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행기

덕유산에서...단축수업(3)

햄릿.데미안.조르바 2008. 9. 26. 20:32
2008.9.12.금. 덕유산에서(3)....단축수업

9시30분
무주리조트 리셉션/웰컴센터에서...
나;체크아웃해요.
직원;왜 벌써 가시려구여? 내일 체크아웃하는 일정 아닌가여? 뭐 불편하신거라도 있으신지요?
나;아니외다. 그냥 단축수업입니다!!!
직원;????

중고등학교시절
단축수업하는 날은 괜히 기분째지게 신나고 즐거운날.
영화보러
응원하러
때로는
때려잡자 김일성!궐기하러...등등등
오전수업만 하든지 또는 40분씩 6교시만 하든지
단축수업한다하면
어찌 그리 좋았는데...
오늘도 단축수업할 것이라 역시 좋았다.

오늘 아침식사를 하면서...
울마님;‘굳이 적상산을 차타고 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속으로, 내속마음을 어찌 그리 잘 헤아리지응?)
그러나, (의젓하게) 왜? 그래도...우리가 언제 다시오겠어?
울마님;그렇긴해도....대신 구천동계곡에서 더 알찬시간을 보내고....그래도 시간여유가 있으면...
백련사에서 다른길로 향적봉을 다시 올라가보든지.....
그리고여...
괜히 돈들이며 하릴없이 하룻밤 더 자느니 오늘 바로 서울로 올라가는 것이 어때?

전혀 예상치않은 마님의 단축수업제의를 받고...
내마음과 같아서 좋았으나 그래도 모처럼 쉽지않게 결정하여 오고자하던 무주까지 왔는데
많지도 않은 2박중 1박만 하고 가는 것이 어째좀???
더군다나 그 밥하기 싫어 얼마나 신나고 좋아하던 무주여행이었는데 어찌 마음이 바뀌었을꼬? 짐작해보니...
아무리 차례뫼시지 않는 날라리 셋째며느리긴해도 추석은 추석인데...또 새며늘식구도 있고한데...
조금 뭣이라도 주섬주섬 추석준비를 해야한다고 생각하지않았을까?
모처럼 잡은 무작정여행이 쪽나는 순간이었다.
아무래도 우리부부는 아직 완전여행떠나기족이 되기는 아직 풋내기! 좀더 내공을 쌓아야 하는 모양이었다.

구천동계곡만 둘러본다면 시간은 널널하겠지만...
백련사를 거쳐 향적봉을 다시 오른다면 하루일정으로는 매우 빠듯할 것이므로 서둘러야했다.
‘덕유산국립공원!’을 네비게이션에 입력하니
수시로 ‘오른쪽으로!왼쪽으로! 바로앞으로!....’
낯설은 곳을 처음가는 나 같은 길치들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
어제는 애를 먹이드니 오늘은 보물단지가 되었다.
문명의 이기는 누가 어떻게 쓰느냐인가.

무주리조트에서 구천동계곡까지는 금방.
곧 구천동계곡 주차장.
오전10시경.
주중이고
추석전이고
성수기가 아니어서인지
주차장은 텅텅
주차비 하루종일 6천냥뿐.
국립공원덕유산입장료는 지난해부터 무료. 우리나라 좋은나라.
돈없어 가지못하던 좋은산 이제부터 마음대로 가도좋다!!!
공짜라니 왜이리 더 좋을까

벌써부터 바람냄새 달콤하고
계곡물소리 시원하게 좔좔
나무들은 짙게 푸르게 숲가득하고
초롱초롱한 새들은 어디있는지 소리만 재잘재잘거리고
그리고 거기 묵직하고 듬직한 산은 말하지 않고 우리를 맞이하고 있지않은가!
이세상 모든 행복이 눈으로 마음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니
백수노릇하기가 이렇게 신나고 좋을 줄이야....

구천동 제32경이라는 백련사까지는 6키로미터.
이곳 삼공 구천동계곡탐방센터에서 소요시간 90여분.

초입에 아스팔트를 깔긴 깔았는데
주변 자연과 타협을 했다할까
길양옆으로 흙길을 두어 사람들이 걸어다닐 수 있게 하였다.
서울의 도선사길의 엄중한 일방통행보다는 인간미와 자연미가 섞여있어서 좋았다.
오른쪽으로는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르면서 세월의 덧없음을 말하는지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고 타이르는지 구천동계곡물은 가을을 찾아 떠나 흐르고 있는데...
'덕성이 넘치고 넘쳐 이곳을 찾는 사람은 여유만만해지고야 만다'는 덕유산! 뜻풀이.
그 덕유산 속으로 산냄새따라 느리게느리게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올라갔다 내려오면 분명 우리부부는 이제는 덕성스러워지고 더 여유만만해져 있지 않을까.

‘연인을 위한 쉼터’
‘시의 향기가 있는 쉼터’
‘툇마루가 있는 쉼터’
‘도시락까먹는 쉼터’등등
여기저기에
구천동계곡과는 전혀 어울리지않을 무슨 테마 같은 것을 만들어놓았는데....
정말 우리들의 공무원들은 '자연보호' 열심한 흔적을 남겨두었다.

또 예의 장난끼가 들어서
나;‘'자연보호’를 순우리말로 해서... 다섯글자로 풀이하면???’
울마님;‘..............’
나;'xx 왜만져‘
울마님;'히히힛'‘다음동창모임에 함 써묵어야쓰거따호호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