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손자 하는 것 모두가 이쁘다. 때쓰는 것도 칭얼대는 것도 뒤뚱뒤뚱 걷는 것도 넘어져 울어도 무엇을 깨뜨려도 모두모두 이쁘기만하다. 내손전화를 가지고 놀다가..... 중요한 저장메모를 지워버려도, 단축번호를 눌러 해외거래선에게 국제전화를 해버려도... ‘허허그놈참 허허....’ 마냥 싱글벙글할 뿐이다. ‘왜 전화를 하였느냐?’ ‘무슨문자를 보내다 말았느냐?’ 소식 뜸했던 지인.친구들에게서 갑작스런 전화를 받으면 나는 더욱 신이 나서 설쳐댄다. ‘아 그것이 말이야..응...울손자넘이 글쎄...내핸폰을 가지고 놀더니 글쎄...허허ㅓㅎ' 덕분에 소식궁금했던 친구들과 한바탕 안부를 주고 받을 수 있으니...또 좋기만하다. 이것은 덤치고는 넘치는 덤이다. 손자놈이 이쁘지 않고 어찌하리?
요즈음에는 조금씩 말까지 하니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게 이쁘기만하다.
세월 참 빠르다. 큰아들녀석 결혼한지 엊그제같은데...바로 밀월아기가 들어서고.. 우리손자 나이 벌써 만3살....우리나이계산으로는 지금 네 살배기... 이제는 말을 스스로 해낸다. 조금씩 의사표시를 한다.
모두들 자기 손주가 이 세상에서 최고로 이쁘고 최고로 머리좋다고 자랑자랑하기 바쁘다. 나는 거기에 하나 더 덧붙여 자랑하면 안될ㄴ까? ‘착하기 싫어요’라고 자기의사를 분명하게 밝히는 손주 있으면 나와보라! 우리손자가 최고로 잘났다!
지난 일요일 아들부부가 집에 왔다. 우리며늘;‘우리성준, 착하지, 이제 컴퓨터 그만 하자응?’ 우리착한손자;‘싫어요, 착하기 싫어요!’
‘착하기’에 대한 허상을 벌써 알아차렸단 말인가? '착하기'를 단호하게 거부하는...우리손자놈 얼마나 멋진가? 아마도 우리손자생각; ‘컴퓨터하면 재미있어서 좋은데 엄마는 왜 못하게 하시지?’ ‘콤퓨터하지 않기=착하다?’ ‘콤퓨터하기=착하지 않다?’ 그렇다면... 컴퓨터 하고싶다= 착하고 싶지않다!=착하기 싫어요!????
손자녀석과 실갱이하는 며늘에게 한마디하였다. 나눈먼할아비;그냥 놔둬라... 남한테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고......하고 싶은 거 하게 그냥 놔두는 것도...’ 울마님;‘요즘 딸바보가 많다더니... 우리집에 또다는 바보 하나 나왔구만요...손자바보!...’
나=손자바보!!!
바보라고 해도 이렇게 좋기만하니 나는 정말 바보 아닌가? 나는 바보가 되어도 좋다. 나도 이제부터... '착하기 싫어요'할꺼다! |
'자유농장의 자유글(모두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콧수염을 더 기를까?...2012.2.4 (0) | 2013.01.20 |
---|---|
씩씩하고 훌륭한 어린이가 되자/2012.1.4 (0) | 2013.01.20 |
서래마을 잔혹사/2011.2.25 (0) | 2013.01.20 |
잘 다녀왔습니다/2009.9.14 (0) | 2013.01.20 |
여행스케치2 (0) | 2013.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