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마나님들이 싱싱한 감자를 사기 위하여 강원도 산골로 직접 들어갔다.
가파른 밭에서 아저씨가 씩씩거리며 감자를 캐고 있었다.
허름한 반바지 차림의 아저씨는 땀을 뻘뻘 흘리며 감자를 바구니에 주워 담고 있었다.
한 마나님의 눈에 색다른 감자알이 들어왔다.
그 아저씨가 움직일 때마다 감자알 비슷한 것이, 어느 때는 오른 쪽에서 어느 때는 왼쪽에서 보이는 것이었다.
그 마나님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여 직접 가까이 가서 확인하고 싶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이것이야말로 진짜 강원도 감자, 살아 움직이는 "감자알"이었다.
아저씨가 산비탈을 따라 움직이면 오른쪽 것이 나오다가 반대로 움직이면 반대로 왼쪽 것이 감자알처럼 나오는 것이었다.
마나님은 싱싱한 강원도 감자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아저씨의 ‘살아 움직이는’ 그 먹음직스런 진짜 감자알이 더 갖고 싶었다.
‘아저씨, 그 감자알 1 키로만 주세요’
‘마나님, 그런 말 하들 마쇼. 이 동네 모든 것 모아도 택도 없소, 덜찬 어린애 꺼, 쭈그렁탕 할배꺼 모두 모아도 택도 없소, 1 kg 만들려면’
그 뒤,
그 마나님은 1 kg이 안되어도 되는대로 감자알을 사서 돌아갔는지, 아니면 끝까지 이 산골 저 산골 찾아 다니면서 꼭 1 Kg을 채웠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한 동안 감자값이 금값이었는데, 요즈음은 어쩐지 또 나는 알지 못한다.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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