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6.5.토, 지난 한 해를 돌이키면서
이제 34년이 남았구나.
어떻게 지나간지 모르게 벌써 1 년이라니.
지난 해 6월 4일 카페등록을 마치고,
지난해 오늘 6월 5일에 ‘기러기 방’이 만들어졌음을 주섬주섬 알리던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을 버틸 수 있을까‘
'100일을 버티면 그래도 잘 했다 할껄’
크게 기대들 하지 않는 눈치였다.
헤어지고나서 35년이 지났으니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도 잘 모르고,
서울에서 가끔씩 보기는 하였지만 각자 사는 것이 또 다른데,
얼마나 함께 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있겠어?,
모여진다 해도 얼마나 오래 버티겠어?, 하였었다.
더군다나, 개다리 타법이나 독수리 타법 수준의 곰퓨터 실력들이거나,
대부분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얽매인 몸들인데,
너무 크게 기대하지는 말아, 하였었다.
그러던 것이,
한 달이 지나고, 100일이 지나고, 이제 첫 돌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대견도 하지만 아직은 엉성하고 부족한 것이 너무나 많다.
더 많은 기러기들이 더 자주 날아와서 더 끼륵끼륵 떠들고 쉬었다 가는 놀이터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욕심만큼 채워지지 못 하였다.
몇몇 기러기들만 떠들고 시끄럽게 하는 것, 얼렁 고쳐야 할 중증 아닌가.
일상에서 힘들고 바쁜 기러기들이 하나둘 우리 기러기방에 모여들어 떠들고 갔으면 좋으련만.
어쩌다 가끔이라도, 하나도 속없는 이야기라도, 정말 쓸데없는 짓이라도, ‘나 살아 있노라’ 소식 전해주고 가면 좋으련만.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면 떠났던 새들도 다시 찾아온다 하니, 우리가 먼저 좋은 사랑방을 만들 수 있다면 좋으련만.
35년만에 만나면서 앞으로 35년만 함께 날아가자고 하였으니,
이제 1년이 지났고 아직 34년이 남았으니,
또 너무 조급해 해서도 안되겠지요.
혹 각자 가지고 있는 ‘덤’이 있으면 우리 사랑방에 내놓으시고,
그리고는 친구가 놓고간 ‘덤’을 살짝 가지고 가시면 어떨른지요?
보탬이 될른지요?.
또다시 천천히 날아가 봅시다들.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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