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평원농상(주)에서(창업1996-현재)

‘창업’후 맨처음 걸려온 전화, Huyton의 Mr.Philip, '운명이 바뀌는 전화'였다.

햄릿.데미안.조르바 2019. 5. 2. 17:07

/ ‘창업’후 맨처음 걸려온 전화, Huyton의 Mr.Philip, '운명이 바뀌는 전화'였다.

 

‘창업’하고 나서 첫 국제전화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농.유.공의 참깨국제경쟁입찰이 공고된 바로 직후였다. 보통 입찰공고가 나면, 7일이나 10일 안에 해외공급자.국내대리인을 등록하고 입찰보증금등을 납부하여야 입찰에 참가할 수있다. 그런데, 해태상사가 농.유.공의 새로운 입찰조건, ‘1해외공급자.1원산지.1대리점’ 때문에 Huyton을 해외공급자로 ‘확정’해주지 않으니, 어찌해야 할지? 한국정부의 참깨국제경쟁입찰에 참가하고자 하는데, 기존거래선인 해태상사가 아무런 확인을 해주지 않으니, 안절부절하고 있었던 상황, 급한 일이 생기면 언제나 했던 것처럼, 한국의 해결사 Mr.Park을 찾은 것이었다.)

 

내가 동양글로벌 근무할때, 중국산참깨와 수단산참깨의 농유공입찰분쟁을 중재할 때, 그는 급하게 한국에 들어왔다.

수단산참깨의 한국시장 진출에 최대고비를 맞이하는 중대한 사안이니, 직접 한국시장에 들어왔었고, 그는 나의 동양글로벌 사무실에 찾아왔었다.

(그때는 왜 그가 동양글로벌의 나의 사무실을 찾아왔는지 잘 몰랐지만, ‘창업’하고나서 생각해보니, 그는 참깨시장의 ‘최고수’다웠다. 그때 그는 이미 한국시장의 변화를 읽고, 동양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나의 입장을 탐색하러 온 것이었다. 나또한, 그와 한국의 참깨시장의 미래와 나의 장래구상에 대하여 어설프게나마 ‘큰그림’을 그려주었다...앞서도 이야기했듯이, 중국산참깨와 수단산참깨의 국제입찰분쟁을 내가 중재를 맡으면서, 동양글로벌을 떠날 것을 공표한 마당이라, 나의 향후 ‘큰그림’에 대하여 그의 이해를 구하는 것은 당연한 진행이었다.)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온 그의 첫마디는, 다짜고짜 한국참깨시장의 에이전트가 되주라는 것이었다.

현재 향도상사(해태상사의 자회사)가 그의 한국시장 에이전트인데 어찌된 일인지 물었더니 그는 씩씩거리면서 해태상사의 이본부장이 가타부타 확인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앞에서 말했듯이, 농산물유통공사는 향후 참깨입찰에 ‘1대리인.1공급자.1원산지’ 원칙을 규정하여, 해태상사는 중국산과 수단산참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였다...그런데 해태상사는 중국산참깨의 Wide Source와 수단산참깨의 Huyton을 양손에 놓고 결정을 하지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해태상사는 결국 Wide Source를 선택하게 된다.)

 

나는 그의 한국참깨입찰의 대리점이 되어달라는 부탁을 일언지하에 거절하였다.

우선적으로, 현재 한국대리점인 향도상사를 계속 한국대리점으로 등록시켜달라고 해태상사에 요구하는 것이 제일 좋은길임을 설명해주었다.

그러나 그는 해태상사의 우유부단한 일처리에 불만이 가득하였고, 나로 하여금 한국대리점을 맡아달라고 계속 요구하였다.

그러나, 나는 그의 요구를 처음에는 들어주지 않았다.

나의 회사는 소규모 1인 오파상에 불과하니, 큰 국제참깨입찰에는 해태상사, 대우, 엘지상사등 큰재벌급 대기업을 한국대리점으로 등록시키는 것이 보다 경쟁력있다고 조언해주었다.

(그는 대우나 엘지상사는 조직이 너무 커서 의사결정이 쉽지않을 것이고 특히 그들은 그의 수단참깨시장을 공격할 수 있어서, 그들과의 참깨사업을 함께 할수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더욱더, 현재 가장 좋은 것은 그동안 참깨입찰비즈니스의 노하우를 가장 잘 갖추고있는 해태상사가 제일 좋으니, 해태상사에게 ‘향도상사’를 농유공입찰에 등록시켜달라고 요구하라 하였다.

 

그 다음날도 그는 전화를 걸어와서는 나보러 농유공참깨입찰의 한국대리점을 맡아달라고 사정사정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와의 여러 비즈니스에 걸쳐서 쌓인 친분으로 더 이상 그의 절실한 요구에서 도망갈 수가 없었다.

나는 그에게 한가지 조건을 달았다. 중국산과 수단산 중 어느 것을 농유공입찰에 등록할지 해태상사에 요구하고, 해태상사가 중국산참깨를 선택하면, Huyton은 한국의 어느 회사를 그의 대리점으로 등록.참가해도 해태상사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서면확인을 받아오면 내가 그의 한국대리점을 맡아줄 수 있다 하였다.

(해태상사는 고민 끝에 Wide Source를 중국산참깨 공급자로 등록하였으며, Huyton은 나를 농유공참깨입찰에 대리인으로 지정하였다.)

 

(이 기회에 또 첨언하자면, 그때 해태상사는 Huyton을 수단산참깨공급자/국내대리점은 향도상사로 농유공에 등록할 수 있었다. 내가 해태상사 농산부장시절, 수단산공급자로 Huyton을 농유공입찰에 등록시킬 때, 나는 과인전문수입상인 자회사 향도상사를 대리점으로 등록시켰던 것처럼, 향도상사는 해태상사와는 법적으로 다른 별도법인이므로 농유공의 1원산지/1대리점 원칙에 위배되지 않았다.

그러나, 해태상사의 이본부장이나 실무진들은 농유공 정본부장의 고압적인 위세에 눌려서 현재시장의 강자인 중국산을 택하고, 미래잠재력이 숨어있던 수단산을 버린 꼴이 되었고, 나는 고래싸움 와중에 생각지않은 ‘대어’ 수단산참깨의 Huyton을 손에 피하나 묻히지않고, 손에 물하나 묻히지않고, 이제 ‘창업’된 갓난아이인, 내게 보물이 들어온 것이었다. ‘운명’의 여신은 나에게 표나지않게, 소리 하나 없이, 아무도 모르게, 큰선물을 안겨주었다.)


(얼마후, 홍콩의 Wide Source의 Mr.Wong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가 곧 중국산참깨 공급자를 만들어준다고 하였지않느냐? 왜 더 기다리지않고 Huyton을 참깨공급자로 등록하였느냐? 너는 빅미스테이크를 저지르고 만것이야!' 하면서 내가 그의 한국대리점을 하지않고 수단산참깨 공급자인 Huyton을 농유공 참깨공급자로 등록시킨 것을 '매우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난하는 것이었다.

나는 오히려 그런 그에게 되받아쳤다. 네가 만들어준다는 중국산참깨공급자는 언제 오는 것이냐? 얼마를 더 기다려야만 하느냐? 너라면, 도와달라는 친구를 도와주는 것이 옳은 것이냐? 아니면, 도와달라고 요청해도 아무런 답을 주지않는 옛친구를 계속해서 무작정 기다리고만 있는 것이 잘한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그랬더니 그가 한말이 'You made a big mistake'였다...그의 말과는 정반대로, 나의 결정은 'Big fourtune'을 가져왔다. 누가 예상했겠느냐? 중국산참깨가 지고, 수단산참깨가 떠오를 것이라고...)

세상일이란 것이 때로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 더군다나, 국제상전에서는..오늘의 스타가 내일의 패자가 되고, 오늘 무명인사가 내일 대단한 강자로 등장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 아닌가? 내가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