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한번더(골프스윙교정기)

10.31.목.지리산화엄사계곡길-성삼재; 그동안을 정리하고 넘어가보자.

햄릿.데미안.조르바 2013. 11. 21. 16:17

10.31.목. 지리산 화엄사계곡-노고단입구-성삼재

새벽3시에 잠이 깼다. 좀처럼 다시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어릴적 소풍가는날도 아니고, 초년병골프배울적 새벽골프나가는 것도 아닌데, 잠을 설치고 다시 이룰수가 없다니...

잠이 오지않는다면, 소극적으로 잠을 청해봤자 소득이 없을 것이니, 역으로 적극적으로 나가보자?

아침첫차가 06;30분에 있다하니, 8시차를 바꾸어 그 첫차로 출발하면 더 좋지않을까? 일찍 시작하는 것이니, 등산시간도 넉넉해지고 여유있게 다음 일정을 맞이할 수가 있지않겠는가? 꿩먹고 알먹고식의 횡재도 나오지 않을까?

마음이 정해졌으면, 곧바로 실행하는 것이 환갑나이넘은이의 해야할 수칙.

일찍 배달되온 아침신문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아침라면을 끓여먹으면 좋겠다싶었다.

아침식사를 간단히 일찍 라면을 먹고..쉬엄쉬엄 서초골목길을 걸어 남부터미널에 가니, 알맞은 시간 6시가 되었다.

창구로 가서, 8시차를 첫차6시30분으로 바꾸고자한다 하엿더니, 8시표를 취소/카드취소하고, 새로이 첫차표를 발권/카드결제해주었다.

얼마를 달렸을까? 차창밖으로는 전형적인 늦가을풍경이 펼쳐지고, 새록새록 옛일들이 떠오르는데, 가을은 가을이요, 좋은시절이었다. 모처럼 시간을 내어 이른아침 지리산행을 하게되니 몸과 마음이 한결 간결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동안 욕심껏 벌려왔던 일들을 하나하나 정리해보고, 새로이 또 무슨일들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을 다져보고 정리해두자.

그러는 사이로, 나도 모르게 잠속으로빠져들었고, 도중 휴게소를 들려가니 필요한 일들을 볼수있도록 하라는 차내방송을 잠속에서 듣고도 그대로 잠속에서 빠져있었다.

얼마큼을 더 갔을까? 깨어보니, 곧 구례가 가까웠음을 알려주었다.

구례도착;9시40분?

화엄사행 버스표를 물어보니, 10시 출발, 1200원...화엄사까지는 10-15분, 성삼재까지는 30-40분/4500원, 매 30분-60분마다.

지리산화엄사탐방안내소를 찾았더니, 안내원은 의외로 필리핀출신 여성. 우리말을 곧잘 하지만 발음이 달라서 물어봤더니, 10년전 결혼이민 올해 40살. 세상은 소리없이 변하고 있었다.

노고단까지 소요시간을 물으니 대략 4시간여....9키로여를 4시간이라니, 과소계산하지않았니 싶었지만, 지금이 10시 조금 넘었으니...왕복8시간이면...오후 6시쯤 화엄사에 다시 내려올 수 있다? 그러면 서울막차 오후7시45분 구례발버스를 타기에 문제는 없다?

등산 처음에는, 특히 가파른 산길을 가는데는, 서둘러 빨리빨리 걸으면 큰일이 난다! 무조건, 천천히 또 천천히 걸어라. 세월아 네월아 하며 걸어라.

오월이까지 부르면서 화엄사매표소에 닿았다. 무슨 큰벼슬이라도 하는것처럼, 당당하고 무엄하게 길을 막아선다. 3500원 내시오! 10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연기암가는 길을 물어, 터벅터벅 걸으니, 화엄사 일주문이 나오고, 곧 화엄사입구.

화엄사경내는 내려올 때, 시간을 보아가며 인사를 하자 하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다.

연기암가는 길은 또다른 숨겨논, 신의 길? 자연적인 돌들인지 알맞게 정리한 돌들인지는 모르나, 굵직한 돌길=아름다운 길, 어디 선계로 통하는 길 같았다.

그길은 양옆에 왕대들이 열병하듯 귀한 손님을 정중하게 맞이하는 듯 하였다. 고지가 높지않아서인지, 커봐야 무릎에 닿을까말까하는 지리산정상부근의 산죽하고는 차원이 다르게 크게 하늘로 뻗어있었다. 왕대들이 양옆에서 호위하듯 늘어서있으니, 내가 벌써 개선장군이 되어있었다. 이런 호사라니...

연기암까지가 2키로여.

연기암이 끝나고부터는 가파름이 조금씩 더해지고있었다.

얼마가지않아서부터, 국수등부터는 가파름이 더 심해졌다.

(화엄사----3.5....국수등----3.5-----무넹기)

집선재

코재; 코가 땅에 닿을정도로 오르막 가파름이 심한 것을 빗대어 지은 이름. 무넹기를 앞두고 오르막가파름이 무척 심했다. 한걸음 한걸음을 하나씩 헤아리면서 걸어올라갔다.

무넹기; 물을 넘기다...본래는 노고단의 물이 뱀삿골 달궁쪽으로 흘러 진주남강으로 가게 되어있었는데, 화엄사쪽에 가뭄이 들어..노고단의 물 일부를 화엄사쪽으로 넘기게 하였다는데서 나온 이름.

성삼재 도착; 2시30분/2시40분 버스

구례;3시10분도착, 점심 순두부/3시45분 버스...서울도착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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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조금 정리된 마음은;

1.골프연습은 지금대로 하되, 더 시간을 내서 하지는 않고, 부족한 부분읆 계속 보완하면서 ‘싱글’을 목표한다.

2.그동안 중단했던, 기타연습을 다시 시작한다....1주일에 2번?

3.몸과 마음의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서, 에어로빅이나 가벼운 춤을 배운다.

4.책읽기는, 지금처럼 년100권을 목표로 하되, 너무 강박감을 갖지않기로 한다. 주제는 특별히 정하지는 않되, 너무 무거운 주제가 아닌 가벼운 주제를 잡는 것을 마다하지않는다.

5.남의 일에 깊이 들어가지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6.나와 생각이 다른 것을 굳이 이해시키려고 하지않는다.

7.남을 가르치려 하지않는다.

8.잘못하지않았는데, 굳이 미안해하지않기로 한다. 때로는, 뻔뻔할 정도로 끝까지 버티기로 한다.

9.일어나지않는 일에 대해서, 미리 왈가왈부하거나 미리 걱정하지않기로 한다.

10.이미 일어나버린 일에 대해서는, 그 잘못을 따지지않기로 한다. 더 이상 불필요한 걱정을 하지않기로 한다.

11.탐.진.치=3독에 빠지지않도록 유의.유의하면서 행동한다...과욕을 부리지않는다/화내지않는다/어리석지않도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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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때가 되면 꼭 무슨일을 해야하는 것.

그일을 하지않고 있으니 마치 해야할 숙제를 하지않은채 그대로 있는 것처럼, 어딘가 훵하니 뚫려있는 것 같고, 마음속 어디에 무엇이 막혔을지 답답하기만 하였다.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보냈다.

10월이 가기전에 해치워야지 더 늦으면 안돼안돼 되뇌이고 있었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서, 그동안 했던 일들을 정리해보자!는 것일 터인데, 좀처럼 얼을 내지 못했던 것.

그것은 병!

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무슨병일까?

숙제병?

모범병?

학교를 잘못 다닌 죄로, 알게 모르게 몸에 배어있는 몹쓸병이었다.

지리산!

그것도 ‘화엄사’

며칠전부터 ‘화엄사’가 자꾸 눈에 밟혀왔다.

특별할 것도 없는데 왜 자꾸 화엄사가 생각되는가?

10월의 어느 멋진날=10월의 마지막 날!

10월 마지막날에 지리산 화엄사계곡길을 가자! 가봐서, 내친김에 성삼재까지 오르자.

지난번 지리산종주때 성삼재부터 시작하였느니, 그때 못채웠던, 화엄사-성삼재길을 마저 채우면, 지리산종주 완결편도 되는 것 아닌가?

마음이 동하면, 하늘아래 첫동네라는 심원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하늘의 별을 보고, 하늘의 별을 따봐도 좋을 것 아닌가? 하였다.

이렇게해서, 10월31일 아침 첫차로, 지리산 화엄사계곡을 찾았고,...배가 고프다는 것을 핑계삼아서 귀경길에 들었다....집을 떠나올때는 훌훌 털고 자유인으로 떠나왓지만, 하룻밤도 넘기도못하고 다시 집을 찾아들어오는 또다른 ‘몹쓸병’ 때문에, 심원마을의 밤하늘 구경기회를 갖지않고, 하늘의 별따는 기회를 갖지못하고 바로 성삼재에서 구례행버스를 타고, 서울행버스에 몸을 싣고 말았다.

이번 여행은 즐거움반아쉬움반. 반반이 섞인 내마음미완성맞춤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