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4.21.일.. 2시간의 자유와 해방 그리고 홍세화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빨리 오지 않더라도 절망하거나 훼절하지 않고 겸손하겠습니다’
2024.4.21.일.. 2시간의 자유와 해방 그리고 홍세화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빨리 오지 않더라도 절망하거나 훼절하지 않고 겸손하겠습니다’
ㅁ.서리풀산책; 맨발, 플라스틱골무, 물병하나 그리고 자유.해방…손전화를 집에 두고 나왔다.
실은 어제부터 손전화를 놓고 오기로 하였지만 그동안의 말없는 관성이 그대로 손전화기를 가지고 서리풀 산책을 하였던 터. 오늘은 작심을 하고서야 손전화기와 결별하고 산책길에 나섰다.
까짓것 2시간여 손전화기가 없으면 어디 세상이 무너지는가 어디 무슨 급하고 중요한 일이 그 2시간 사이에 일어나는가 아니 일어나면 또 어때 그냥 2시간이 지난 후에 맞닥트리면 되는거지뭐.
정말 아무것도 아니지않은가 손전화기를 2시간여 나와 같이 있지않아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것이 뭐 특별히 있을까보냐.
참 간단하고도 쉬운일 아닌가. 그런데 사람들은 왜 손전화기를 꼭 몸에 붙이고 다녀야하는 것으로 정해놓았을까 누가 그리 하라고 하엿을까.
그들만의 불안? 그들만의 걱정? 무슨 불안이고 무슨 걱정일ㄹ까? 괜히 그들이 스스로 만들어놓고 그 늪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일뿐, 다른 아무것도 아니지않은가.
나도 비록 그들중의 하나였지만 오늘부터는 2시간만이라도 자유와 해방의 시간을 갖기로 하여ㅓㅆ다.
손전화를 가져가지않는 불안과 걱정에서, 과감히 떨어져나와 새로운 자유와 해방을 맞이할 것이로다.
해보니, 2시간의 불안과 걱정은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었고 그 어디에도 불안과 걱정은 없었고…그 자ㅑ리에 오히려, 새로이 손전화기가 없는 2시간의 자유유ㅘ 해방이 들어와 앉았다. 내 마음속으로.
나는 ㅇㅗ늘 무거운 빚 2시간여의 불안과 걱정을 홀가분하게 처분해버리고 대신 그 자리에 자유와 해방이라는 낯선 보물을 받아들고 기뻐하였다.
하루종일 손전화기와 떨어져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소 하루 2시간여는 손전화기와 떨어져 자유유ㅘ 해방의 시간을 즐기면서 살아갈 것이다…
ㅁ.족욕하며 넷플릭스 영화보기
초록여사가 넷플릭스를 보고있어서 나는 오늘 넷플릭스를 보지못하였다…어제 영화가 ‘오펜하이머?’ 만하탄프로젝트라하는 원자탄제조계획, 3시간짜리…반만 보고 끝냈는데..오늘 후반부를 보지못하였다.
ㅁ.수면촉진 책읽기 ‘관찰의 힘’
ㅁ.홍세화님의 추모시, 송경동시인ㅇ ㅢ 추모시를 덧붙였다. 2024.4.21.오전10;45 정리.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의 저자이자 대표적 진보운동인, 정치인, 언론인이었던 홍세화 씨가 18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7세. 홍세화 씨 장례는 21일까지 한겨레신문사 사우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 및 발인은 21일 오전 8시다.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영면한다.
그를 기리기 위한 '고 홍세화 시민사회 추모제’가 20일 저녁 6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송경동 시인이 직접 쓴 추모시를 읽어내려갔다. <프레시안>에서는 그의 추모시를 싣는다.
이성과 사랑, 그 고귀함에 대하여
- 홍세화 선생님 영전에
당신이 마지막 남기고 가신 말
'겸손'을 되새깁니다
절망하거나 훼절하지 않고
겸손하겠습니다
왜냐면, 이 나쁜 세상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견디며 살아가야하는
모든 소박한 이들의 삶이 우리에겐 더 소중하니까요
당신이 그토록 미워했던
부패하고 썩어가는 인간들 앞에서도
겸손하겠습니다
왜냐면, 그들의 이른 주검이 새로운 시대의 싹들이 자라날
좋은 토양과 거름이 될 거니까요
겸손이 특권이 되지 않도록
겸손이 무슨 권위나 식견이나 자랑이 되지 않도록
겸손이 온갖 공모와 협잡의 안온한 밀실이 되지 않도록
겸손이 행동하지 않음의 핑계가 되지 않도록
겸손 앞에서도 겸손하겠습니다
끝까지 소년 척탄병으로 남아
어떤 야만의 땅에도 끝내 뿌리내릴 수 없었던 외로운 난민으로 남아
약자와 소수자와 빼앗긴 자들의 스피커로 남아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위한 한 알의 씨앗으로 남아
그렇게, 끝까지 추해지지 않은 어른으로 남아 준 당신을 따라
우리는 어떤 주체로 다시 태어나야 하는지
어떤 관계의 회복과 성숙과 연대를 실현해 나가야 할 지
어떤 사랑과 불관용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할지도
잘 되새기겠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소년처럼 내내 해맑을 수 있었을까
어떻게 그렇게 수줍고 선하고 참할 수가 있었을까
어제는 한강변 가로수 잎들 사이에서 당신이 웃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토요일인데도 작업복을 입고 일터로 가고 있는
씩씩한 이주노동자들 사이에 끼어 웃고 있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멋진 오토바이를 타고 쌩하니 지나가는 무심한 청년에게서
당신을 보기도 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과 사람이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서
서로 연대하며 어울려 살기를 바라던 한 인간"
당신의 고난에 빚지며
한국의 근대가 조금은 부끄럽지 않아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당신의 수줍고 겸손한 미소에 기대
한국의 오늘이 조금은 근사해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당신의 부단한 학습과 질문을 따라 읽으며
이 사회가 조금은 눈귀 밝아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동지
잘 가십시오. 선생님//송경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