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케끼~~’
‘아이스게끼~~’
곳에따라 때에따라 장수따라 ‘아이스케이크’소리는 달랐다.
‘---에끼’
‘----끼이’
어떤때는 아예 ‘아이스’를 생략한채로 들리기도 하였다.
아이스케이크앞에 ‘시원한’이나 ‘달콤한’이 붙기도 하였다.
저멀리서부터 ‘아이스케끼’소리가 들려오면 여름밤 더위가 잠시 멈춰섰다.
골목길을 따라 어느새 자취집 창문가까이 오면 침이 꼴깍 넘어갔다.
못쓰는 비닐우산도 좋았고 헌고무신짝도 좋았다.
자취생중 어느 손크고 통큰 선배의 주머니가 열리는 날은 신나는 날이었다.
아작아작 깨물어 입속에 넣었다가 바로 삼켜도 좋앗지만 그것은 단꿈을 금방 깨버리는 것
깨물지않고 할수있는한 오래오래 이리빨고 저리빨아 그 뻔한 단명을 길게 해야했다.
팥앙금물과 설탕물을 어찌 섞고 어찌 얼렸는지 그것은 맛의 환상.
여름날 입안을 차갑게하고 혓바닥을 얼얼케하며 더위를 빼앗아갔고 한참나이 나의 얼을 빼앗아가기 충분하였다.
중1때 나는, 계림동 경양방죽 가까이에서, 보성이웃마을 광고다니는 형들과, 자취를 하였다.
그때는 슈퍼도 없었고 구멍가게는 있었지만 냉장고는 없었으니
‘아이스케끼’는 통을 메고 골목길을 누비는 이동장수의 손을 거쳐야했다.
못쓰는 비닐우산도 없고 한턱내겠다는 선배도 없어서 먹고싶어도 대개는 사먹지못하였지만, 모처럼 사먹을 형편이 되었다해도, 어느때는 아무리 기다려도, 이 이동장수가 오지않으면 아이스케끼를 사먹을 수가 없었다.
끝내는 오지않아서 불발이 되고만 때도 있었다. 그 허망함이라니....
늦은 밤, 더운 여름날 늦은 밤,
막바지 기말고사 시험 준비하던 날이던가 아니면, 밤은 깊어가고 모기소리 웽웽거리던 날이던가, 무언가 필요한 그 어느 때
‘아이스케끼~~~’소리는 더운 여름날밤을 깨는 청량함 그것이었다.
지지난 일요일
손자녀석을 데리고 가까운 슈퍼에 갔다.
녀석에게 우유를 하나 사주고는 옆냉장고에 눈이 갔다.
내가 좋아하는 비비빅이 눈에 들어왔다.
가끔 비비빅을 낱개로 사먹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생각이 들어왔다.
‘한개만 사서 먹을 것이 아니라, 몇 개 더 많이 사서 집 냉장고에 넣어두고 때마다 꺼내서 먹자‘
슈퍼의 아이스크림냉장고를 뒤지니 모두 17개가 나왔다.
거금8500냥을 지불하였다.
(아니 한 개에 500원? 청계산에서 2000원인데... 참깨장수 집어치우고 청계산에서 2000원짜리 비비빅장수할까?ggg)
슈퍼직원왈‘아버님도 비비빅 좋아하시네요. 어떤 분은 박스채로 사가시지요’
나;잉? 박스채로? 나보다 선진 비비빅쟁이가 있구만 ggg''나도 다음에는 ‘선진비비빅’이 될꼬야해해햏
요즘같은 찜통더위속 여름날밤.
집냉장고속 비비빅을 꺼내어, 옛날 아이스케끼 추억속에 빠져 들어가본다.
몇 번 깨물지도 않았는데 비비빅이 금방 없어진다.
한 개만 먹어야하는데 2개도 먹고 어떤때는 3개까지 먹어버린다.
울마님께서 눈치를 해도 어쩔수 없다.
나는 비비빅선수니께....
집냉장고에 비비빅이 몇 개 없을거다.
이번 일요일에는 ‘선진 비비빅’이 될 각오를 다지고있다.
비비빅을 통째로 아니 박스째로 사다놓고 먹어야지...벌써 더운여름날이 훅 지나간다.
'(68 기러기 카페 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작고 사소한 것을...인생이 바뀐다./행경 (0) | 2018.12.24 |
---|---|
[스크랩] `잊은머리`....1회용 교통카드를 아시나요? (0) | 2018.12.24 |
[스크랩] 쉬는 날5---`신불출`반바지 반야봉에 오르다!!! (0) | 2018.12.24 |
[스크랩] 신불출 `기흥골챔프`...믿거나말거낳ㅎ (0) | 2018.12.24 |
[스크랩] 쉬는 날4...신불출 `기흥골챔프`... ㅎㅎㅎ (0) | 2018.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