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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17. 16:23

16.공격적이지 말 것.
타인이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로, 타인의 마음을 고쳐주려는 생각은(젊었을 때부터도) 갖지 말아야 한다.
지극히 사이가 좋은 친구나 사업상의 관계에 있어 가끔은 솔직한 의견이 서로 통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것은 오히려 예외적인 행운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정도이다.

화를 내거나 욕을 하는 것은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마구잡이 화풀이라고 스스로에게 경계하도록 하자.
관계없는 사람이나 대상에 대해서 화를 낼 필요도 욕을 할 필요도 없고, 아무리 해도 관심도 공감도 느낄 수 없다면 그저 조용히 물러서면 된다.

17.태도가 나쁘다고 상대를 비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일반적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이 있으나 그것은 반드시 마음가짐이 나빠서가 아니라 배려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무시당했다고 해서 한탄하는 것만큼 부질없는 일은 없다.
바보스럽지 않은데 바보 취급을 당했다면 자신은 그렇지 않으므로 그냥 내버려두면 될 일이다.
바보 취급을 당했다 해서 화를 내거나 상대에게 대들거나 하는 것은 어쩌면 반대로 노화가 왔다고 하는 명백한 증거가 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18.같은 연배끼리 사귀는 것이 노후를 충실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노인은 왠지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싶어하지 않는다. 아니 노인만이 아니라 학교를 나와서도 친구가 없는 사람, 졸업 후에 전혀 새로운 친구를 만들지 못하는 사람 등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성격의 사람이 실로 많다.

친구가 생기지 않는 이유는 첫째로 타인을 향한 진정한 관심이 없거나, 둘째로 다소 허세 부리는 끼가 있어 자신을 속속들이 드러내 보이지 못하거나, 셋째로 관용심이 없는 것 등을 들 수가 있다.

노인에게는 이 세가지 모두 서투른 일들인지도 모른다. 청년, 장년이 얼마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지를 헤아려 부당한 짐을 부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노년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노인에 있어서 정말로 상대가 되어 줄 수 있는 상대는 노인뿐이다. 노인끼리라면 어느 쪽이 어느 쪽을 상대해주는 일 없이 대등하게 사귈 수 있다.

19.정년을 일단락으로 하고, 그 후는 새로운 출발로 생각할 것.
20대에 처음 직업을 가졌을 때는 굉장히 열심이었다.
어찌된 일인지 주위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일이 몰입했었다.

두 번 다시 되풀이 할 수 없는 인생을 다시 음미해볼 수 있는 것이 정년후의 재출발인 것이다.

20.보편적으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
노년이 되어 판단이 빗나가는 것은 생리적 변화이다. 도덕적 혹은 인간적 황폐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스로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친 사람에게 ‘당신은 미친 사람이오’라고 해도 모르는 것과 같다.
그러나 자신이 틀릴 수도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우선 아직 상당히 유연한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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