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유감’, ‘직원들이 무슨 죄입니까?‘
앞서 이야기했듯이, 우리 농산부에서는 매일아침 직원회의를 하였다.
어제 한일과 오늘 할 일을 간략히 1분스피치로 요약보고하는 자리였다.
아무리 복잡한 사안도 ‘1분’안에 요약보고하도록 요구하였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하더니 얼마 지나지않아 모든 업무보고는 ‘1분’안에 하게되니, 직원들의 업무집중력도 향상되고 직원들이 일을 대하는 자세가 또 달라졌다.
아침회의를 막 시작하려는데, 가끔 몇직원이 보이지않는 경우가 있었다.
나 아침회의부장; 김대리, 아직 출근 전인가?
직원들; 출근은 했는데요 잠깐 자리를 비웠습니다.
나; 화장실 간 거야요?
직원들; 아마도....
농산부 일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넘치고 넘쳐났다. 야근을 밥먹듯하고 또 손님들과 저녁식사.술접대를 해야하는 경우가 많았다.
늦게 집에 들어가 아침 일찍 회의시간을 맞춰오려면, 아침식사도 대충하고 ‘아침 큰일’을 보고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나의 경우는, 분당에서 마포까지 승용차로 오는데 거의 1시간 반? 정도, 8시부터 회의 시작하는데, 7시 30분을 목표로 움직였다. ‘큰일’보는 것이 매일 큰일이 되었다.)
직원들이라고 다를까?
분명히 화장실에서 신문 들고, 어느 방이 빌까 서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안봐도 비디어였다.
또 분명한 것은, 화장실 대부분을 관리부서(총무.인사.경리.자금.외환.기획등) 직원들이 선점하고 조간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계실 것.
그들은 아침일찍 거래선에 나갈 일도 없고, 영업부서에서 일을 가져와야 움직이게 되었으니, 출근하자마자 그들은 조간신문 들고 화장실부터 가서, 편하게 앉아 신문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계실 터.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참고 관리부서들이 모여있는 사무실로 가서 한말씀 하신다.
(속으로는, 영업부서사원들이 빨리 영업현장으로 갈수 있도록 관리부서직원님들은 화장실 ‘큰일’보시는 일을 미리 보고 오시거나, 조금 나중에 보시면 안되시겠습니까? 하고 싶지만, 꾹참고...한마디하려다가...대신에...)
나 참는 부장; 총무과 김대리...어디 가셨나요? 내가 급히 상의할 일이 있는데....
총무과 직원들; 김대리 어디갔어? 화장실에 갔나? 빨리 농산부 박부장이 찾으신다고 해...
(누군가 급히 화장실로 달려간다.)
(눈치빠른 직원들은 내가 왜 총무과 김대리를 찾는 줄 안다. 벌써, 농산부 박부장이 아침에 찾아온 것이 한두번인가? 지난번에는 경리과 박과장을 찾았지 않아 잉?)
직원들이 무슨 죄인가요?
우선, 회사가 더많은 화장실을 준비해줘야 하는데, 직원들 수에 비해 화장실이 터무니 없이 적은거지요. 아니, 화장실수에 비해 직원들 숫자가 훨씬 더 많은 거겠지요.
아침일찍 회의소집한 부장이 잘못한 것이지요. 9시쯤 출근해서 회의를 하면, ‘큰일’을 집에서 보고 올수도 있고, 아침 일찍부터 붐비는 화장실에서 줄을 서지않아도 되는 거 아닙니까?
직원들이 무슨 죄입니까?
'해태상사(주)에서(1980-199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산 참깨 인천항 도착, 그러나 ‘반송명령’을 받고... (0) | 2019.01.19 |
---|---|
1991년?...새벽의 우면산, ‘불혹 맞이 홍역앓이’ (0) | 2019.01.19 |
접대비 ‘유감’, 사장실의 ‘특별예산’을 농산부 특별예산으로 (0) | 2019.01.18 |
주1회 일찍 퇴근하기, 손글씨로 생일축하하기. (0) | 2019.01.18 |
직원실무교육 5; ‘저녁먹고, 술마시면서’ 경력사원 뽑기 (0) | 2019.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