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데미안.조르바 2003. 6. 26. 16:15

2003.6.26, 목, 2130, 307호에서

차 유리창의 더듬이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부루스를 추는 듯하다가, 갑자기 고고로 바뀌었다. 빗줄기가 갑자기 거칠어졌기 때문이다. 오후 5시 30분.

 

Biagrimexco의 Thuan이 일을 끝내고 너무 일찍 호텔에 와서 할 수없이 저녁을 일찍 먹어야 했다.

서울식당, 불고기 2인분+돼지갈비+삽겹살+소주, 루앗 그리고 운전수까지 4명, 46만동, 오후 6시 30분.

 

식사가 끝났는데도 비는 그치지 않고 퀴논에서 온 차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퀴논-호치민 8시간이 걸린다.)

 

Thuan이 오늘은 얼굴이 밝다. 체선료가 해결되어 친구도 잃지 않고 비즈니스도 잃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누가 알 것인가.

루앗은 내 이야기를 이해할까 모르겠다. 녀석이 이제 제법 컸다고 생각할 터인데 제대로 이해할지 걱정이다. 순진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데 건방을 떨면 딴 생각을 할 것이다.

양적경영에서 질적경영으로 페러다임을 이동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어려웠을까.

김상무도 쉽사리 흔쾌히 수락하지 않았는데, 두고 볼 일이다.

 

분명히 다른 일을 하고 있는데 동시에 비공식적 일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모두 잃게 됨을 알아야 한다.

먼저 그의 이야기를 많이 하게 하고 내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내가 또 먼저 흥분하고 말았다. 다음에는 더 조심하고 주의해서 절대로 내가 먼저 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퀴논 출장비용, 비행기+이틀 숙박비+교통비, 300불 지급. 200불이면 충분하다고 해서 100불을 더 주었다.

공항송영은 못하게 하고 집으로 보냈다. 오후 9시. 22시 30분에 호텔택시를 예약하였다.

밖은 비가 그쳤는가. 우기가 5월부터 9월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베트남의 회식. 술 문화에 대하여;

베트남인들은 물병 하나씩을 놓고 회의를 상담을 시작한다.

회식을 할 때는 모든 직원이 손님과 함께 식사를 한다. 심지어 운전수까지 합석을 한다.

완전한 평등이며 자유인가.

아니면 공산주의 국가가 회사를 운영하는 특별한 방법인가.

 

날씨가 더워서인지 강한 술보다는 맥주를 마시는 게 더 일반적이다. 손님들 앞에 박스채로 갖다놓고 몇 병인지 계산하기가 쉽다. 우리식으로 나중에 계산을 하면서 서로 확인하고 싸우지 않아도 될 것이다.

컵에 있는 맥주를 마시고 내려놓으면 언제 왔는지 마신 양만큼 또 따라 가득 채워놓고 간다. 또 어름을 넣어마신다. 아마도 강도를 줄이면서 시원하게 하고자 해서일까. 판을 이끄는 사람이 마실 것을 제안하면 모두 잔을 부딪치면서 마셔댄다. 좀처럼 잔을 몽땅 비우지는 않고, 조금씩 마시고 또 채우고, 또 누가 제안하면 따라서 마신다. 같이 살아가는 지혜일 것이다. 더운 곳에서 튀지 않으면서 함께 술 마시는 삶의 지혜, 문화를 그들이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