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6.22.일.19;55,oz361,10A,호지민향 비행기안.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인천공항은 매우 낯설다. 이번이 개항후 6번째 출국. 2~3달에 한번꼴로 드나들던 김포공항 시절과는 사뭇 달라서일 것이다.왠지 괜스레 어색하고 남의 집에 온 것같기도 한 느낌말이다.
그래도 여전히 공항은 바쁘게 돌아가고 사람들로 가득 붐빈다. 공항에서 만나는 사람은 모두 부자이고 미인이다. 모두가 얼굴에 행복을 가득 담고 있다.
베트남에 가면 당분간 한식을 먹지 못할 거니까 한식을 미리 먹어두자. 호텔이 운영하는 한식당은 깨끗했다. 비빔밥 10, 500원, 커피4,500원.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의 예상치 않은 질문에 종업원은 눈을 크게 뜨고 놀라워한다. "임대료가 비싸서래요." 종업원은 물어보는 손님이 귀찮다. 나는 어설픈 시장 원칙을 내세워 보지만 그들에게 나는 '웃기는 짬봉같은 손님'이 되었다.
어머니와 누나인가. 여행 가방을 짊어진 청년을 보내기가 몹시 힘들다. 보고 또 보고 어머니의 안쓰런 눈은 아들의 눈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태운다. 애인은 아니야. 눈매가 엄마와 닮았는데. 누나는 동생의 손을 만지고 어깨를 만지며 아쉬워한다.
"어디 가세요?"
"샌프란시스코요."
"아니, 무엇하러 가시는가요?"
"방학이라 2주 서울에 다녀가는 길이예요."
"엄마와 누나예요."
'군대는?'하려다가 더이상 참견하는 것을 참았다. 우리 아이들도 곧 준비를 해야 할텐데…
보안검색은 9·11 직후보다는 매우 세련되었다. 거부감이 거의 나지 않았다. 그러나 신발부터 몸속의 모든 것을 내놓게 하며 속속들이 벗겼다.
베트남인들에게는 무슨 선물이 좋을까. 비싸지도 않으면서 '색깔'있는 것이 무엇일까. 과공은 비례 아닌가. 무난하고 좋은 것이 인삼제품. 50포짜리 6박스. 42불.
어둠이 달려오는 공항은 갑자기 몸과 마음을 어둡게 한다. 이제는 동남아 출장일지라도 비행기 6시간여 타는 것이 여간 싫은 것이 아니다. 한창 뛰어다닐 때야 일욕심에다 뭔가 배우고 새로운 것과 만나는 즐거움으로 힘든 줄을 몰랐지만 이제는 아닌 것을. 나이 때문인가 ? 달라진 일 때문인가 ? 마음이 달라진 거지 뭐. 어찌해야 하는가.
해질 무렵의 공항. 오늘은 소위 감상에 젖고 싶은 충동에 빠진다. 밤 비행기가 주는 아련함을 마음속에 넣어보려무나.
해외 출장도, 골프처럼 주기적으로 나갈 버릇해야 서툴지도 않고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나가지 않을 때에는 최소한 이미지 스윙하듯 그려라도 보아야 할 것이다.
일상을 벗어나는 것은 어색하다. 한번 들인 습관은 무섭다. 비지니스석이 아닌 일반석이 오늘 무척 낯설고 불편하다. '좌석이 왜 이리 좁지?'
인간의 간사함이라니. 큰 집에서 살다가 작은 집으로 가서는 살기 힘들다는 말이 맞는거야. 이거 참. 그동안 맛들인 안락함으로 마음까지 좁아지고 있었다.
돈이 불편함을 안락함으로 바꿔주는 것이구나. 6시간 여 밤비행을 하면서 어디 새로운 불편을 배워보자꾸나. 인간은 또한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 아닌가.
'끝내 살아남는 것은 강한 자가 아니고 잘 적응하는 자(The Survival for the Fittest)'
밤비행기에 몸과 마음을 싣고 지루함을 날려보낸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이기는 것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인천공항은 매우 낯설다. 이번이 개항후 6번째 출국. 2~3달에 한번꼴로 드나들던 김포공항 시절과는 사뭇 달라서일 것이다.왠지 괜스레 어색하고 남의 집에 온 것같기도 한 느낌말이다.
그래도 여전히 공항은 바쁘게 돌아가고 사람들로 가득 붐빈다. 공항에서 만나는 사람은 모두 부자이고 미인이다. 모두가 얼굴에 행복을 가득 담고 있다.
베트남에 가면 당분간 한식을 먹지 못할 거니까 한식을 미리 먹어두자. 호텔이 운영하는 한식당은 깨끗했다. 비빔밥 10, 500원, 커피4,500원.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의 예상치 않은 질문에 종업원은 눈을 크게 뜨고 놀라워한다. "임대료가 비싸서래요." 종업원은 물어보는 손님이 귀찮다. 나는 어설픈 시장 원칙을 내세워 보지만 그들에게 나는 '웃기는 짬봉같은 손님'이 되었다.
어머니와 누나인가. 여행 가방을 짊어진 청년을 보내기가 몹시 힘들다. 보고 또 보고 어머니의 안쓰런 눈은 아들의 눈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태운다. 애인은 아니야. 눈매가 엄마와 닮았는데. 누나는 동생의 손을 만지고 어깨를 만지며 아쉬워한다.
"어디 가세요?"
"샌프란시스코요."
"아니, 무엇하러 가시는가요?"
"방학이라 2주 서울에 다녀가는 길이예요."
"엄마와 누나예요."
'군대는?'하려다가 더이상 참견하는 것을 참았다. 우리 아이들도 곧 준비를 해야 할텐데…
보안검색은 9·11 직후보다는 매우 세련되었다. 거부감이 거의 나지 않았다. 그러나 신발부터 몸속의 모든 것을 내놓게 하며 속속들이 벗겼다.
베트남인들에게는 무슨 선물이 좋을까. 비싸지도 않으면서 '색깔'있는 것이 무엇일까. 과공은 비례 아닌가. 무난하고 좋은 것이 인삼제품. 50포짜리 6박스. 42불.
어둠이 달려오는 공항은 갑자기 몸과 마음을 어둡게 한다. 이제는 동남아 출장일지라도 비행기 6시간여 타는 것이 여간 싫은 것이 아니다. 한창 뛰어다닐 때야 일욕심에다 뭔가 배우고 새로운 것과 만나는 즐거움으로 힘든 줄을 몰랐지만 이제는 아닌 것을. 나이 때문인가 ? 달라진 일 때문인가 ? 마음이 달라진 거지 뭐. 어찌해야 하는가.
해질 무렵의 공항. 오늘은 소위 감상에 젖고 싶은 충동에 빠진다. 밤 비행기가 주는 아련함을 마음속에 넣어보려무나.
해외 출장도, 골프처럼 주기적으로 나갈 버릇해야 서툴지도 않고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나가지 않을 때에는 최소한 이미지 스윙하듯 그려라도 보아야 할 것이다.
일상을 벗어나는 것은 어색하다. 한번 들인 습관은 무섭다. 비지니스석이 아닌 일반석이 오늘 무척 낯설고 불편하다. '좌석이 왜 이리 좁지?'
인간의 간사함이라니. 큰 집에서 살다가 작은 집으로 가서는 살기 힘들다는 말이 맞는거야. 이거 참. 그동안 맛들인 안락함으로 마음까지 좁아지고 있었다.
돈이 불편함을 안락함으로 바꿔주는 것이구나. 6시간 여 밤비행을 하면서 어디 새로운 불편을 배워보자꾸나. 인간은 또한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 아닌가.
'끝내 살아남는 것은 강한 자가 아니고 잘 적응하는 자(The Survival for the Fittest)'
밤비행기에 몸과 마음을 싣고 지루함을 날려보낸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이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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