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가 깃든 생생한 일상
누가 당신의 삶을 한마디로 말해보라 한다면, 나는 ‘시간과의 연애’라고 대답하고 싶다.
다가오는 새로운 시간에는 나는 매일 매일 갖가지 방법으로 ‘작업’을 걸고, 그 사랑에 올인한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법이다.
그래서 어제와 오늘, 겉으로는 하는 일이 비슷해도 내 마음 속에서는 어제와 오늘이 확연히 다르다.
연애의 특징은 모든 것이 생생해진다는 데 있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그의 개그에도 배꼽이 빠질 만큼 웃게 되고 일상적인 그의 무심한 눈빛 하나에도 가슴을 베인다.
열락과 눈물과 한숨과 갈등의 순간마다 수많은 추락과 상승이 깃들어 있다.
극적이다.
그래서 참된 연애란 평화보다 내적인 투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연애 상태에선 절대로 권태와 무위가 깃들 여지가 없다.
만약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있는데도 권태롭다면, 그것은 사랑의 일시적인 중절이거나 사랑이 이미 사망한 것일 터이다.
사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다.
예건대, 어떤 이는 직장 일에 에너지의 50퍼센트를 쓰고, 가정 생활에 30퍼센트를 쓰고, 취미활동에 20퍼센트를 쓴다.
그는 직장에서도 쉬엄쉬엄 좀 심심하게 일하고 가정에서도 대충대충 오직 습관에 의존해 산다.
그러면서도 그는 결과적으로는 100퍼센트의 에너지를 쓰고 100이라는 인생을 산다.
그러나 또 다른 어떤 이는 직장 일에 에너지의 100퍼센트를 쓰고 가정생활에 100퍼센트, 또 취미활동에 100퍼센트의 에너지를 쏟는다.
그런 이는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며, 따라서 삶의 정체성을 뜨겁게 확보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인생이 300퍼센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놀라운 요술적 산술로 보면 결국 그도 100퍼센트의 에너지로 100의 인생을 살 뿐이다.
차이는 무엇인가.
바로 연애다.
전자의 인생엔 연애가 깃들어 있지 않으므로 혹 외형적인 성공을 거둔다해도 권태롭지만, 후자의 스타일은 일상에 늘 연애의 본성이 깃들어 있으므로 성공하든 실패하든 심심할 겨를이 없다.
연애를 동반한 삶은 최소한 쓸쓸하지 않다.
그는 불황 때문에 좌절하지 않으며 환경을 핑계로 도덕성을 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연애는 희망이고 도덕이고 마르지 않는 에너지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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