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18.월....늦은밤 인천공항라운지에서
늦은밤, 인천공항에는 없는 것이 많다.
여행자보험사도 없고, 책방도 없고, 로밍써비스도 없다.
'승려와 철학자'도 없다.(뭔 소리?)
늦은 밤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은, 미리 미리 낮시간에 필요한 것들을 미리 챙겨야할 것이다.
(짐작컨대, 인천공항내 일반적 써비스는 밤10시경 모두 마감되는 것같다)
서울고앞 공항버스도 막차가 밤8시30분!
늦은밤 비행기는 사업상으로는 나쁘지 않다.
왜냐하면 낮시간을 온통 사용하고 밤 늦은 시각에 출국하는 것이니 하루를 버는 것이고,
거기에 밤시간에 비행을 하는 것이니 잠잘 시간에 쉬지않고, 잠을 자면서 목적지에 더 가까이 가는 것이니 어쩌면 꿩도 먹고 알도 먹는 셈.
다른 쉬운말로, 2중으로 남는 장사.
그러니 이런, 어쩌면 아주 사소하고 소소한 것에 대한 불편함은 참을 수 있을 것.
아니..., 이런 밤공항의 사정을 알고 낮에 미리 챙겨버리면 아무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승려와 철학자'를 찾아 온공항을 돌아다녔다.
결국은 '승려와 철학자'를 찾지못하였다.
어느 좋은친구가 한번 읽어볼 만하다고 말했던 것이 생각나서 마침 이번 출장여행때 읽어보자 찾았는데, 공항책방들이 모두 문을 닫았으니 어찌 찾을 수 있단말인가?
아쉬움 가득 안고 출국수속을 하고 셔틀기차를 타고 아부다비경유/카르튬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이동하였다.
아, 모든 책방이 문을 닫은 줄 알았는데 거기, 면세점 가득한 곳 옆 '그곳'에 훤하게 밝히면서...나를 기다리고있었다는듯이 반갑게 서있었다.
얼마나 반가운지 애인을 만난듯 쳐들어 가서 그 '승려와 철학자'를 불러냈다.
그러나, 또 아쉽게도 그곳에도 '승려와 철학자'는 없었다.
이 곳 이 늦은 시각에만 '승려와 철학자'가 없는 것인가? 아니면, 이 시대, 우리 시대에 '승려와 철학자'는 너무 귀한 존재인가?
찾는 것이 없으니 더 감질나게 찾는 그것이 그리워졌다.
'승려와 철학자'를 꼭 다시 찾아 읽기로 하였다.
꿩대신 닭인가? 아니 어쩌면, 닭대신에 꿩일 줄 누가 알까?
'승려와 철학자'대신, 신영복님의 '변방을 찾아서'와 까뮈의 '시지프 신화'를 찾아내 잡았다.
공지영의 말마따나 계획에 없던 책을 여행중에 불쑥 공항책방에서 낚아 읽는 재미가 보통을 넘어 쏠쏠하기 끝이,그지, 없다 하였는데 나도 그럴까??? 한번 실험기대해보자.
인터넷 책방에서 주문해 가져가는 '동물해방'/'가차없는 자본주의'/'밀가루 똥배'등이면, 여정내내 이동대기중 빈시간을 꽉꽉 채우고도 남을까?
아프리카출장여행을 가면 책보따리 하나가득 가지고가니 누가 보면 욕심 사납다 할 것이다.
늦바람이 무섭다했는데 이를 두고도 하는 말이리.
수단가는 출장여행은..더군다나 장거리여서...이래저래서 즐겁고 신바람난다.
특히나 늦은밤의 밤비행기는....
밤공항...
밤공항은 괜히 사람을, 나이먹을만큼 먹은 사람도 괜히 센치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낮공항...훤한 낮공항은 왠지 미인들이 북적북적거려 큰눈을 가진 촌놈은 눈둘곳이 많아 또 좋은데...
그런데, 밤공항은 큰눈 돌릴 곳이 없기는 해도 마음을 '센치또 센치'하게 하는 묘력매력이 있으니,
엄마아빠중 누가 더 좋아?에 대답하는 애들처럼, 어느 것이 더 좋다 하기 보다는 둘모두가 다 좋다 해버리자.
아니야, 아니, 그래도 나는 밤공항이 더 좋다고 해야겠다. /투비꼰띠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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