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기러기 카페 글모음)

[스크랩] 고향이 그리워도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19. 22:38
못가는 신세~~~~~~~~

어느 때부털까?
명절이 돌아오면
영 기분이 꾸리꾸리 꿀꿀꿀해지는 것이......

핵교다닐 때는......
이번에는 가지 않아야지...기차삯이 없어서 또는 기차삯을 아끼려고 하다가도
불현듯 걍 야간열차를 무작정 달려가서 잡아타고는........어스름 한밤에 어슬렁어슬렁
늑대소리 들으며 밤이슬 맞은 늑대가 되어
시골집을 찾아들기도 하였는데.

장개들고서는
마눌과 아달넘 둘을 데리고서는
못하는, 아니 죽어도 하기싫은 운전을 해가면서
엉금엉금 보성으로......순천으로 또 광주로 무조건 무작정 당연히 가야하는 것이었던 것이...
어느 때는, 눈이 엄청와서는 하룻낮 하룻밤을 달려서 감기는 눈을 억지로 밀어내고 눈비벼가면서도 반드시 가야하는 길이었고......
어느 날은, 비오는 날 주럭주럭 기어서 한밤중에도 당연히 들어서야 하는 길이기도 하였는데......

어느때부턴가
큰형님네 사정으로...
일반 다른집들보다는 훨 선진적으로다가 각자 독립만세를 부르기로 하고부터서는...
양반노릇 행세보다는 편의와 실속을 우선시해설랑...굳이 억지로 붙여보자면 말이시.

대신 돌아온 것이.........
큰 댓가를 치뤘다는 것인데........
이 눈보의 큰눈은 명절만 되면 멀뚱멀뚱 먼산만을 쳐다보는 것으로 고향가는 것을 대신하게되었던 거지였응께.
고작 고 다음날 훠이훠이 허전함을 달래려는지 서울의 근교산을 찾는 것이었으니.....아이쿠 속이얏! 이를 어찌 다스려야 할거나?

오날도
눈이 큰 나는 또 멀뚱멀뚱 눈알만 굴리게 되네.
그 옛날을 되돌아 가볼뿐 달리 특별히 할 거리가 없도다.
오호, 통재인가 애재인가 아니면 이게 사는 것인가 도시에서.

나의 어릴 적 설날은 무척 대단하고 또 대단하였는디.....
고무신도 새로 얻어 신을 수 있었고......
까만 정장옷을 꺔냥스럽게 폼잴 수도 있었고......
든든한 속옷도 한벌 껴입을 수 있었는데......
때로는 어머니가 설대목 장날 다녀오시면서 주섬주섬 내놓으시기도 하엿고...
때로는 아버지가 퇴근하시는 길, 그믐날 밤 늦게 한잔술에 얼큰해지셔서 한보따리를, 잠에 취해 눈을 비비는 코흘리개 셋째아달넘에게.....큰 선물 큰 행복을 던져주셨었는데....
얼만지는 지금 몰라도 꽤 큰 세뱃돈까지...흐미 좋앗는디.

설날 하루전
우리 고향집은 북적북적거렸는데....
지지고 볶고 삶고 찌고.......
셋째 눈보야!심부름 불러대면
추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빈 논밭을 뛰어가면서
시내의 엿방을 찾아가 조청을 만들어 달려오는 길은 신나고 또 신나는 신바람 심부름이었는디.....(고 엿방이란 곳이 박주인넘 집.....엿장수들이 그믐날에는 설설 끓는 사랑방에 모여서 곰방대 담배들을 피고 있었는데...고넘의 풍경이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물씬 거렸다. 지금 생각하면...)
돌아오는 길,
추위란 것이 있었는지.....
살짝 조청을 몰래 손가락으로 떠먹으면 어찌나 달콤하던지...
조상님 차례상 유과에 바르기전에 철덜든 손자넘이 먼저 맛을 보았으니......
허허 요넘 봐라 하셨을 것....
지금 생각해보니 버릇장머리 없었다가 아니라 얼매나 어린넘다웠는지 고때 고렇게 하지 못하였다면 얼매나 정말 밥보 멍텅구리 못난이 팔푼이 해삼멍게였지 않을까.

아, 옛옛날 어린시절이여!
아, 고향시골집이여!

이번 설날은 옛 어린시절로 돌아가봐야겠다.
가다가 못가드라도 마음만이라도 갈 것이다.
큰아달넘이 함께 살아갈 짝도 데리고 온다는데.....애비가 코흘리개로 돌아갔다고
두런두런할까, 아니 역시 우리압빠 최고최고할꼬야.

착하고 착하시기만허는 우리 기러기떼 여러분,
우리우리 설날이 내일하고 모레,
새해 복많이 지으시고 베푸시고 또 많이많이 받으시옵소서.

기러기방에 들어왔더니 옛날 보성 엿방생각이 더해져서...중얼중얼허다보니...왓다기갓다리 왼쪽으로 또오른쪽으로 결국 횡설수설했슴메.널리 담아주시게들./하루하루가 천금보다 귀한 5학년중반의,까치설날하루전 어린옛날로 돌아갈수있을까 꿈꾸다 또횡설수설하고만 빡통이Dream.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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