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봉 산장의 오후 3시경은 여전히 붐볐다.
비가 와서 산행객들이 그리 많지 않을 시각인데도 종업원들의 발걸음과 숨소리는 바빴다.
산행의 마지막 백미는 아무래도 그날의 하산식. 하산주가 더 어울릴 거 같은데 나같은 비주류에게는 오늘 하산밥이라고 하자.
집사람과 나누는 하산길의 마지막은 나의 콩국수와 그녀의 해장국. 나는 차가운 것, 그녀는 뜨거운 것 그리고 생맥주 작은 것 하나로 이미 우리의 하산은 넉넉하고도 남았다.
비주류인 우리에게 식사가 오기전 홀짝홀짝 생맥주는 벌써 얼큰해져 비에 잠깐 젖어있던 몸과 마음을 덥히기 충분하였다.
거기에 생맥주 한조끼에 쫄랑쫄랑 따라나온 땅콩은 고소하게 우리의 산행을 정리하여 주었다.
'비오는 날의 산행, 정말 좋다. 언제라도 다시 기회가 오면 무조건 하라. 혼자도 좋지만 집사람과 함께 하면 더 좋다'
앞 테이블의 6쌍+1녀는 마냥 즐겁다. 오공세대 전후의 나이로 보아, 우리 친구들이 생각났지만, 우중의 산행을 할 정도면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또 부럽기도 하였다.
옆 테이블의 젊은 쌍은 생맥주 각각에 동동주 한 항아리를 불어댄다. 나하고는 코드가 다른 막강 주류임에 틀림없다.
나에게도 저런 단란한 젊음이 있었던가. 또 부럽다. 더군다나 젊은 여성께서 담배불을 '후'하고 불어대니 나는 다시 20여년 전 도꾜의 자유를 떠올리며 세월의 빠른 흐름을 아쉬워했다.
80년 어느 봄날, 처음 간 도꾜의 한 커피숍에서 젊은 여성이 거리낌없이 담배를 즐기는데 정말 사랑스럽고 아름다웠었다. 인간의 젊음과 자유란 언제 어디서나 아름다운 것 아니더냐.
청계산 옛골에 오면, 나는 하산식을 시큼한 김치와 막커피가 좋아 '버섯과 묵'에서 한다.
'이수산장'은 번잡하여 사람냄새가 멀어지는 거 같기도 하여 좀처럼 발길을 들이지 않았는데,
오늘은 비를 따라 오다보니 '이수산장'.
많지않은 손님에 사람냄새가 좀 살아났단 것이리라.
막김치가 설컹설컹 맛있고, 선지해장국이 비젖은 마음을 푹 녹여주었고, 콩국수는 땀 흘린 몸을 시원하고 가뿐하게 만들어 주었다.
굴다리 밑의 할머니는 허리가 펴지질 않아도 채소를 팔고싶어 연신 입을 오물락오물락 해대신다.
집사람은 먼저 가신 장모를 생각했는가 얼마 남지않은 상추와 아욱을 많이도 산다.
어디서 왔는지 술 취한 아저씨는 덤을 주고 또 더 준다. 할머니의 아들인가.
집사람은 손에 채소를 들고서 몰려드는 시내버스들 사이에서 엉거주춤, 어찌할 바를 모른다.
갈듯 말듯, 멈칫 또 멈칫.
초등학교 몇 학년쯤 될까.
오늘 옛골은 아직도 시골 냄새와 시골 인심이 물씬 묻어있어 정말 살아있었다.
그래서 나는 청계산하면 옛골이 그냥 더 좋다.
비가 와서 산행객들이 그리 많지 않을 시각인데도 종업원들의 발걸음과 숨소리는 바빴다.
산행의 마지막 백미는 아무래도 그날의 하산식. 하산주가 더 어울릴 거 같은데 나같은 비주류에게는 오늘 하산밥이라고 하자.
집사람과 나누는 하산길의 마지막은 나의 콩국수와 그녀의 해장국. 나는 차가운 것, 그녀는 뜨거운 것 그리고 생맥주 작은 것 하나로 이미 우리의 하산은 넉넉하고도 남았다.
비주류인 우리에게 식사가 오기전 홀짝홀짝 생맥주는 벌써 얼큰해져 비에 잠깐 젖어있던 몸과 마음을 덥히기 충분하였다.
거기에 생맥주 한조끼에 쫄랑쫄랑 따라나온 땅콩은 고소하게 우리의 산행을 정리하여 주었다.
'비오는 날의 산행, 정말 좋다. 언제라도 다시 기회가 오면 무조건 하라. 혼자도 좋지만 집사람과 함께 하면 더 좋다'
앞 테이블의 6쌍+1녀는 마냥 즐겁다. 오공세대 전후의 나이로 보아, 우리 친구들이 생각났지만, 우중의 산행을 할 정도면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또 부럽기도 하였다.
옆 테이블의 젊은 쌍은 생맥주 각각에 동동주 한 항아리를 불어댄다. 나하고는 코드가 다른 막강 주류임에 틀림없다.
나에게도 저런 단란한 젊음이 있었던가. 또 부럽다. 더군다나 젊은 여성께서 담배불을 '후'하고 불어대니 나는 다시 20여년 전 도꾜의 자유를 떠올리며 세월의 빠른 흐름을 아쉬워했다.
80년 어느 봄날, 처음 간 도꾜의 한 커피숍에서 젊은 여성이 거리낌없이 담배를 즐기는데 정말 사랑스럽고 아름다웠었다. 인간의 젊음과 자유란 언제 어디서나 아름다운 것 아니더냐.
청계산 옛골에 오면, 나는 하산식을 시큼한 김치와 막커피가 좋아 '버섯과 묵'에서 한다.
'이수산장'은 번잡하여 사람냄새가 멀어지는 거 같기도 하여 좀처럼 발길을 들이지 않았는데,
오늘은 비를 따라 오다보니 '이수산장'.
많지않은 손님에 사람냄새가 좀 살아났단 것이리라.
막김치가 설컹설컹 맛있고, 선지해장국이 비젖은 마음을 푹 녹여주었고, 콩국수는 땀 흘린 몸을 시원하고 가뿐하게 만들어 주었다.
굴다리 밑의 할머니는 허리가 펴지질 않아도 채소를 팔고싶어 연신 입을 오물락오물락 해대신다.
집사람은 먼저 가신 장모를 생각했는가 얼마 남지않은 상추와 아욱을 많이도 산다.
어디서 왔는지 술 취한 아저씨는 덤을 주고 또 더 준다. 할머니의 아들인가.
집사람은 손에 채소를 들고서 몰려드는 시내버스들 사이에서 엉거주춤, 어찌할 바를 모른다.
갈듯 말듯, 멈칫 또 멈칫.
초등학교 몇 학년쯤 될까.
오늘 옛골은 아직도 시골 냄새와 시골 인심이 물씬 묻어있어 정말 살아있었다.
그래서 나는 청계산하면 옛골이 그냥 더 좋다.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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