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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꽃이 진다고 바람을 탓하랴`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9. 13:55
'꽃이 진다고 바람을 탓하겠느냐.

다만, 한 잎 따서 차 위에 띄워 마시면서 살겠다'



옛 실세 정치인이 최근 구속되면서 밝힌 일단의 '소회'이지만,


그와는 전혀 상관없이,

우리의 인생 하산길에도 띄워놓고 음미하면 어떨까 싶네요.


일상의 번잡함에서 잠시 나오셔요,

옛 고3으로 돌아가도 좋구요,

그냥 '주-욱' 훑으면서 읽어 내려가셔요.


청록파 시인, 조지훈님의 '낙화'입니다.




낙화(落花)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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