로 가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내가 머물고 있는 그린밸리콘도를 대망을 품고, 휘파람 안고 떠났다.
여행 안내책자가 안내하였듯, 나는 자동차에 휘발유를 가득 채웠다.
자동차도 빵빵, 내마음도 빵빵, 이제 사고없이 달리는 일만 남았다.
조수석의 우리집사람은 굳이 말이 없긴해도, 이미 마음속에는 Pai가 그려져있었다.
아니나다를까 잠시 후 차가 외곽으로 빠지니 우리앞에는 울창한 열대우림이 살갑게 인사를 하였다.
상큼하고 달큼한 천연의 바람냄새가 우리 코끝을 간질이기 시작하였다.
공기야 뭐 모두 똑같은 공기일 것이지만, 콧속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전혀 같은 바람이 아니었다.
상쾌하고 경쾌하고 달콤하고...상큼달큼한 맛?
누구는 공기가 달다고 하더니, 바로 이런 맛일까?
우리 마음속은 벌써 하늘높이 붕붕 떠다니고 있었다.
나는 운전을 하느라 주변 풍광을 둘러보며 즐길 여유가 없었지만 조수석의 집사람이 질러대는 꾸밈없는 말들 속에서, 우리가 신세계 속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나는 속으로, 빠이로 가기로 무작정 결정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 싶었다.
집사람이 이렇게 어린아이처럼, 초등학생처럼 좋아하는 것을 보니, 그동안 ‘회고록’ 쓴다는 핑계로 집에서 죽치고 치앙마이시내나들이도 멈칫거렸던 일들이 미안해졌다.)
말없던 우리집사람이 소리없이 탄성을 내질렀다. 조타조아조타조아~~~
냄새가 다르잖아요~~~
준비없이 떠나고 보는 Pai 여행은 이미 성공하고 있었다.
호텔예약을 하지않았다는 것, 구글맵이 잘 터질 것인가 하는 걱정거리들은 내 머릿속에서 이미 저멀리 사라져 나가버렸다.
어느 사이엔가, 신나고 즐거운 ‘여행모드’가 들어와있었다.
여행이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서, ‘일탈?’
개미 체바퀴도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탈출하는 것?
평상시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그 일에서 뛰쳐나와 어디론가 탈출하는 것?
그동안 익숙해져있던 것들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것을 만나고 또 다른 것을 만나보는 것?
그 새로운 것+그 다른 것+익숙한 것=또다른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게 되는 것?
뭐, 이것 저것 의미부여하는 것도 좋지만, 아무 의미부여하지않고 그냥 떠나면서 겪게 되는 모든 것이 여행의 전부?
단칼에, 한마디로 요약하면 여행은 바로 ‘여정’ 그 자체! 아닌가?
마음은 붕뜨고 들뜨고, 열대우림에서 들어닥치는 상큼달큼한 천연의 바람냄새가 코끝을 간질이는 사이, 나는 새삼 ‘여행’이 주는 신비한 에너지를 잠깐 생각해보았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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