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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Re:잘 사는 것 그리고 잘 죽는 것이란?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19. 22:56
예상하지못한 찻값이고 자리값이었지만 그래도 찾아지고 얻어낸 가치들을 셈해보면 훨훨 남는 장사 아니었던가!

홍식제평정환을 광주로나주로 창원으로 그리고 찬규상숙을 서울어디어디로 보내고....
예쁜여학생 넷 정희명숙영애영희와 함께 다시 구름다리로
누가 언제 또다시 이런 호사를 누릴 것인가
어스름하게 늦은밤 도시의 네온불빛아래 미녀들과 구름다리를 건넌다는 것이
어디 현세에 다시 있을 법한가?
밤을 도와 광주를 가는 것을 포기한 것은 천만번 잘한일이었다.
하나였어야한다꼬? 넷은 아무짝에도 쓸수없다꼬?
꼭 그럴까유?

죽은자는 말없이 산자들을 만나게 하고 좋은일을 만들어준다하더니 그날도 어김없었다.
이런 호사를 주신 수남어머님을 마지막으로 다시 뵙고
빨리 떠나주는 것이 수남을 도와주는 일이라 하여 터벅터벅 아무도없는 집으로 갓!
그리고는..........
어제 아침 일찍............
고속버스로...........
광주로 또 나주로.......
불이야불이야 달려가보았더니
불과 한달 사이에 사람이 저렇게 달라질 수 있는가!
홀짝해지고 앙상해지고 허수룩해져버리신 울 엄니.
누군가 늙은 어머니를 모처럼 업어보앗더니 너무 가벼워서
눈시울 감추느라 어찌하지 못하였다하더니
이제사 이해가 딱이었다.
'누구?'/...........
'누구냐니께?/.........
'누가 왔는지 몰라?/...........
간병인이 아무리 채근을 해도 묵묵부답이시더니
'동희.......우리 싯째'
기억이 돌아오신 것인가?
....................
...................
...................
'집에 가자'
'집에 가자'
하시면서 울먹이시다가 다시 먼산 쳐다보듯 하신다.
가장 좋아하는 셋째아들이 온 것을 아시는지.....
셋째아들만 있으면 이세상천지는 모두 당신 것이었는데........
너무나 강하기만하여 주변사람들을 항상 꼼짝못하게 또 어렵게만 하시더니
오늘은 아무도 오지않으니 편안하신가
머지않아 한많은 세상 떠나가니 시원하실까
생성소멸
태어나 자라고 또 쓰이고 사라지는 것이니
우주만물의 법칙이려니
셈하고 계시는 것일까
아무리 그렇다손해도
남의 손에 어머니를 맡겨두고 떠나와야하는 셋째아들은 불효막심이었고
올라오는 고속찻길은 터벅터벅 어둡기만하였다.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이 원망스러울 뿐 그렇다고 어찌할 도리가 있을까!

어제는 아들도 잘 알아보지 못하는 어머니를 보고도 그저 막막하기만 할뿐 할 일이 없더니
오늘 아까는 어려웠던 옛날들이 어머니와 함께 돌아봐지면서
순간적으로 마음이 울컥거려 감추느라 애를 먹었다니 아니 차라리 목놓아 터뜨려버릴 것을.
지금은 만물을 소생시킬 봄비가 추적추적내리는구나
누굴 데려가고 누굴 데려오는 만물유전의 하나일 것
오늘은 내좋아하는 봄비도 자연현상이려니하니 여느때처럼 좋지만은 않다네.
아무리 살랑살랑 내려도 마음은 더없이 칙칙하게 꿀꿀거리는도다.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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