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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건망2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14. 20:33
신나는 이야기2.
8월 22일, 일요일 오후 4시 대한항공 서울발 자카르타행.
늦어도 오후 1시에 집을 나서야 했다.

일요일에는 회사이메일을 잘 열어보지 않는데 그 날은 떠나기 전 한번 확인하고 싶었다.
이메일 열어보니 '긴급상황 발생', 베트남 친구가 오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긴급한 일이 생겨서 하루 늦게 오겠다는 것.
이를 어찌 해야 한단 말인가.

국제간의 상사일에는 가끔 발생하는 것이지만 일요일이라 어떻게 마무리해얄지 난감하였다.
내 일정도 취소하고 하루 늦게 가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그대로 현지에 가서 일정을 재조정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내 일정을 하루 늦추는 경우를 상담하려하니, 일요일이라 항공사나 여행사와 제대로 상담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싱가포르나 인도네시아에 긴급상황을 알리려해도 일요일이라 확인이 되지 않았다.
일단 나만이라도 일정대로 움직이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나는 자카르타 공항내 호텔에서 1박하고 다음 날 첫 비행기로 '수라바야'라는 인도네시아 제2의 도시에 갔다.
거기에는 이미 싱가포르 거래선은 들어와 있었다.

베트남 거래선은 더이상 변동없이 하루 늦게 도착하였다.
왜 그 날 '일요일' 오지 못했는지, 긴급상황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씨익 웃으면서 하는 말,
여권을 챙기지 못하고 공항에 나갔다는 것이었다.
깜빡 잊어버리고, 여권이 있는 줄 알고 공항에 나갔는데 출국심사를 하는데 여권이 없으니 이를 어찌할 것인가,
출국은 당근 못하는 것이고 가장 빠른 길은 다음날 비행기편을 다시 예약해야 하는 것,
다행히 다음 비행기편은 예약이 되고 하루 늦게 오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동병상련.
나와 동갑내기인 그 베트남 친구가 한없이 귀여워 보였다.
너무나 인간적으로 가까워 보였다.
요녀석이 계약을 취소하고싶어 무슨 꿍꿍이를 부리는 것 아닌가 의심했던 것이 미안해지고
더욱 신뢰가 쌓이는 것이었다.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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