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연습(3) 우리손자 너무 똑똑혀!
그러나 바로 쳐들어갈 수 없었다.
‘손자면회허가증’
손자면회증발급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니!즈즈즈쯧.
이놈의 세상이라니 원!쩝접쩝.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기로서니 내손자새끼 내맘대로 내보고싶을때 보지못한다는 것이 말이 된다는 것인가.
그러나 어찌할 것인가. 세상흐름에 따라야지 따르지않으면 그 사람만 힘들다고 하지않은가.
순천자 흥하고 역천자 망한다?
자본권력이 이미 정치권력을 좌지우지한다?
여성상위시대 또는 여성전성시대?
울마님;.‘회의중인가?’ 며느님께서 전화를 받지않으시니... 도우미아줌마와 통화를 한다.
‘성준이 잘 놀지요? 성준 할아버지하고 지금 곧 가노니...........’
엄밀히 말하여 승인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사전 면회신청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뭔가 맞지 않아 어딘가 잘못되었다 싶은데 별 뾰쪽한 수가 없으니 답답또 답답할뿐.
지난 일주일 보지 않은 사이에 야위었나?
에미가 직장에 나가고 대신 도우미아줌마가 키우니 ‘우리 엄마는 직장에 나가셔요!’ 그 티를 내는 것인가?
빤히 한참 나를 쳐다보더니 드디어 살짝 방긋 웃어주는 녀석이 너무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그러나... 안쓰럽다.
아기는 에미가 키워야지 누가 아무리 잘 보살핀들 에미만 하겠는가?
산후 5개월이 지나니 직장에 나가 자기실현의 기회를 가져야한다는 며늘아이의 논리적 주장을 어찌 꺾을 수 있단 말인가? 모성도 중요하지만 자기실현은 더 중요하다는 데 틀리지 않지않은가?
낮에는 직장에 시달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밤늦게까지 아이에게 시달리다보니 드디어 3주째되던 지난 토요일 심한 몸살감기를 만났고....시부모님과 손자의 이산상봉이 잠시 뒤로 미뤄야 했던 것.
울마님;
‘아이코 이놈봐라! 지 할애비한테만 눈을 주고 방긋거리네!’
‘이놈이 글쎄 보통이 아니긴 아닌가!’
‘우리집 실세를 금방 알아보고는 할미는 나중이고 지할애비만 쳐다보니..이놈이...똑똑하긴 똑똑한 거 맞네그랴호호홋’
우리집마눌님께서도 손자가 그리 귀여운지 연신 얼러대며 좋아 어쩔줄 모른다.
할애비를 알아보고는 할아비한테만 눈길을 준다고 시샘 아닌 시샘핀잔을 하며 즐거워한다.
얼마가 지났을까?
한 10여분?
손자녀석이 잠이 오는지 눈을 비비다가 그대로 곧 주무시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녀석이 정말 똑똑한 것인가.
팬써비스는 너무 길면 헤퍼져서 장차 줏가관리에 문제가 있으니 너무 짧지않으면서 뒷맛이 강하게 남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상최고!라 하고 있지않은가!
우리는 잠이든 손자녀석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다가 터벅터벅 손자네를 나와야했다.
그래도....
핏줄이 무엇인지 사는 것이 무엇인지
또 사는재미가 또 뭐 대단한 곳에 있는 것인가
백수도 나쁘지않네 거 할만하네 뭐...
세상사는 맛이 새록새록 새로이 솟아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오후는 손자와 놀아볼 요량이 허무하게 무너졌으니 갑자기 찾아온 자유시간을 어찌 보내야 할꼬? 초보백수연습생의 생각이 어둑하고 막막해졌다.
궁즉통.
막히면 뚫면 될 것 아닌가.
사무실놀이터!로 가자.
용산 한강대로 강변북로 잠실대교 송파대로 가락시장 그리고 사무실
평일오후 강변북로.
오늘따라 한강변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아직 가을은 저만치 멀리 있지만 하늘은 높고 맑고 푸르러 평상시 찌푸리기만하던 회색빛 서울하늘을 밝고 활기차게 하다니...!
괴물같던 아파트숲도 오늘은 울울창창 샘솟는 도시의 힘이라니!....
운전보조석에 앉아 유유자적 백수연습하는 나는 천하의 한량이라....
차량이 밀린들 그것은 짜증이 아니라 옛생각이나 새로운 생각의 단초였으니...
‘미라보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내사랑도 흐르노라
내마음 속 깊이 간직하리
기쁨은 언제나 고통 뒤에 오느니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네‘
흘러가는 한강물은 어느새 세느강이 되고 여러 한강다리는 곧 미라보다리로 치환되어
세월살아온 옛사랑이 세월살아갈 새로운 우리사랑되어 흐르는 것이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곰푸터를 켜고
‘무주’를 검색하니
무주리조트의 가을여행상품이 나오더니
덕유산이 소리쳐 부르는 것이었다.
가자! 무주로 덕유산으로!
9.11목-9.13토/2박3일
미수에 그친 여름휴가 겸 추석연휴시간소비하기 겸 ‘적어놔적어놔! 첫숙제하기 겸 백수연습계속하기등을 위하여!!!!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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