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이Pai·메홍손MaeHongSon 여행기

빠이의 레몬티와 카푸치노의 맛...그리고 구렛나루가 무성한 어느 Swiss 방송작가

햄릿.데미안.조르바 2019. 1. 30. 11:35

/빠이의 레몬티와 카푸치노의 맛...그리고 구렛나루가 무성한 어느 Swiss 방송작가

 

나는 Riverside 식당에서 점심도 하고 커피도 마셨으면 하였다. 순전히 가능한한 오랫동안 강가주변풍광을 내 눈속으로 들어오게 하기위해서였다.

그러나 우리마님 생각은 그것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음식맛도 별로이니 커피맛도 분명 별로일 것이다.

나는 할수없이 떨어지지않는 발길을 떼서 마님이 가자는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누구는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하였듯, 우리집의 권력은 내손에서 우리마님손으로 넘어간지 꽤 되었다...여권신장이 갈수록 높아지는 세상, 신부가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순간, 권력은 이미 신부친정쪽으로 넘어간다고 하듯이 말이외다.)

 

빠이 오던 날, 생강차를 마시던 한국인들이 생각나서라는데, 그 생강차를 마시러 가는데...가는 날이 장날이라던가...‘오늘 쉽니다’였다. 일요일이라 쉬는지, 아직 밤의 Walking 거리가 열리지않는 시각이니 잠시 쉬고 있는지 모를 일이었으나, 생강차 마실 일은 없게 되었다.

꿩대신 닭인가? 아니 닭대신 꿩인가?

생강차 옆의 허름한 커피숍은 은근하게 우리를 불러댔다.

성큼성큼 들어가신 우리마님은 ‘레몬티’를 시키고 나는 점심후 ‘카푸치노’를 즐기기로 하였다.

생강차가 사라진 자리에, ‘닭대신 꿩’이 나타난 것이었다.

레몬티를 주문했지만, 나오는 꼴이 마치 레모네이드 닮아있어서 급실망하려는 찰나, 맛을 보니 아니 이럴수가..전혀 뜻밖의 특별한 맛이 우러나오더라는 것.

점심식으로 뱃속이 느끼하고 더부룩했었다는 데 레몬티 한잔이 말끔히 뱃속을 씻어내 주었다는 것.

나는 본래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 무심탱이. 그날의 카푸치노도 맛있기만 하였다.

 

무작정 떠나는 여행중의 이삭줍기 또하나;

우리의 옆자리에 코쟁이하양이 신사가 혼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구렛나루 수염이 무성하게 얼굴을 감싸고 있어서 특이하게 눈에 띄었다.

눈짓으로 인사를 나누다가, 서로 커피만 마시고 있자니 조금 무료하고 서먹하기도 해서, 수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어머니는 덴마크, 아버지는 스위스. 올해 35세 총각. 빠이에서 승려들의 일상생활을 다큐로 찍어서 독일의 방송국에 제공하는 방송작가. 내가 작가냐 하였더니 아티스트라 고쳐주었다.

미국의 몬산토를 아느냐해서 미국의 자이언트 화학회사이며 곡물의 종자씨를 변형하는 기술을 이용해서 반자연적.반인류적 일을 하는 ‘나쁜회사’라고 하였더니, 그는 다시 내말을 고쳐주는 것이 아닌가!

‘나쁜’것이 아니라, ‘에네미=인류의 적’이다~~

 

내가 다큐를 찍는다면, 서울에 와서 DMZ의 생태계를 한번 찍어보라했더니, 그런 작업은 자기의 분야가 아니라고...자연현상을 찍으려면, 몇시간 때로는 하루종일 또는 더 오랜시간과 싸워야하는데, 그런 다큐는 할 수 없고, 대신 언젠가는 한국의 스님들에 대한 다큐를 찍고싶다고 하였다.

나의 이메일과 나의 개인블로그(한글로 쓰여있으니 그가 읽어볼 수는 없지만..)가 쓰여있는 나의 명함을 주면서, 서울에 오면 연락하라 하였더니 꼭 한번 다시 만나자고 하였다.

스위스에 오면 또 꼭 연락하라하는데, 명함은 줄 생각을 않고(보통 코쟁이 프리랜서들은 명함이 없고 ‘왓스엎’, 우리식으로 핸폰문자주고받기?를 하는데, 내가 ‘왓스엎’에 등록되지않으니 소통할 수가 없다?), 이메일로 그가 소식을 준다고 하였는데 과연, 나에게 이메일을 보낼까? 십중팔구 꽝일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