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이Pai·메홍손MaeHongSon 여행기

빠이Pai/메홍손MaeHongSon 여행기 (3)... 빠이로 가는 길, 762 커브길...‘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햄릿.데미안.조르바 2019. 1. 28. 16:27

/빠이로 가는 길, 762 커브길...‘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그러는 사이, 얼마가 지났을까?

빠이가는 길은 온통 구불구불하고 오르락내리락하다더니, 아니나다를까 커브 도는 것이 만만치않았다.

처음에는 재미있기도 하였지만 갈수록 커브는 가파르고 오르는 고개는 심해지니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겁이 날 정도였다.

빠이가는 길은 치앙라이 가는 길보다 더 험하고 어렵다고 하더니 과연 그러하였다.

가파른 커브가 계속해서 나오기 시작하였다. 말로만 들었던 굽이굽이 오르락내리락 가파른 커브길이 끊임없이 나오고 또 나왔다.

바짝 긴장하면서 길을 따라 몸이 따라가는데, 마치 곡예하듯 숨막히는 과정들이 연이어 계속되었다.

반대방향에서 예고없이 들이닥치며 밀고오는 차량들이 수없이 지나갔다.

얼마전 ‘알람브라궁전의 옛추억’에서 보여줬던 자막 ‘적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라는 표현이 딱 맞았다.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또 나타났다가 또 사라지고...적들이 나타나면 나는 나도 모르게 움찔움찔거리며 긴장하게 되었다.

또 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뒤에서 따라오는 적들은 나를 적극적으로 공격하지는 않으니까, 앞에서 나타나는 것에 비하면 전혀 위협적이진 않아도, 내 뒤에서 따라오는 차들이나 오토바이들도 나에게는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슬로코우치인 내가 느림보운전을 하니 그들이 앞서가지못하게 하는 원인제공을 하는게 아닐까 하는 하지않아도 될 미안한, 내나름의 ‘스트레스’가 있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이것은 나의 잘못으로 비롯되는 행위는 아니니, 따라오든지 추월하든지는 너희들의 몫, 선택은 자유!. 나는 전혀 아랑곳하지않고 꿋꿋이 나의 자리, 나의 속도를 지켜나갔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커브 돌아가는 코너링을 운동경기하듯, 신명을 들여 해보았다. 험한 산길커브를 도는 것이 아니라 몸의 흐름따라 스케이트코너링하듯 해보았다.

속도는 절대로 내는 것이 아니고 흐름을 따라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돌발사고를 원천 봉쇄하는 것.

내마음의 흐름과 커브의 흐름을 맞추는 듯이...조금 뻥을 쳐서 ‘물 흐르듯이’ 하였다.

나와 커브길과 자동차가 하나가 되는 듯하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벌써 빠이가 우리속으로 들어왔다.

 

긴장하면서 커브길들을 헤쳐나가면서 내나름의 원칙 몇가지;

1.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않으면 추월은 절대금지

2.커브길은 무조건 브레이크를 밟는다.

3.가파른 길, 오르막이건 내리막이건, 은 저속기어를 쓴다.

4.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60키로 이상은 밟으면 안된다.(보통 40-50키로, 가끔 60키로 정도가 최대값.)

5.누가 뭐라해도, 슬로우 코우치라 나를 비난한다해도, 나는 나다!!! 느리게 가더라도 사고없이 가는 것이 ‘최고’

6.100키로 정도 달리고 최소 10분 정도 쉰다...다리에 쥐가 나지 않도록 다리를 풀어준다.

(결과적으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기록을 살펴보니, 치앙마이-빠이까지 120여키로를 2시간 30여분에, 그리고 빠이-메홍손까지 107키로를 역시 2시간 30여분 걸렸으니, 아무리 빨리가도 아무리 늦게 가도, 30여분의 +- 이고, 나 느림보슬로코우치인데도 2시간 30여분은 상위드라이버에 속하지 않을까? 미니밴들이 2시간 30여분 걸린다하니, 가히 베스트드라이버인 거 아닌가? 하하하)/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