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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독서노트 다시읽기; 바다의 기별/김훈

바다의 기별/김훈바다의 기별1.광야를 달리는 말;-불에 타는 듯한, 다급하고도 악착스런 울음이었다.-슬픔도 시간 속에서 풍화되는 것이어서 30년이 지난 무덤가에서 사별과 부재의 슬픔이 슬프지 않고, 슬픔조차도 시간 속에서 바래지는 또 다른 슬픔이 진실로 슬펐고, 먼 슬픔이 다가와 가까운 슬픔의 자리를 차지했던 것인데, 이 풍화의 슬픔은 본래 그러한 것이어서 울수 있는 슬픔이 아니다.-내 아버지는 공회전과 원점회귀를 거듭하는 한국 현대사의 황무지에 맨몸을 갈았다.그는 비명을 지르며 좌충우돌하면서 그 황무지를 건너갔다.건너가지 못하고 그 돌밭에 몸을 갈면서 세상을 떠났다.-신문 연재소설이나 대학 선생자리를 얻으려고 쇠고기 몇 근을 사들고 권력자를 찾아다니는 자들의 가엾은 몰골을 연민했으며, 소인잡배 들끓는 ..

옛독서노트 다시읽기; 이별할때도 예의가 필요하다/김선주

33.이별할때도 예의가 필요하다/김선주-‘고양이야...여기 생선있다...담장넘어 와라!’..어느 여인의 선전포고...해피엔딩/혹 해피앤딩이 아니면 어떠리...마음이 끌리는대로 행동하는 것이 좋다. 마음가는대로 몸이 따라가게하라!!!-사회적.생물학적나이는 현재나이의 70% 수준으로 생각하라. 지금 환갑이면 사회적나이는 42살이니 아직 새로운 것을 시작해도 좋은 나이다. 너무나 적당한 나이다. 두려워하지마라.-유럽축그는 사람이 공을 지배하는데, 남미축구는 사람과 공이 대등하다.그래서 유럽축그는 매력적이라면 남미는 매혹적이다.-남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잘듣는 사람은 세상에 대해 상투적이 되지 않는다...사람에 대한 이해와 연민, 세상살이의 이면과 속살을 들여다볼줄 알기 때문이다.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스..

옛독서노트 다시읽기; 아름다운 흉터/이청준

세월이 흘러 부끄럽기만 하던 나의 흉터들이 거꾸로 아름답고 떳떳한 자랑거리로 변해갔다.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많은 고통과 참음 위에, 힘들게 지탱되어가야 하는 부채인가를 배우게 하였다.가족들의 연속적인 죽음들이 어머니로 하여금 오히려 그 비정스런 삶의 진실을 익히게 하였다. 형은 책의 곳곳에다 그곳을 읽을 때의 느낌을 간단간단히 기록해두거나 때로는 상당한 분량의 독후감 같은 걸 별지에 적어 끼워두고 있었다.형은 죽었지만 살아있었다.아니, 나는 형의 죽음과 부활로 인하여 사람이란 원래가 육신의 죽음만으로 끝나지 않는 또 다른 생명이 있음을 보게 되었다. 베푸는 자의 은밀한 오만심이 맘속에 싹트게 마련이었다.능력이 자라주지 않으니 베풀고자하는 욕망은 제풀에 공연한 부채감으로까지 발전하였다. 우리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