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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종주기(1)...시작하며... '짝사랑'

햄릿.데미안.조르바 2021. 2. 16. 22:52

제 목작성자등록일조회수

지리산종주기(1)...시작하며... '짝사랑'
줄파 2011-12-20 16:27:06 46

2011.9.19.월.
지리산종주기(1)...시작하며... '짝사랑'
짝사랑은?

사랑한다 말을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끙끙 앓기만하는 것...

용기를 내어 말해버리면 그만일 것을, 싫다고할까 두려워하며 끝내 사랑한다 고백하지 못하는 것...

지리산 종주!

그것은 내게는 또다른 짝사랑이었다.

해마다 새해다짐을 하다보면 어김없이 올해는 지리산종주를 해야한다고 하면서도 끝내는 하지못하고 한해를 보내기 일쑤,

그동안 지리산종주는 나의 변함없는 영원한 짝사랑이었다.

그런데 그 짝사랑을 만나는 것이 쉽게 풀리게되었다.

자의반타의반 소위 환갑기념여행이 우여곡절끝에 일정이 잡히자 나는 덜컥 겁이났다.

여행을 다녀오면 10월이 되고 곧 겨울이 올 것이니 지리산종주는 또 내년으로 넘어가야 한다?

내년이면 한살을 더하는 것이니 올해보다 더 체력적 한계가 있을 것이고...

그러면 지리산종주는 내게는 정말 영원한 짝사랑으로 굳어지는 것이다?

올해를 넘기면 '짝사랑'을 다시는 만날수 없을 것이라 단정하고나니, 무슨수를 써서라도 올해안에 여행전에 밀어붙여야겠다 작심하게되었다.

(누구는 뭐가 꽂히면 말리지못한다.대단한 꼴통이닷하겠쬬?ㅎㅎㅎ)

이것저것 따져보니 늦어도 9월18일 서울출발, 3박4일의 일정이 나왔다.

맨처음생각으로는 환갑체력을 감안하여....

종주시작 하루전 느긋하게 화엄사를 둘러보고 그다음날 종주를 시작, 3일동안 종주를 하면 해볼만하다싶었다.

그런데 얼마지나지않아 예상치못한 문제가 생겼다.

9.18(일), 꼭해야되는 다른 중요한 일정이 끼어들었다.

이미 잡혀져있는 유럽여행때문에 하루늦춰서 할 수도없고, 그렇다고 3일종주를 2일종주로 하자니....

가능할까?

고민또고민...진퇴양난!

이럴까저럴까 왔다갔다 하다가 묘수가 나왔다.

뜻이있는 곳에 길이 있다.

그 진리였다.

궁즉통!

밤기차를 타고 기차안에서 1박, 이른새벽 성삼재부터 종주를 시작하면 이틀동안에 가능할 것 같았다.

화엄사구경은 못하고 기차속에서 잠을 제대로 잘수있을지가 문제스러웠지만...,

밤기차의 추억도 되새겨볼 수도 있고, 일정조정도 편해지고 어쩌면...꿩먹고 알먹고 땡이다싶었다.

그러나, 이른 새벽부터 시작한다고는 하나 험한산길 40여키로를 2일에 소화해야하니...

아무래도 환갑나이에 분명 무리, 너무 무리였지만....

뭐어찌할 것인가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다시는 없게되는 것을...

밀어붙였다.

까지꺼!

가는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내내 덥기만하던 날씨가 그날(9.19)따라 갑자기 변했다.

간간이 찔끔찔끔 비가 오더니 오후늦게부터 바람이 세지고 쌀쌀해졌다.

어릴적

소풍가는 날은 비가 왔다.

운동회 하는 날도 비가 왔다.

옛학교 지을때 큰구렁이를 죽여서 학교의 좋은날에는 억울하게 죽은 구렁이가 비를 내리게한다 하였다.

하늘이 심술을 부리는가?

억울하게도 정말 가는날이 장날이 되고 말앗다.

아니야...

이건 하늘의 다른뜻일지 몰라?

오히려 더 잘된 일인지 모른다 나는 우겨대었다.

지리산은 서울보다 더 추운날씨일 것이니 겨울점퍼등을 가지고가야한다는 울마님의 성화를 이겨낼 수가 없었다.

(나중에 확인되었지만 여름옷만을 끝까지 고집하였다면 낭패를 보았을 것이고 울마님의 위치는 더높이 올라갔을 것이다. 자고로 여자말은 들어야 사내몸에 좋다?)

두터운 옷들이 몇개 들어가니 배낭이 더 커지고 더 무거워졌다.

배낭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기위하여 종주도중 식사문제를 바꾸기로 하였다.

식사문제를 바꾸면서 이번 종주를 ‘고행’이라 거창하게 이름붙여보았다.

햇반라면김치등으로 푸짐하게 식사하려던 것을 떡김밥빵등 간단한 행동식으로 바꾸었다.

지리산속 천하일미가 분명할 '막커피'도 과감히 빼버렸다.

배는 곯지않으면서 최소한의 영양식으로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또 나의 생각변화가 어떻게되는지 한번 느껴봤으면 싶었다.

햇반과 라면등을 빼니 코팰, 버너 그리고 가스통등은 저절로 더불어 빠져야햇다.

대신 육포쵸코렛양갱아몬드등을 보강하니 배낭이 그런대로 짊어질만한 크기와 무게가 되었다.

더위를 겨냥하여 반바지차림이 좋을 것이라는 어느친구의 조언은 따를 필요가 없게 되었다.

다만, 용기를 내어 환갑나이반바지팻숀을 한번 저릴러볼까했는데 그 파격적 아름다운 차림, 조금은 생뚱허접스러워보일 지모르나 언제 또 그런 엉뚱생뚱감넘치는 일을 저질러볼 수 있을 것인가응? 못내 아쉽기만 하였다./투비꼰띠뉴듷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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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 2011-12-20 20:53:59

    ...음 지리산동네 근처도 안왔으니 오늘은 드라이버거리 늘리기엔 실패 ㅎㅎㅎ
    무엇보다 '짝사랑'을 만나러가기위한 시도를 실천하심에 우선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ㅉㅉㅉ
    허구 그 '짝사랑'이 만파님같은 여인네가 아니고 '지리산종주'이어서 천만다행이구요 ㅎㅎㅎ
    (2)편에서 뵙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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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원 | 2011-12-20 21:07:43

    앞으로 지리산 종주를 꼭 하고 싶은 저에게 줄파님의 지리산 종주기를 바이블로 삼겠습니다.
    2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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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운 | 2011-12-20 23:18:07

    우리의 위대한 영도자임이 틀림없는 줄깨님,,,기부회에서 용기가 제일 강하시고 남들보다 선견지명이 밝으시고,,계획보다 실행이 앞서는 결단력,,,마루에서 배낭갖고 넣타,뺏다, 허리가 좀 아팟을,,
    질질 끌지말고 쭉쭉 써올려요 펜들은 길어도 다보니깡.(줄사모동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