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기러기 카페 글모음)

[스크랩] 해인사를 다녀와서...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2. 25. 07:25

신혼여행때 가려고 하다 가지못했던 해인사를, 간다간다하면서 못가다가, 지난 12/1312일로, 큰마음 내서 울마님과 벼락치듯 다녀왔다.메로옹~~~~

 

 

‘’해인사 이름은 화엄경의 '해인삼매'에서 비롯되었다.

해인삼매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한 없이 깊고 넓은 큰 바다에 비유하여, 거친 파도 곧 중생의 번뇌 망상이 비로소 멈출 때 우주의 갖가지 참된 모습이 그대로 물 속에()에 비치는() 경지를 말한다.‘’

---화엄사의 안내글에서....

 

지난(12) 오후늦게 해인사 도착. 거의 5시경?

팔만대장경 관람마감시각 530.

처삼촌벌초하듯 해인사를 일별하고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있는 수다라장앞에서 인증샷까지.

해인사관람끝.

 

(3.13.)

가야산 정상이라는 상왕봉으로 올라가자!

어젯밤 내린 비로...산행길 곳곳이 땅바닥이 촉촉하게 젖어 걷기에 더없이 좋았다.

봄을 재촉하는 듯 길바닥 곳곳에서 봄기운이 물씬물씬 흠뻑 묻어 나왔다.

 

산행을 시작하자마자부터 우리를 안내하는 것은 산안개

나지막한?산안개...옅으막한? 산안개...

오래전 울릉도 성인봉가는 길에서 만났던 산안개...

얼마전 지리산종주때 노고단에서 만났던 동틀무렵의 산안개...

각각 특별한 맛과 멋이 있었듯 오늘의 산안개 또한 가야산만의 어떤 특별한 맛과 멋이 있었다.

요란하지 않는? 화려하지 않는 소박한 맛?

산안개는 왜 생기는 것일까?

자연의 조화?

자연의 과학?

 

산행길 양쪽에서 산죽 또는 조랫대가 도열하듯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발목 근처에 닿는 크기부터...무릎/허리/가슴/어깨높이의 다양한 키높이의 산죽들이 말없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아마도 1000미터?높이까지 산죽들이 도열하고 있었다.

산죽들이 양옆에서 도열하는 사이..어디에서 날아왔는지 이름모를 조그만 산새들이 우리앞을 내렸다 날았다 반복하고 있엇다.

어느 사이 쫑쫑거리며 날아와 우리앞 땅바닥에 내려앉아, 잠시 종종거리며 놀다 머물다 또 잠시후 또 종종거리며 날아올라 쫑쫑거리며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그러기를 수차례...산속은 산속이엇다.

뻥을 또 좀 치자면...

산안개 자욱하지용 산새들은 종종거리며 앞장을 서지요 거기에 산죽들이 도열열병하듯 우릴 호위하는 듯 하지요 무릉도원의 한폭그림속 그 한조각을 보여주는듯하였다.

 

어느 지점에서 부터일까?

쌀쌀한 기운이 들기 시작하더니 산안개가 안개비로 바뀌는 듯 하였다.

1000미터 고지를 벗어나고부터일까? 나무들의 키도 작아져있었다.

흙길에서 바윗덩어리가 엉켜있는 거친길로 변하고 있었다.

군데군데 얼음구더기와 잔설덩어리들이 보였다.

걸음을 옮기는데 방해받을 정도의 얼음조각과 잔설은 아니었지만, 아직 산정상부근은 추운 겨울을 벗어나있지 않았다.

배낭속에서 털조끼를 꺼내어 입고 손장갑을 꼈다. 바위를 손집고 타고 넘을 때 요긴하였다.

 

이윽고...봉천대.

하늘을 향해 제사지냈다는 곳...세찬 바람이 우리를 맞았다.

젼혀 딴세상이었다. 바람이 거세게 불고 하늘은 회색빛 두터운 구름으로 가려져 있었다.

햇볕은 하나 없이 추운 겨울공화국이었다.

상왕봉까지는 0.1키로.

 

그러나 그곳까지 올라가는데는 용기가 필요했다.

바람을 거세지요 회색빛 구름은 음산한 분위기까지 넘쳐나게 하지요 몸은 피곤하지요

우리 마님은 포기를 하고...나는 마음을 추슬러 도전하기로 하였다.

큰바위을 엉금엉금거리면서 거의 기어가듯이 손바닥을 짚어가면서 올랐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하늘높이 쳐놓은 철제계단을 가파르게 오르자 드디어 정상...우두봉,

합천군 가야산 우두봉=상왕봉의 다른 이름 1430미터.

우두봉 정상 옆 ...우비정=소의 코에 우물이 있다! 그것도 황금소의 코에 우물!

 

인증샷을 한손으로 어렵게 찍고..그 옆 더 높은 바윗덩어리 위로 기어올라갔다.

사방은 보이지않고 바람은 거세고...몸이 흔들리는 듯...조심조심 올라가 조심조심 기어서 내려왔다...1240.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30분여.

 

이것이 해인삼매?

거친 바람을 이겨낸 끝, 온갖 번뇌와 망상이 비로소 사라지고 나의 참된 모습이 나타났다?

그지경까지는 이르지못했다해도, 그래도 포기하지않고 거센 바람속 가파른 바위를 타고 넘어

가야산 정상에 올랐으니 고놈 참 기특하도다 해야할까?ㅎㅎㅎ

Beethoven Violin Sonata Op.24 "Spring Sonata" in F major ...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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