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평원농상(주)에서(창업1996-현재)

카르툼 공항에서 ‘불의의 쎈타’를 당하다, ‘You may take it all'

햄릿.데미안.조르바 2019. 5. 21. 13:31

/ 카르툼 공항에서 ‘불의의 쎈타’를 당하다, ‘You may take it all'

 

나는 ‘합격서’를 받아들고, 서울행비행기가 좀처럼 오지않는 상황에서, 힐튼호텔에서만 답답하게 지내는 그들 농유공 직원들을 위하여, 간단한 쇼핑을 도와준다는 뜻으로 금일봉을 주었다.(수단에서는 공공환율과 암시장환율이 수십배차이가 나므로, 절대로 쇼핑상가에서는 바로 달러를 사용하면 절대로 안된다는 단서를 뿥여서 그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주었다. 그런데 이것이 화근이 될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수단 입국할 때, 외화신고를 하고 출국할 때 그 금액만큼 소지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부족한 금액은 수단정부가 지정하는 은행의 환전확인서가 있어야한다.)

 

서울행비행기가 잡히고, 마침내 카르툼 공항에서 출국절차를 밟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내가 준 미화에 대한 환전확인서를 달라고 하였다. 환전을 하지않았다면 남은 그돈을 잠시 나에게 다시 돌려달라고 하였더니, 그들은 아무렇지않게 모두 쇼핑하는데 모두 사용하였다고 말하지않은가?

내가 수단입국때 신고한 미화금액이 그만큼 부족하게 된 것이었다. 이미 우리는 공항에 와있었으므로 어찌 달리 할 길이 없었다. 호텔에서 부족한 달라를 알았다면, Huyton 지사장에게 말해 보충할 수도 있었으련만 우리는 이미 공항에 있으니 달리 길이 없었다.

공항세관직원의 처분을 기다릴 수밖에...

어디서 왔는지, 공항세관직원들이 나를 둘러싸고는 다짜고짜 나의 양팔을 붙잡고 으슥한곳으로 끌고가는 것이 아닌가? 소위 쎈타를 당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머리가 싸늘해지고 머리뒷끝이 쭈뼜해졌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수단의 군부가 장악하고있어서, 공항등에서 군인들의 경계는 매우 삼엄하였고, 혹시나 군인들이 무슨짓을 할지, 외국인들에게 적대적일지, 잔뜩 겁도 났었다 기억된다.)

내 호주머니 속에 있는 모든 것을 꺼내라는 것이었고, 내 지갑과 소지품이 모두 책상위에 올려놓아졌다.

세관직원이 나의 지갑을 만지작만지작 하고 있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그가 나의 달라가 욕심난다는 것을 느꼈다. 돈에 욕심을 부린다는 것은, 이미 문제가 거의 해결되었다는 것을 뜻하였다. 나는 순간 안심되었다.

'you may take it, if you wanted'

그가 영어를 알아듣는지 못하는지 알수 없지만, 곧이어 그는 내 지갑속 달라를 챙겨갔다. 200불? 300불? 얼마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는 잽싸게 달라를 챙기더니 또 미적거리는 것 아닌가? 왜 그러는지 살펴보니, 내 지갑속 남아있는 수단돈을 욕심내고 있었던 것이다.

수단돈이야 달라에 비교하면 정말 하찮은 푼돈, 내가 그것을 아낄 이유가 없었다.

‘you may take it too'

돈이 좋긴 좋은 모양.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돈이 위력을 발휘한 것이었다.

나의 미화부족문제는 내가 가지고 있던 미달러를 모두 털리고나서 더다른 문제없이 해결되엇다.

그들을 탓할 일이 아니었다. 더 이상 문제가 커지지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였다.

 

비행기에 탑승하고나서 또 문제가 생겼다.

‘기내 안내방송으로 한국에서 오신 손님중 내이름과 그들의 이름을 대고는 잠시 비행기밖으로 나오라는 것’

나중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었지만, 무슨 일이 또 있는지 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공항직원의 안내를 받아 우리가 간곳은 화물보관함이었다. 그곳에는 Bag속 참깨의 품질을 확인하기위하여 백속으로 찔러넣는, ‘색대’였다. 농산물품질검사를 이해하지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마치 무서운 ‘흉기’로 보이기 딱 십상이었다.

칼같이 날카로운 ‘흉기’를 비행기에 싣는 것이니 공항직원들 입장에서는 정밀확인이 필요하였던 것. 물론 별송하는 물품이니 큰 문제가 없는 것이었건만, 그들은 그렇게 나를 또 비행기밖으로 불러내어, 또한번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였다.

 

수단산참깨 첫계약, 첫선적, 첫출장은 이렇게 마지막까지 소란을 피우면서 끝나가고 있었다.

이제 막 태어난, 맨처음 국제입찰비즈니스에 등판한 ‘대평원농상주식회사’의 찬란한 비상을 위하여 이렇게 사전행사를 하고 있는 것인가?

 

쎄스나 잠자리 비행기 전세를 내서 ‘품질확인'을 해야했고, 귀국비행기를 잡지못해서 호텔에서 며칠을 보내야했도, 급기야는 공항에서 ’센타‘를 당하고, 또 ’위험무기‘소지로 오해받아 이륙직전 비행기에서 내리게까지 되었으니, ’대평원‘의 찬란한 비상을 위한 사전행사치고는 , 지금은 대단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때 당시에는 ’숨막히는‘ 초긴장상태의 연속이었다.

이런저런 ‘장애물’들이 하나둘 제거되면서 오히려 ‘대평원’은 에너지를 축적해나가는 과정이었던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