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8.3.수. ‘하이고, 덥다 더워’
지난 78년, 우리 큰 애 나왔을 때도 이렇게 더웠다. 숨이 꽉꽉 막혔다.
백병원에서 을지로 시청앞 까지 걸어오는 길은 아스팔트처럼 숨이 턱턱 막히면서 더웠다.
그 때 아무런 대책이 없었던 난 그냥 대책없이 더위를 맞이하면서 무작정 버티며 대책없이 씩씩하게 걸어서 늦은 출근을 하였었다.
지난 94년, 수단에 무작정 첫 시장조사를 갔다 왔더니, 또 서울이 숨차게 더웠다.
한밤의 한증막이었다.
에어콘도 없어서 밤잠을 설치고 또 설쳐야 했었다. 그 때도 대책없이 그냥 그러려니 무작정 버티며 살았었다.
요즈음 너무 덥다. 덥다 더워. 자주 잠을 설친다.
에어콘이 체질적으로 절대적으로 싫었지만 할 수 없이 틀어보기도 하고, 선풍기를 이리저리 틀어대도, 이놈의 더위는 좀처럼 수그러들지를 않는다.
한밤에 빗줄기가 쏟아져도 더위는 그냥 그대로 버티며 날 괴롭힌다.
아침 나절이라도 전철역까지 걸어가는 동안은 너무 싫다. 덥고 더워서 싫고 또 싫다.
아무리 천천히 느리게 또 느리게 걸어도 스물스물 들어나는 땀기름들을 어찌 다뤄낼 재간이 없다.
그래서 추운 겨울이 백번천번 낫다고 하잖은가.
누구는 말했다.
감옥에서 무엇이든 참아낼 수 있는데 이 놈의 더위만큼은 대책이 서지 않는다고.
더군다나 가까이 있는 사람이 미워지기까지 한다 했으니 더위는 무서운 놈임에 틀림없다는 것이다.
오늘은 꾀를 내어 걸어가지 않고 마을버스를 탔다.
스물스물 걷지 않아도 되니 한결 마음도 가볍고 몸도 가벼워졌다.
덜렁덜렁 주섬주섬 하면서 전철역까지 왔다. 그래도 덥기는 여전하여 텁텁하였다.
전철안은 그런대로 시원시원, 무료한 시간을 신문 훑으는 것으로 채우고 있었다.
‘방배, 방배’
아니, 내 귀에 낯설은 낱말이 들어오고 있었다. ‘교대, 교대’ 해야 하는데................
앗불4, 또 무작정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만 것이었다.
마을버스를 타고 왔으니 평소 걸어서 들어가는 길과는 다르니, 전철방향을 확인했어야 했는데, 땅 속으로 들어온 난 ‘그냥 그대로’대책없이 무작정 걸어들어간 것이었다.
평소대로 기계적으로 움직였는데 그것이 그것이 아니었던 것.
‘덥다 더워’
다시 내려서, 다시 올라가서, 다시 돌아서, 다시 방향을 바꿔서 타니, 더 더울 수 밖에.
오늘도 덥다, 더워.
그래도 더위가 있으니 추위가 있음을 알고, 또 계절이 바뀜을 알고 또 정신을 새롭게 차릴 수 있으니, 이 또한 좋다고 해야잖은가.
좋다 좋아 또 좋다. 더위야 어서 와라, 어서 와!
더위야 이제 가라.
더위여, 이제 그만 가거라 하였다.
이제는 더위님께서 그만 자리를 내놓으시겠지, 곧.
지난 78년, 우리 큰 애 나왔을 때도 이렇게 더웠다. 숨이 꽉꽉 막혔다.
백병원에서 을지로 시청앞 까지 걸어오는 길은 아스팔트처럼 숨이 턱턱 막히면서 더웠다.
그 때 아무런 대책이 없었던 난 그냥 대책없이 더위를 맞이하면서 무작정 버티며 대책없이 씩씩하게 걸어서 늦은 출근을 하였었다.
지난 94년, 수단에 무작정 첫 시장조사를 갔다 왔더니, 또 서울이 숨차게 더웠다.
한밤의 한증막이었다.
에어콘도 없어서 밤잠을 설치고 또 설쳐야 했었다. 그 때도 대책없이 그냥 그러려니 무작정 버티며 살았었다.
요즈음 너무 덥다. 덥다 더워. 자주 잠을 설친다.
에어콘이 체질적으로 절대적으로 싫었지만 할 수 없이 틀어보기도 하고, 선풍기를 이리저리 틀어대도, 이놈의 더위는 좀처럼 수그러들지를 않는다.
한밤에 빗줄기가 쏟아져도 더위는 그냥 그대로 버티며 날 괴롭힌다.
아침 나절이라도 전철역까지 걸어가는 동안은 너무 싫다. 덥고 더워서 싫고 또 싫다.
아무리 천천히 느리게 또 느리게 걸어도 스물스물 들어나는 땀기름들을 어찌 다뤄낼 재간이 없다.
그래서 추운 겨울이 백번천번 낫다고 하잖은가.
누구는 말했다.
감옥에서 무엇이든 참아낼 수 있는데 이 놈의 더위만큼은 대책이 서지 않는다고.
더군다나 가까이 있는 사람이 미워지기까지 한다 했으니 더위는 무서운 놈임에 틀림없다는 것이다.
오늘은 꾀를 내어 걸어가지 않고 마을버스를 탔다.
스물스물 걷지 않아도 되니 한결 마음도 가볍고 몸도 가벼워졌다.
덜렁덜렁 주섬주섬 하면서 전철역까지 왔다. 그래도 덥기는 여전하여 텁텁하였다.
전철안은 그런대로 시원시원, 무료한 시간을 신문 훑으는 것으로 채우고 있었다.
‘방배, 방배’
아니, 내 귀에 낯설은 낱말이 들어오고 있었다. ‘교대, 교대’ 해야 하는데................
앗불4, 또 무작정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만 것이었다.
마을버스를 타고 왔으니 평소 걸어서 들어가는 길과는 다르니, 전철방향을 확인했어야 했는데, 땅 속으로 들어온 난 ‘그냥 그대로’대책없이 무작정 걸어들어간 것이었다.
평소대로 기계적으로 움직였는데 그것이 그것이 아니었던 것.
‘덥다 더워’
다시 내려서, 다시 올라가서, 다시 돌아서, 다시 방향을 바꿔서 타니, 더 더울 수 밖에.
오늘도 덥다, 더워.
그래도 더위가 있으니 추위가 있음을 알고, 또 계절이 바뀜을 알고 또 정신을 새롭게 차릴 수 있으니, 이 또한 좋다고 해야잖은가.
좋다 좋아 또 좋다. 더위야 어서 와라, 어서 와!
더위야 이제 가라.
더위여, 이제 그만 가거라 하였다.
이제는 더위님께서 그만 자리를 내놓으시겠지, 곧.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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