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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바우길 여행기(끝날 2011.8.18)

햄릿.데미안.조르바 2024. 1. 19. 15:47

8.18.목.제3일째

어젯밤은 단풍나무의 독방에서 혼자서 잤다. 큰방에서는 2명의 대학생이 잣다. 전날 모두 8명이 잤던것하고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 연휴가 끝나고 비가오니 바우길을 찾는 손님이 줄어든 것일까?

오늘은 서울로 돌아가는 날...

아침일찍부터, 아침식사를 하고 8시쯤, 산행을 해서 오후늦게..희망적으로는 4시경 서울로 출발하였으면싶다.

바우길3구간, 어명을 받은 소나무길이 좋을 것이다. 11.7키로이니 왕복 8시간정도?

가다가 편치않으면 시간을 보아, 점심을 먹고 1시쯤, 도중에 오던길로 다시 회군하여 체력소모를 줄이면, 무리하게 3구간을 완주하는 것보다는, 좋을 것이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마님께서는 가던길을 다시돌아오는 것이 식상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3구간과 연결되는 10구간, 이름하여 ‘심스테파노길’ 12키로 정도를 걷자는 것이다. 10구간을 걷고나서 콜택시를 불러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면 되지 않느냐고 강력하게 들이대는 것이니 어찌할 길이 없잖은가? 마님말씀을 따라야지 달리 길이 없었다.

처음가는 10구간의 성격을 잘 알지도 못하므로, 너무 강행군하는 것 아니냐? 또 모르는 곳에서 콜택시가 우리 서울사람 생각처럼, 되는지 걱정스럽지 않느냐? 문제점 몇가지를 읊었는데도 진행하자는 것이었다.

언제 우리가 다시 이 길을 또 올것인가? 언제또 10구간을 갈지 모르는 것이니, 나또한 그렇게하는 것도 나쁘지않겠다싶어서 동의를 하였다.

그러니까 총24키로 정도를 산행하고 걷는 것이니 시간당 3키로를 걷는다해도 8시간의 만만치않은 거리였다.

점심요기를 위해서, 주먹밥 2알씩 모두 4알을 주문하였다. 거금2000원...참 좋은 세상이었다. 웰빙웰빙 외치지만 이런 웰빙세상이 없었다.

하룻밤 편하게 잠자고 아침먹여주고 저녁먹여주고...2만5천원, 거기에 점심은 원하면 주먹밥을 2덩어리 싸주고 1000원만 받으니...산행으로 걷는것까지 모두 합하면 웰빙은 그야말로 거저먹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거기에 뭉개져없어져버린 부부금실까지 새로이 만들어줄 것이니 끝내주는 여름휴가보내기가 될 것이었다.

여느 산행시작처럼....게스트하우스에서 3구간 시작점까지는 아스팔트길이 늘어져있었다. 20여분 아스팔트길을 걸어야하니 벌써 마음이 지쳐가는 듯하였다. 정말 이놈의 아스팔트길을 만들지않고 흙길을 만들면 아니되는 것인가?

차도는 아스팔트길로 하드래도 인도를 따로 흙길로 만들면 아니되는 것인가? 예산이 더 들어가면 더 사용하면 될것 아닌가? 어제의 경포호수길처럼 흙길이 아니면 그 비슷한 길, 아스팔트길이 아닌 길로 하면 좋은 것인데...???

오늘은 비가 오지않았으면 더 좋을 것인데도..조금씩 실비가 내리고 있엇다...그래도 산행하기에는 더없이 좋았다. 쨍쨍 햇볕을 쬐는 것보다는 부슬비와 함께 산행하는 것이 훨신 좋을 것이었다.

시작하고 2시간여가 지났을까?

2007년 경복궁 중건? 광화문 현판교체?때 금강송을 베어왓다했는데 바로 이곳에서 금강송 다섯 개를 벌목하고 그 자리에 제사를 지내고...기념하는 정자가 있으니 이름하여 ‘어명정’이었다. 당시 문화재청장과 산림청장이 산신제를 올렸다는 곳이 3구간에 있었다.

그리고...3구간이 끝나는 곳에 명주군왕릉...신라시대 왕자중 하나로 강릉김씨의 시조로 대접하는 곳..에서 점심주먹밥을 먹었다.

꿀맛이 따로 없었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 가운데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밋밋한부부가 말없이 소곤소곤 점심주먹밥을 먹는 풍경을 그려보시라.

이제는 10구간을 시작하는 길...

10구간은 도중에 아스팔트길도 많이 나오고...좋은 숲길이 있긴 하였지만...이미 먼길을 오전중에 다녀온뒤라 피곤도 하였고...억지로 걷기산행을 하게 되었다.

비는 왔다갔다하고...

허벅지가 아파오기 시작하였다. 장딴지나 무릎이나 발목이 아픈 것은 있었지만 허벅지가 아프기는 처음이었다.

오리걸음을 하면서 풀기도 하였지만..걷기가 만만치 않았다. 다행히 10구간의 끝자락이서...마을이 나왔다. ‘사랑촌’??? 콜택시를 부르니 장소가 명확치않아 달려올 수 없다 하였다...더 정확한 주소나 지명을 가지고 전화하라는 것이었다.

어느 마을의 버스종점까지 내려왔는데 마침 지나가는 승용차를 부르니 세워주었다. 콜택시를 부르려하는데 쉽지않으니...우리는 지금 ‘바우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는 길인데...가까운 곳에 내려달라고 하였더니 흔쾌히...가는 길에 바우게스트하우스에 최접근되는 곳에 내려주겠다하였다. 복받을 일이었다. 성산면 SK주유소..봉영주유소?

콜택시를 다시 부르니...문자로 연락주겠다하더니...감감무소식..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바우게스트하우스로...미터요금에 더해서 6000원을 달라고 하였다...10여분을 달리니 게스트하우스...10구간 걷기끝!!!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차에 시동을 거니...오후 4시가 조금 덜 되었다...서울까지는 3-4시난 늦어도 8시까지는 도착할 것이었다....

우리부부가 주먹밥 2알에 비오는날 소나무길을 걷는 것은 행운이었고 축복이었다./바우길2박3일 여행후기끝.

(내블로그; 자연.자유.자존, 2013.2.8, 강원도바우길여행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