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이야기(6)----아침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베트남 이야기(6)----아침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2003.6.24.월.오전 6;25,퀴논 Seagull Hotel 311호 앞 해변가.
'아침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고기잡이 배들은 노래를 싣고/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 저어가요/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 저어가요'
남국의 아침바다.
갈매기는 바다위에서 난다고 해야하나 하늘위에서 난다고 해야하나. 다만, 푸르름과 푸르름 사이에서 하얀 금빛을 내며 날고 있다.
고기잡이 배들은 노래 대신 심한 엔진소리를 내면서, 조용하기만한 아침바다를 깨우고 있다.
밤새 고기잡이를 끝내고 희망 가득 안고 포구로 돌아오는지 아니면 이제 희망 찬 아침바다로 고기잡으러 떠나는지.
해변가 바닷물에는 사람들이 머리만 물 위에 내밀고 아침수영을 하고 있다. 멀리서 보니 마치 둥둥 헤엄치며 떠다니는 오리떼들 같다.
저 아득한 수평선은 어제밤 밤하늘의 별들을 잠재우는지 조용히 멀어져 가고,
조그만 고깃배들은 그물을 걷고 있는가 놓고 있는가 그 자리에서 맴돌면서 쉴 새 없이 통통거리고 있다.
아침햇살이지만 점점 따가워진다. 스믈스믈 땀이 온몸에 찾아든다. 햇살이 점점 세게 다가오고 있다.
이곳에도 개발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는가. 방가로와 해변 모래밭 사이에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다.
방파제를 현대식으로 구축하는지 해변가 모래밭에 경제적인 휴식공간을 만들려는지, 이른 아침부터 '삿갓'쓴 인부들이 땅을 파헤치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어울림.
둘이 조화를 이루면서 함께 어울릴 수는 없는 것인가. 인간은 욕망을 조절하지 못하고 끝내 자연에 상처를 내면서 그 욕심을 채우려 드는가.
물질과 정신, 문명과 미개발, 서양식과 동양식. 상충하지 않고 상승하는 길은 도대체 찾을 수 없는 것이냐.
모래밭에 멈춰 있는 포크레인이 오늘따라 흉물스럽게 보인다. 머리를 모래에 파묻고 아직도 잠을 자고 있다.
잠에서 깨지 않고 모래속에 머리를 파묻고 있으면 바닷가 모래밭은 자연으로 남아 있을 터인데........
인간은 모래밭에 발자국을 남기고 바닷물에서 오리떼처럼 아침수영을 하며 둥둥 떠다닐 터인데.......
희망에 찬 아침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내며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 위를 희망을 노래할 것이다.
고기잡이 배들은 노래를 부르며 들어오든지 나가든지 노 저어갈 것이다.
희망에 찬 아침바다를.............
인간의 희망이 가득찬 아침바다를,
베트남의 중부지방 퀴논의 어느 해변가에서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