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2008.9.11.목.
저녁식사; ‘무주향’에서.
무엇을 먹을까?
여행지에서는 모든 것이 맛있게 보이고 또 맛있다.
이것도 먹고 싶고 또 저것도 먹고싶은데 채울 배는 한정되어있으니
우선은 눈으로 먹고싶은 음식이름부르면서 눈의 허기부터 먼저 채운다.
울마님께서는 무엇보다도 꼭 ‘더덕동동주’ 그리고 더덕구이정식이 먹고싶다하시고...
나는 오늘따라 더덕고추장범벅삼겹살이 너무 먹고싶은데...
아직 소박소박티가 덜빠진 듯 보이는 연변아줌니는 정식이나 삼겹살은 1인분씩은 아니되며 또 동동주도 반사발은 아니된다하고.....
이 급박한 우리의 민생고문제를 어찌 풀어야한달 말인가?
이럴때 또 용감하기는 나 따를자 없을 것이다.
‘아줌니!예쁜아줌니! 이리저리 요리저리 해달라하는 웃기는 별손님있다고 주인아저씨께 알려드리삼!’
내약발이 먹혔는지 조금 있다가
동동주 반사발이 먼저 나오고는...
얼마나 지났을까
더덕구이정식과 고추장삼겹살이 1인분씩 사뿐히 나오셨는데...
문제는 쌈장에 딸려나온 고추때문이었다.
보기에도 풋고추는 왕성하고 튼실했다.
어찌나 우렁차보이던지 덩치만 덩그렇게 크기만한 여느 하우스고추가 아니었다.
한잔의 동동주에도 얼굴이 붉으레해진 나에게 그럴듯한 고추놈이 말하는 것이었다.
‘내몸둥아리 이리저리 뽀개서 햇마늘과 함께 상추에 깻잎에 고추장삼겹살을 싸먹으면 맛이 그만이랑께! 해봐! 한번 해봐! 해!해!해!’
나;‘그야 그렇고말고 그렇게하면 고추맛도 더 좋고 삽겹살쌈맛이 그만이지 그만!’
통통한 놈중에서 그래도 덜 매울거같은 놈을 골라서는 엄지검지손가락으로 우직거려 뽀개고 부셔서 토막내어 쌈을 하여 먹었는데...
맛이 그만이었다. 입속이 얼얼하고 환하여 지는 것이 꿀맛이었다.
톡쏘며 입속으로 쳐들어와 얼큰하게 목젖을 타고 넘어가는 것이 별미였다.
반사발의 동동주
더덕구이 그리고 고추장삼겹살
풋고추쌈
어렵게 그러나 대단하게 무주에 와서는 정말 화끈한 첫 저녁식사였다.
산해진미 진수성찬보다 더 좋은 저녁! 그것이 바로 ‘무주향’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저녁이 끝나고 화장실에 가서 일을 보고 나오는데....
거기가 싸르르해지는 것이 아닌가!
내고추머리동네가 불이나는 듯 요란법석을 떨기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앗불4! 그것이 그렇게 되었구나.
고추뽀갠 손으로 내고추를 들어 일을 하였으니 내손에 묻어있던 화끈한 불씨가 내고추머리동네로 옮겨져 불이난 것이라....
무주의 시골풋고추맛을 서울헛푼이고추녀석이 그맛을 톡톡히 보게된 것이었다.
나;‘하29야, 죽겠네 죽겟어! 이넘의 고추땜에...고추가 막 화끈거리고 맴맴거리네...’
울마님; 무슨 꼬추가 뭣이 으쩐다고? 어느 고추가? 고추가 화났다구라?’‘그라문 빨리집에 가서 풀어야쓰것네뭐. 꼬추가 화나면 탱탱해지고 땡땡한 것은 싸고 풀어야제응! 어서가제!어서가!호호호홋’
나는 멋대가리하나도 없는 아들만 둘이 있다. 마이너스만점짜리집 가장.
남의 집처럼 예쁘고 사근사근한 딸하나 얻는 것이 내놓고 떠들지않았을 뿐 평생소원 아닌가.
아들놈만 둔 늙은이는 그아들들이 서로 다투고 미루다가 노인네 길에서 죽게 만든다는데 그 노상객사할 처지는 막아야하지 않은가.
오늘밤 잘하면 그 소원을 이룰것이라.
예쁜딸은 멀지 않아 곧 만들어질 것이니 그이름을 미리 ‘박무주’라 지었다는 것이나니.......!
기대하시라! 카밍배리쑨개봉박두!
(내블로그; 덕유산행기, 2008.9.23에서)
덧; 앞글 '무작정 떠나기연습'(덕유산행기)에서, '반디랜드'가 아닌 '반디마을' 등, 자유여행을 더끌어오면 더 좋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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