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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8. 목보호대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25. 20:57

서울행 비행기는 두바이현지시각으로 새벽3시 출발. 

 

그 '아라비언 어드벤쳐'의 써비스프로그램은;

-'나' 픽업 ;내 호텔에서 0시 30분

-두바이공항; 0시 50분 도착

 

'아라비언 어드벤쳐'의 꼼꼼한 프로그램 덕분에, 나는 한밤중에 택시를 어찌 잡아야할지 걱정도 없고 허둥대지도 않고 공항까지 편하게 나왔다.

나처럼 아무 연고없는 관광객들에게는 얼마나 좋은 써비스인가.

바로 돈되는 비즈니스였다. 

 

입국때와는 달리 남자왕자님들 대신에 이번에는 여자공주님들이 아라비안 전통의상을 입고 

출국서류심사를 하였다. 역시 형식적 절차뿐.통과통과. 

모든 출국절차를 마치니 새벽 1시가 되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아라비아공주처럼 꾸민 아리따운 여승무원이 신문을 갖다주었다. 

며칠만에 보는 한국신문인가? 

''우리의 삶은 하나밖에 없고 길지도 않다. 

어떻게 그 한정된 삶을 살아내느냐가 문제이다. 

세상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으로 사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직업을 선택하고 몰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어떠한가?  나는 잘하고 있는가? 

 

신문을 읽는 도중 어찌나 졸리운지 간신히 신문을 모두 읽었다.

기내식이고 뭐고 잠부터 자야겠다 싶었다.

에미레이트항공의 눈가리개 표시딱지가 애교있었다. 

잠을 자고싶을 때는; 

1.계속 자고싶으니 깨우지 마세요, 'No Disturb' 딱지, 

2..면세품판매할 때 깨워주세요, '면세품 딱지' 

3..식사때는 깨워주세요, '포크 딱지' 

나는 '식후 잠'대신 '잠후 뭣'하기로하고 나의 눈가리개에 1번 딱지를 붙이고 잠을 시작하였다. 

 

얼마를 잤을까?

4시간? 5시간?

몸이 한결 가벼웠다. 

신나게 잘 잔 모양이었다. 

배가 출출하였다. 

여승무원을 불러 라면이 되느냐 물었더니 대신 센드웨지를 갖다주었다. 

잦은 동남아출장으로 체험입력된 기내새벽 얼큰라면의 추억맛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했다. 

 

시계를 보니 두바이 시각으로 아침 9시 

서울과는 5시간의 차이가 있으니 서울시각 오후 2시 

앞으로 3시간 정도 더 날라야 서울! 

이러할때 남아있는 시간이 제일 지루하다.

남은 시간을 어찌 다루어야할지 제일 까다롭고 지겹고 심지어 무섭기까지 할때도 있다.

남은 시간에 무엇을 할까? 책을 읽을까? 글을 쓸까? 

 

무엇을 할까 망설이며 두리번거리는데 건너편 끝좌석손님의 자세가 너무 편안해보였다. 

의자를 한껏 뒤로 제치고 또 목양쪽언저리를 무엇인가로 싸안고 책을 보고있었는데 무척 좋아보였다. 

나도 금방 그 손님의 자세로 누운듯앉아 책을 편안하게 보고 싶었다. 

 

천연의 기계맹인 나는 좌석에 부착된 장치들을 어찌 만져야 하는지 망막하여 여승무원을 부를까하다가....

요즈음 '나의 다짐'중 하나는 '미리 따지지 않고 일단 무조건 해보기'

이리저리 만지고 밀고 당기고 해보았다.

그러나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아무리 해봐도 옆좌석손님의 자세가 나오지 않았다. 

 

오랜만의 여행이라 새로운 좌석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해서일까? 

매우 쉽게 작동되는 것인데도 역시나 내가 내노라하는 왕기계맹이라서 못하는 것일까? 

이제는 일단 해보았으니 스스로 어찌해보는 것은 포기하고는 '용감하게' 여승무원을 또 불렀다. 

 

나; ‘저 손님처럼 해보고싶은디...좀처럼 어떻게 하는지 알 수가 없구려...좀 도와주시겄소?’ 

여승무원;'(씨익 웃더니...) ‘저건요...저손님이 직접 가지고 오신 목보호대인대유..호호호홓ㅅ’ 

이런 쑥쓰러움이라니..지레 내가 기계맹이어서 잘 조작을 못한다 싶었는데 실제로는 특별하게 의자를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목보호대라니@@@@@

 

내 뭐랬어? 

기계맹이면 어떻고 또 혹 기계조작을 잘 하지못하면 어때? 

하는데까지 해보고 아니되면 모르면 모르는대로 '용감하게' 물어서 해결하면 되지 않아? 

어떤 경우라도 모른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 하나 없어! 

잘하지 못한다고 미리 주눅들 필요 하나도 없다는 거 아냐? 

 

나는 또다른 '아라비언 어드벤쳐'를 재미있고 유익하게 만나고 있었다.

'Don't worry!' 

'Be brave!' 

'Be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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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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