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등대.
성인봉까지 800m.
성인봉에 가까이 갈수록, 바다와는 멀어지는 것이고, 하늘과는 더 가까워지는 것.
같은 숲 속이었지만 이제는 햇볕이 들어차 있었고, 안개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쭉쭉빵빵한 나무들의 자신만만함이 보였으며,
햇볕에도 전혀 부끄러워 않고 그 자랑스러운 나신들을 뽐내고 있었다.
이곳은 원시림의 군락지.
너도밤나무, 섬피나무 그리고 우산고로쇠나무들이 우리들에게 원시세계라는 것이 우리의 도회지 생활과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고 있었다.
9시 50분 경.
숙소를 떠난지 2시간 하고도 30여분.
드디어 聖人봉 정상,
해발 984M.
다시 해가 우리를 맞이하였다.
검푸른 나비 한 쌍도 우리를 환영하는 듯 우리들 주위를 왔다 갔다 하였다.
울릉도에만 서식한다는 산나비 또는 제비나비, 몸 한가운데에 샛파란 띠가 둘러있는 '제비 나비'는 우리들의 성인봉 정상 도착을 축하하고 환영하는 것이 분명하였다.
성인봉,
한자를 파자하면 귀와 입 그리고 임금.
듣기는 많이 하고 말은 가능한 적게 하는 임금처럼 하여라, 아닐까?
또는, 듣고 말하는 것이 임금 위에 있다는 것이니, 더 이상 못할 것이 없고 부러울 것이 없게 되었도다,아닐까?
이제 모든 일들을 마음먹은 대로 편안하고 자유롭게 맞이하거라, 아닐까?
성인봉까지 가파른 비탈길을 힘들여 올라왔으니, 세상사 아무리 어려운 일인들 못 이겨낼 일이 어디 있을 것인가, 아닐까?
속세의 일들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이제 남은 세월, 성인들이 해왔듯이 있는 듯 없는 듯, 하는 듯 하지 않는 듯 살아가면 어떨까, 아닐까?
나혼자 아무렇게나 되는 대로 좋을대로 생각해대고 있자니, 내가 정말 어른성인이 되고 성인이 된듯 하였다.
성인봉에서 20m 정도를 더 내려가면 전망대.
울릉도 사방이 보인다는 전망대는 오늘따라 시야가 안개 속에 갇혀 버렸다.
날씨가 좋을 때는 92Km 멀리 독도까지도 볼 수 있다는데,
오늘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늘의 전망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무망대가 되었다.
마음이 좋은 사람 눈에는 보이고, 마음이 나쁜 사람눈에는 독도가 보이지 않는다는데, 오늘 안개가 끼어 내가 욕심덩어리이고 마음이 시꺼먼 사람임을 들키지 않게 되어 천만 다행이었다.
마음이 나쁜 사람은 맑은 날에 성인봉을 오르지 말지어다.
건너편에 보이는 산봉우리 하나가 보일 듯 말 듯,
무슨 손짓을 하는가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곳이 안개 속인지 구름 속인지 바다 속인지 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눈으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들어오지 않았지만,
가슴속으로는 뿌듯한 충만감이, 끝모를 자유로움이 가득 차서 들어앉았다.
제비나비는 언제 왔는지 허허로이 한가롭게 자유롭게 우리들 주위를 선회하고 있었다.
무엇을 말하려 하는 것일까.
이제 천천히 하산하심이 如何, 아닐까?
내려갈 때는 올라올 때보다 더 조심스럽게 더 천천히 해야함을 당근 알갔지,아닐까?
성인봉에서 그냥 오른쪽으로 떨어져 달리면 나리 盆地,
원시림도 만나면서 화산구의 나리분지를 만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리분지까지 4.5Km를 뛰어달려 내려간다해도 1시 30분까지 도동항 여객선 터미널, 오후 3시발 묵호행 한겨레호에 맞추기는 무리,
시간이 우리들의 발목을 잡아버리다니, 아쉽고 또 아쉬웠다.
다음 언제, 꼭, 다시 성인봉에 오르고 나서 나리분지로 내려가리라.
하늘 아래,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 하였지만,
나리분지 가는 길의 원시림은 아직 Virgin Forest라 하지 않던가?
바람등대에서 만난 모 대학 회화과 여학생들이 부럽고 또 부러웠다.
나리분지를 지나 천부리까지 간다 하니, 그들의 젊음도 자유도 밝고 티 하나 없음도 모두가 부럽기만 하였다.
아, 그 옛날이여.
아, 그 젊음이여.
도동항 방향,대원사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안평전에서 성인봉으로 올라가는 길하고는 많이 달랐다.
지그재그 길이 하나도 없었다. 산비탈을 내려가는 것이야 오를 때와 마찬가지로 경사가 있을 터이지만, 그냥 산허리를 휘감으면서 돌아 내려가는 지, 크게 가파르지 않으면서 심리적으로도 훨씬 편하였다.
다만 가끔 산비탈을 내려다보면 깍아내리듯 달려내려가는 기세가 숨이 막힐듯 아찔아찔하게 급격하였다.
그러나 산길은 맨발로 내려가도 좋을 만큼 촉촉하고 포근하였다.
너도밤나무, 우산고로쇠 나무 그리고 섬피나무들이 여전히 우리들을 맞이하고 있었으며,
뻐꾸기와 매미까지 소리내어 우리들을 환영하고 있었다.
또 그 짙푸른 바탕 위 뚜렷한 중심선이 있는 산제비가 또 나타났다.
(곤충채집을 하는 어느 대학생의 설명으로 그가 울릉도에만 서식하는 '제비나비'임을 알았다)
나는 그와 친구하자고 말하였다.
작은 등대 11시 45분경.
약차를 파는 노부부는 한가로웠다.
이 세상 부귀영화가 무엇인지, 잘나고 못난 것이 무엇인지, 그들은 모른다고 하였다.
내려오는 끝자락에서 산행객들이 차 한잔 마시면서 잠시 쉬었다가, 산행의 끝을 잘 마무리할 시간을 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마냥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들은 칡, 당귀, 천궁, 마가목, 복분자, 박하 그리고 감초가 들어간 ‘약차’와 함께
성인봉 정기를 몽땅 들이마셨다.
약초를 마시고 털렁딸랑 투벅뚜박 조금 더 내려가니,황소 두 마리가 알 듯 모를 듯한 눈망울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가장 아름다운 것은, 인간이 걸어가는 속도에서 사물을 보았을 때만 보인다.
우리들의 속도를 자연의 속도에 맞추었을 때 사물이 아름답게 제대로 보이며, 또한 소위 스트레스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본래 직립 보행하는 것으로 태어났는데 어찌하여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자연의 속도를 무시하면서, 자연의 건강을 인간의 건강을 헤치고 있는 것인가?
오늘날 인간들은 자연을 버리고 기계 속에 홀랑 빠져서 인간 본래의 능력과 존재 의미를 잃어버리고 있지 않은가?''
하산길이 이제 끝이 나는지 가까이 멀리 자동차의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울릉도에서는 식당마다 그 밥맛이 모두 다르다 하였다.
쌀이 자급자족되지 않으므로 육지에서 들여다 먹는데, 들어오는 날의 파도 높이에 따라 쌀이 스트레스를 받아 쌀 본래의 특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라 하였다.
자연의 속도를 버리고 기계의 속도에 따라 맞추었을 때 자연과 인간은 점점 멀어지고 인간은 힘든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아닌가?
산길, 흙길이 끝나가는 마지막 즈음에 솔잎이 흐드러지게 떨어져 있었다.
동백나무는 이제는 꽃이 없지만 잎새만큼은 반짝반짝, 자신만만하게 그 짙푸르름을 자랑하고 있었다.
소나무를 휘감고 꼼짝 못하게 하는 수국등나무, 그는 소나무를 휘감고 사는 것이 살아가는 방법일 뿐, 너무 비난하지 말라고 하였다.
저 건너편 비탈 밭에서는 푸른 밭작물이 한창 쏟아지고 있었다.
인간들의 욕심은 비탈을 그냥 비탈로만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자연을 인간 속으로 불러들이는 사랑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
레미콘이나 굴삭기와는 질적으로 다른.
흙길이 끝이 나니, 이제 아스팔트길이 다시 괴물처럼 나타나서 우리들을 압박 또 압박하였다.
비탈이 어찌 가파른지 제대로 걸어 내려가기가 쉽지 않았다.
지그재그 발놀림을 하며 대원사까지 내려가는 30여 분은 우리들에게 놓여진 마지막 인내심 시험이었다.
인간과 자연을 접속하는 길이 아스팔트 외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인가?
황소 두 마리가 눈을 끔벅끔벅 거리면서 무슨 말을 하고자 하였는지 이제는 알았느냐,
우리들에게 묻는 듯 하였다.
인간이 만든 기계를 우리들의 자연 속에 알맞게 집어넣어 우리들 인간의 마음에 맞추어서 활용하면 될 것, 아닌가?
인간의 속도로 살아간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입니까?
우리들은 그들에게 되물었다.
2박 3일의 울릉도 번개여행 일정이 이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뱀발; 갑작스럽게 짧은 여행을 하다보니,도시 생활에서는 느끼지 못하였던 것들이 있어서,
일상에 파묻혀 지내는 친구들에게 혹 '그래 나도 언제 한번 해보아야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단초가 되었으면, 하여서 글을 시작하였는데.........
그러나 글이 너무 길고 지루하지 않았을지...
자료실 기본앨범의 사진 78번과 80번의 '산안개'를 꼭 만나보셔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인봉까지 800m.
성인봉에 가까이 갈수록, 바다와는 멀어지는 것이고, 하늘과는 더 가까워지는 것.
같은 숲 속이었지만 이제는 햇볕이 들어차 있었고, 안개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쭉쭉빵빵한 나무들의 자신만만함이 보였으며,
햇볕에도 전혀 부끄러워 않고 그 자랑스러운 나신들을 뽐내고 있었다.
이곳은 원시림의 군락지.
너도밤나무, 섬피나무 그리고 우산고로쇠나무들이 우리들에게 원시세계라는 것이 우리의 도회지 생활과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고 있었다.
9시 50분 경.
숙소를 떠난지 2시간 하고도 30여분.
드디어 聖人봉 정상,
해발 984M.
다시 해가 우리를 맞이하였다.
검푸른 나비 한 쌍도 우리를 환영하는 듯 우리들 주위를 왔다 갔다 하였다.
울릉도에만 서식한다는 산나비 또는 제비나비, 몸 한가운데에 샛파란 띠가 둘러있는 '제비 나비'는 우리들의 성인봉 정상 도착을 축하하고 환영하는 것이 분명하였다.
성인봉,
한자를 파자하면 귀와 입 그리고 임금.
듣기는 많이 하고 말은 가능한 적게 하는 임금처럼 하여라, 아닐까?
또는, 듣고 말하는 것이 임금 위에 있다는 것이니, 더 이상 못할 것이 없고 부러울 것이 없게 되었도다,아닐까?
이제 모든 일들을 마음먹은 대로 편안하고 자유롭게 맞이하거라, 아닐까?
성인봉까지 가파른 비탈길을 힘들여 올라왔으니, 세상사 아무리 어려운 일인들 못 이겨낼 일이 어디 있을 것인가, 아닐까?
속세의 일들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이제 남은 세월, 성인들이 해왔듯이 있는 듯 없는 듯, 하는 듯 하지 않는 듯 살아가면 어떨까, 아닐까?
나혼자 아무렇게나 되는 대로 좋을대로 생각해대고 있자니, 내가 정말 어른성인이 되고 성인이 된듯 하였다.
성인봉에서 20m 정도를 더 내려가면 전망대.
울릉도 사방이 보인다는 전망대는 오늘따라 시야가 안개 속에 갇혀 버렸다.
날씨가 좋을 때는 92Km 멀리 독도까지도 볼 수 있다는데,
오늘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늘의 전망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무망대가 되었다.
마음이 좋은 사람 눈에는 보이고, 마음이 나쁜 사람눈에는 독도가 보이지 않는다는데, 오늘 안개가 끼어 내가 욕심덩어리이고 마음이 시꺼먼 사람임을 들키지 않게 되어 천만 다행이었다.
마음이 나쁜 사람은 맑은 날에 성인봉을 오르지 말지어다.
건너편에 보이는 산봉우리 하나가 보일 듯 말 듯,
무슨 손짓을 하는가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곳이 안개 속인지 구름 속인지 바다 속인지 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눈으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들어오지 않았지만,
가슴속으로는 뿌듯한 충만감이, 끝모를 자유로움이 가득 차서 들어앉았다.
제비나비는 언제 왔는지 허허로이 한가롭게 자유롭게 우리들 주위를 선회하고 있었다.
무엇을 말하려 하는 것일까.
이제 천천히 하산하심이 如何, 아닐까?
내려갈 때는 올라올 때보다 더 조심스럽게 더 천천히 해야함을 당근 알갔지,아닐까?
성인봉에서 그냥 오른쪽으로 떨어져 달리면 나리 盆地,
원시림도 만나면서 화산구의 나리분지를 만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리분지까지 4.5Km를 뛰어달려 내려간다해도 1시 30분까지 도동항 여객선 터미널, 오후 3시발 묵호행 한겨레호에 맞추기는 무리,
시간이 우리들의 발목을 잡아버리다니, 아쉽고 또 아쉬웠다.
다음 언제, 꼭, 다시 성인봉에 오르고 나서 나리분지로 내려가리라.
하늘 아래,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 하였지만,
나리분지 가는 길의 원시림은 아직 Virgin Forest라 하지 않던가?
바람등대에서 만난 모 대학 회화과 여학생들이 부럽고 또 부러웠다.
나리분지를 지나 천부리까지 간다 하니, 그들의 젊음도 자유도 밝고 티 하나 없음도 모두가 부럽기만 하였다.
아, 그 옛날이여.
아, 그 젊음이여.
도동항 방향,대원사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안평전에서 성인봉으로 올라가는 길하고는 많이 달랐다.
지그재그 길이 하나도 없었다. 산비탈을 내려가는 것이야 오를 때와 마찬가지로 경사가 있을 터이지만, 그냥 산허리를 휘감으면서 돌아 내려가는 지, 크게 가파르지 않으면서 심리적으로도 훨씬 편하였다.
다만 가끔 산비탈을 내려다보면 깍아내리듯 달려내려가는 기세가 숨이 막힐듯 아찔아찔하게 급격하였다.
그러나 산길은 맨발로 내려가도 좋을 만큼 촉촉하고 포근하였다.
너도밤나무, 우산고로쇠 나무 그리고 섬피나무들이 여전히 우리들을 맞이하고 있었으며,
뻐꾸기와 매미까지 소리내어 우리들을 환영하고 있었다.
또 그 짙푸른 바탕 위 뚜렷한 중심선이 있는 산제비가 또 나타났다.
(곤충채집을 하는 어느 대학생의 설명으로 그가 울릉도에만 서식하는 '제비나비'임을 알았다)
나는 그와 친구하자고 말하였다.
작은 등대 11시 45분경.
약차를 파는 노부부는 한가로웠다.
이 세상 부귀영화가 무엇인지, 잘나고 못난 것이 무엇인지, 그들은 모른다고 하였다.
내려오는 끝자락에서 산행객들이 차 한잔 마시면서 잠시 쉬었다가, 산행의 끝을 잘 마무리할 시간을 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마냥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들은 칡, 당귀, 천궁, 마가목, 복분자, 박하 그리고 감초가 들어간 ‘약차’와 함께
성인봉 정기를 몽땅 들이마셨다.
약초를 마시고 털렁딸랑 투벅뚜박 조금 더 내려가니,황소 두 마리가 알 듯 모를 듯한 눈망울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가장 아름다운 것은, 인간이 걸어가는 속도에서 사물을 보았을 때만 보인다.
우리들의 속도를 자연의 속도에 맞추었을 때 사물이 아름답게 제대로 보이며, 또한 소위 스트레스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본래 직립 보행하는 것으로 태어났는데 어찌하여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자연의 속도를 무시하면서, 자연의 건강을 인간의 건강을 헤치고 있는 것인가?
오늘날 인간들은 자연을 버리고 기계 속에 홀랑 빠져서 인간 본래의 능력과 존재 의미를 잃어버리고 있지 않은가?''
하산길이 이제 끝이 나는지 가까이 멀리 자동차의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울릉도에서는 식당마다 그 밥맛이 모두 다르다 하였다.
쌀이 자급자족되지 않으므로 육지에서 들여다 먹는데, 들어오는 날의 파도 높이에 따라 쌀이 스트레스를 받아 쌀 본래의 특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라 하였다.
자연의 속도를 버리고 기계의 속도에 따라 맞추었을 때 자연과 인간은 점점 멀어지고 인간은 힘든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아닌가?
산길, 흙길이 끝나가는 마지막 즈음에 솔잎이 흐드러지게 떨어져 있었다.
동백나무는 이제는 꽃이 없지만 잎새만큼은 반짝반짝, 자신만만하게 그 짙푸르름을 자랑하고 있었다.
소나무를 휘감고 꼼짝 못하게 하는 수국등나무, 그는 소나무를 휘감고 사는 것이 살아가는 방법일 뿐, 너무 비난하지 말라고 하였다.
저 건너편 비탈 밭에서는 푸른 밭작물이 한창 쏟아지고 있었다.
인간들의 욕심은 비탈을 그냥 비탈로만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자연을 인간 속으로 불러들이는 사랑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
레미콘이나 굴삭기와는 질적으로 다른.
흙길이 끝이 나니, 이제 아스팔트길이 다시 괴물처럼 나타나서 우리들을 압박 또 압박하였다.
비탈이 어찌 가파른지 제대로 걸어 내려가기가 쉽지 않았다.
지그재그 발놀림을 하며 대원사까지 내려가는 30여 분은 우리들에게 놓여진 마지막 인내심 시험이었다.
인간과 자연을 접속하는 길이 아스팔트 외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인가?
황소 두 마리가 눈을 끔벅끔벅 거리면서 무슨 말을 하고자 하였는지 이제는 알았느냐,
우리들에게 묻는 듯 하였다.
인간이 만든 기계를 우리들의 자연 속에 알맞게 집어넣어 우리들 인간의 마음에 맞추어서 활용하면 될 것, 아닌가?
인간의 속도로 살아간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입니까?
우리들은 그들에게 되물었다.
2박 3일의 울릉도 번개여행 일정이 이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뱀발; 갑작스럽게 짧은 여행을 하다보니,도시 생활에서는 느끼지 못하였던 것들이 있어서,
일상에 파묻혀 지내는 친구들에게 혹 '그래 나도 언제 한번 해보아야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단초가 되었으면, 하여서 글을 시작하였는데.........
그러나 글이 너무 길고 지루하지 않았을지...
자료실 기본앨범의 사진 78번과 80번의 '산안개'를 꼭 만나보셔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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