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않은 길2'.....제3의 길', 종합상사 '금호실업‘ 입사...이것은 운명????!!!
서울대 식품공학을 전공하였으니, 국내굴지의 식품대기업에 입사하면 간단할 것인데, 왜 나는 그때 모두가 선호하던 식품대기업을 선택하지않고 '종합상사'를 고집하였을까?
식품회사에 들어가지않겠다고 배수진을 친 나에게 제3의 길은 잘 보이지 않았다.
가끔 나오는 ‘전공제한없음’조건의 대기업입사시험도 나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서류전형에서 거의 불합격.
지금도 거의 변하지않았지만 그때의 한국사회 인심도 ‘농과대학’에는 그다지 후하지않았다. 오히려 감점. 요즘말로 농대디스카운트.
‘꿈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절실히 바라면 길이 열린다?’
정말로 의지가 있는 곳에 길이 있는 것인가!
그당시 10대 종합상사 중의 하나였던 금호실업(주)에서 기회가 주어졌다.
맨처음에는 연기처럼 사라질뻔 하였다. 운명은 운명이었는가?
나와 몇사람의 졸업예정자들은 식품회사가 아닌 제3의 곳에 취직을 한 선배님들을 현장방문하고 있었다.
어느날, 명동에 있는 종합상사중의 하나인 주식회사 선경에 근무하는 2년선배를 찾아갔다. 그 선배는 처음에는 태평양화학에 들어갔는데 왠지 마음에 맞지않아 선경으로 이직한 선배였다.
태평양화학이야 식품회사는 아니지만 기본업무바탕이 화학을 기초로 하고있기 때문에 식품공학과 졸업생도 화학의 기본지식이 갖춰져 있으므로 상당 졸업생들이 근무하는 직장이었다.
그런데 그 선배는 종합상사쪽으로 자리를 옮긴 것.
나에게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크게 있었다.
이것저것 종합상사에 대하여 물어보는 나에게 그 선배왈; 금호실업에서 식품공학전공자 한사람 뽑는다고 하던데 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종합상사는 아니지만 그때 1977년, 한국정부가 수출주도경제를 전개하면서 10대 종합상사를 지정하여 수출제일주의를 주창하고 있을 때였다. 정부가 지정한 종합상사는 수출1억불이상 수출한 기업으로서(1977년?기준), 삼성물산.현대종합상사.(대우실업).럭키상사(지금의 엘지).(쌍용).(국제상사).금호실업.선경(지금의 에스케이).효성물산.(삼화).(율산실업)(한일합섬)...그때는 선경보다 수출실적이 더많아서 금호실업은 종합상사순위 7위)....(괄호)는 40여년이 지난 지금 존재하지않는 회사.
나는 눈에 번쩍 들어 바로 금호실업 사무실로 바로 쳐들어갔다. 주선경은 명동입구에 있었는데 금호실업은 을지로입구, 바로 지호지간이었다. 수원까지 다시 내려가야하는 나에게 만약 금호실업이 어디 멀리 구석진 곳에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날로 금호실업사무실에 갈수 있었을까? 아슬아슬한 운명의 어떤 사슬이 느껴지는 대목중 하나,..종합상사 가는 길목의 아슬아슬한 초입...운명의 갈림길 같은 것.
금호실업총무과; 서울대 식품공학과죠? 어, 이미 학교로 추천서 하나 보내드렸는데요
(금호쪽 추가설명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세곳에 각각 식품공학전공자 한명씩 추천요청하였고 그 중 한명을 선출하겠다는 것.)
나;???@@@
무조건 나; 아, 그러시면요...죄송하지만 추천서 한 장만 더 주시면 안될까요?
금호총무과직원; 당돌한 나의 위아래 훑어보더니....과장인가 하는 상관에게 뭔가 상의하더니 추천서 한 장을 내주는 것이 아닌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나니...그 다음은 당사자 하기나름 아닌가 하는 듯 말하는 듯하였다.)
고맙게생각하는 나;(속으로...서울대에서 만일 추천서가 두장이 온다면...그 중에서 더 좋은쪽을 선택하면 그만...금호쪽에서는 나쁠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죠넹?)
나는 다음날로 불이야불이야 과사무실로 갔다. 그리고 물었다. 금호실업에서 추천서가 왔는지 누가 추천서를 받아갔는지?
과사무실에서는 추천서 써주는 것을 크게 신경쓰지않고 특히 식품회사가 아니고 비식품회사 추천이므로 71학번 복학생 오상0이 본인이 가겠다고 해서 써주었다는 것.
(식품회사에서 추천서가 오면 복학생 순서대로...학번이 빠르면 우선권이 주어진다...비식품회사의 경우는 선례가 없으니 선배 우선일지 먼저 보는 사람이 우선일지 무엇이 옳은지 큰소리 칠 수는 없을 것이다...내생각)
나는 담담하게 학과장에게 말씀드렸다. 후배 오상0에게 추천서가 나간 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토를 달수는 없지만 대신 내가 가져온 또하나의 추천서는 내가 추가로 가져갔으면 좋겟다는 굳은 의사표시를 하였다.
그 이후는, 서울대 식품공학과 추천서 2장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순전히 금호실업쪽의 선택 아니겟는가 설명해드렸다.
학과장교수님은 빙그레 웃으시면서 나에게도 금호실업 추천서를 써주셨다.
(학과장은 나에 대하여 너무나 잘 아는 교수였다. 휴학하기 전 백지답안냈던 친구, 복학하자마자 강제징집됐던 요주의 복학생 그리고 식품공학전공선택대신에 농경제학선택과목을 들으며 탈식품하고자 하는 다른학생과 색다른 친구등...식품회사가 아닌 '종합상사'지원하고자하는 나의 의지를 직접 지원하지는ㅁ 못해도 방해할 수는 없다 생각하셨을까, 흔쾌히 추천장 하나를 더 써주셨다. 그다음은 네 몫 아닌가? 하시는듯이..나는 그렇게 금호실업 추천서를 받아쥐게 되었다....우여곡절! 뜻이 있는 곳에 길이 보일까?)
운명의 여신이 웃음을 그냥 아무에게나 아무 때 짓는 것이 아니었다. 자칫하면 운명의 여신 옷자락도 만져보지못한 채 아무것도 모르고 엉뚱한 곳에서 ‘종합상사’ 제3의 길을 찾고 있었을지 결국 종합상사 문턱에도 가보지 못하고 다른 운명의 여신에게 끌려가지 않았을지 그 누가 알 것인가?
나의 운명은, 종합상사의 문턱을 넘고자 했던 나의 운명은, 서울대식품공학과 사무실에서, 그리고 금호실업에서 일차적으로 시험당하고 있었다.
서류전형에서 서울대에서는 내가 선택되었고 연세대.고려대에서 추천된 다른 2명과 경합하게 되었다.
(오상0은 1년후배인 71학번으로 내가 과회장때부터 잘아는 사이로, 미식축구를 하고 과대항 축구시합때도 함께 뛰었던, 평소 서로 잘아는 사이였다. 그가 서류전형만으로 탈락되었는지 아니면 면접결과까지 해서 탈락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오상0은 금호실업에서는 탈락하였지만 그는 졸업후 미국유학까지 갔고 학위를 마치고 돌아와서는 이화여대 식품공학과 교수가 되었다. 지금도 가끔 식품관련 뉴스에 나오는 유명인사가 되었다...운명의 여신은 누구편인가? 운명은 어느쪽을 두둔하는가? 누구를 더 좋아하였는가? 만약 오상0이 금호실업에서 선택되었다면 그의 오늘은 어떻게 되었을까? 무엇이 어느쪽이 더 좋을까? 그 평가는 누가하는가? 운명, 운명은 두 얼굴인가?)
(금호그룹은 신입사원 채용때 인성을 중시하여 필답고사는 생략하고, 성적증명서도 받지않고 대신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두 번에 걸친 면접시험으로 결정하였다. 성적증명서를 받았다면 8띠를 하고만 나의 화려한 성적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세계시장을 누비고 다녀야하는 종합상사맨의 업무특성상 고분고분한 모범생보다는 진취적이고 오히려 전투적인 반체제데모 이념써클출신을 더 선호한다는 소문도 있긴하였지만 나의 대학학부성적표는 내놓을만한 것이 없었다. 특히나 식품공학전공 지식은 미안하지만 정말 자랑할 것이 없었다. 솔직히 부끄러울 정도다. 요즈음 재벌대기업 신입사원선발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한총련등 데모전력이 있으면 아예 서류전형에서 탈락되고 마는데 정말 격제지감 아닌가. 내가 지금 대기업재벌회사에 지원하면 100% 탈락!!!)
나는 2차에 걸친 면접시험 끝에 마지막까지 남게되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아니 식품회사가 아닌 제3의 길 ‘종합상사’에 가고싶었던 바람을 이루게 되었다.
꿈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의지가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참이었다.
(면접 후일담을 입사후 듣게 되었는데...1,2차 면접위원 10명중 1명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내가 선택되었다 하였다. 반팔차림의 내복장이 그 위원에게 거슬렸다는 것. 모두가 엄숙하게 예의바르게 사회관습을따라, 정장을 입고와서 면접받는 사람의 태도자세가 있어야하는데 유일하게 내가 반팔차림으로 면접을 받았고 그것이 그 위원에게는 과락점수를 준 것. 금호면접내규는 면접위원 한사람이라도 과락을 주면 그 수험생은 자동탈락된다. 그런데 나는 구제 되었다. 무슨 다른 강점이 있었을까? 나는 모른다. 그러나 지금 추측해본다. 내 기준으로...
그때 면접때 나도 고민하였다. 금호의 기준때문이 아니고...예의상 정장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그런데 막상 나에게는 정장이 없고 그 옷을 누군가에게 빌려입어야하는데 그짓이 무엇보다 싫었다. 남이 하듯 예의를 차리려고 하는 것이 나의 옷이 아닌 남의 옷으로 예의를 차린다면 그것이야말로 예의가 아니지 않은가! 학생의 특권이 무엇인가? 젊은이의 기상이 어떠해야하는가? 정장도 좋고 현재차림도 좋지만 잘 보이기 위하여 남의 것을 빌려 차용한다면 이미 그 마음은 죽어있는 것이 아닐까?)
금호그룹의 숨은 정신이 나를 살린 것인가? 내가 가졌던 깊은 속뜻까지 그들이 이해하고 알고있었을까?
나의 얼굴이, 나의 눈빛이 ‘반팔차림’이상의, 정장이상의 무엇을 내보였을까?
다른 9명중 누군가가 1명이 줄 과락의 위험을 알고...특별하게 나의 강점.특이점을 기록해줬을까? 정말로 운명인가? 나는 모른다.
우여곡절끝, 나느 금호실업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게 되어 새로이 많은 것들을 금호에서 3년동안 배우게 된다. 운명이다. 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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