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Fast?, Break-slow! (말이 되남?)
Breakfast?
왜 서양친구들은 아침식사를 Breakfast 라고 하였을까?
왜 그들은 아침식사를 서둘러 깨뜨리는 것으로 개념을 잡았을까?
혹시 몽골기병이 들이닥치기 전에 후다닥 아침식사부터 해치우자에서 연유한 건 아닐까?
나는 또 엉뚱한 상상을 해보았다.
(실제의 breakfast는, 'fast'의 사전적 의미인 '단식', 저녁식사후 아침식사까지의 단식을 깨는 의미에서 나왔을 것이다.)
호텔의 아침식사시간은 평화로우면서도 분주하고 또 활기차다.
온갖 나라 별별 인종들이 식사를 하는 것이니 때로는 시끄럽기도 하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어느 나라 어느 곳에서이건 호텔의 아침은 언제나 건강하다.
출장중 나의 아침식사는 느긋하게, 천천히, 이것저것, 그리고 또 많이 먹기!
그러니까 절대로 서둘러 깨뜨리지 않으면서 아침식사를 한다.
나는 반‘break-fast'주의자!
나는 영원한 반서양식주의자!
Break-slow, Break-slow! (말이 되남?)
May I join? 하며 검은 피부의 신사가 내옆 빈자리에 앉아도 좋으냐고 하였다.
나;'노프로블럼!'
우리식으로 ‘높아부러!’하면서 속으로 씨익 웃었다.
UNDP(=United Nation Development Program)의
GEF(=Global Environmental Facilities)
아프리카 44개국 대표들의 워크샵에 참석한 가나의 대표선수.
얼굴은 까맣지만 영어를 너무나 유창하게 하였다.
나;'어디서 영어를 배웠느냐? 유학을 다녀왔느냐?'
그; '가나에서는 영어가 공용어로 학교교육을 잘 마치면 영어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게 된다.'
나; '그러면, 너희 가족들하고도 영어로 이야기하느냐?'
그; '부모나 나이든 어른들하고는 모국어로 해야하지만, 아이들과는 모국어로 이야기하는 기회가 많지 않아서 모국어를 지켜나가기가 쉽지않게 된다.'
영어 잘 하는 그가 부럽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더듬더듬 콩글리쉬로, 막히면 손짓발짓으로, 의사소통하는, 모국어를 갖고 있는 내가 훨씬 좋은 처지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케냐출신이라는 한 여성이 또 합석을 하였다.
나; ‘오바바가 미대통령이 되어서 좋은가요?'
그녀; ‘너는 아니 좋으냐?’
나; ‘아메리카는 아메리카, 그도 미국인이므로 미국적이익을 위해 일할 것이므로 크게 변할 것으로 기대하지않는다’
그녀; .................
오바마를 호의적으로 평가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던지 뚱한 표정을 감추지않았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그냥 좋겠다 덕담해주지 못하는 나의 쫀쫀한 협량이 또 문제.
나는 왜 맞장구를 쳐주지 못하는가?
나는 왜 맨날 입바른 소리 입빠른소리로 손해를 자초하는가?
최소한 캐냐의 관광수입은 늘어날 것이니 그것은 좋은 일이며...
그래도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입장과 시각이 많이 반영될 것이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또 미국인들의 선택은 위대했으며 그들은 인류역사발전을 위하여 대단한 첫걸음을 내딛었지 않느냐고 잘난체도 해보았다.
한바탕 시끌거리던 호텔식당도 시간이 흐르니 손님들이 썰물빠지듯 모두 빠져나가니
어느덧 부자연스러운 적막의 흐름이 자리잡고 있었다.
바로 이럴때가 나의 ‘막커피’타임!
끓는 물을 달라고 하여 가져온 봉지커피를 털어 막커피를 만들어 마시니
식당종업원들이 신기한듯 기웃거리며 저희들끼리 무엇무엇하며 웃으며 수근대고들 있었다.
나는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보다는 그렇지못하는 후진개발국으로의 출장이 마냥 그냥 즐겁다.
빠르게 지껄이는 영어를 죽어라 따라가느라 신경곤두세우지 않아도 되니 좋고,
또 더 좋은 것은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흐르는 것이어서 시간에 쫒기지 않고 항상 느긋할 수 있으니 또 좋다.
아침식사시간은 나에게는 언제나 호사스럽다.
Break-slow!
오늘도 점심식사로 무엇을 먹을지 모르는 일.
아침식사때 이것저것 많이 채워넣어놓고 볼일이었다.
오므렛과 열대과일등을 한접시 더 가져와 먹어두었다.
Break-slow 만만세!
(내블로그 '자연.자유.자존', 2008.12.31 에티오피아 출장여행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