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기러기 카페 글모음)

[스크랩] `그건 너`/이장희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17. 22:58
그 때 어느 날,
비가 오던 날이었던가
비바람치던 밤이었던가
아니면 아마도 낙엽지던, 스산하게 비바람까지 쳐대던
그런 날 밤이었을 것이다.
거기에,
하숙비가 몇달 밀렸다면
못먹는 막걸리라도 한잔 걸쳤다면,
누군가가 못내 그리웠을 거 아니었든가?
존나라도 걸수 있는 '사랑'이 있었다면 '행복'아니었을까?



그건 너 / 이장희

모두들 잠들은 고요한 이밤에
어이해 나홀로 잠못이루나
넘기는 책 속에 수많은 글들이
어이해 한 자도 보이질 않나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어제는 비가 오는 종로거리를
우산도 안 받고 혼자 걸었네
우연히 마주친 동창생 녀석이
너 미쳤니 하면서 껄껄 웃더군

전화를 걸려고 동전 바꿨네
종일토록 번호판과 씨름했었네
그러다가 당신이 받으면 끊었네
웬일인지 바보처럼 울고 말았네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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