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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종주기(5)...축녹자 불견산?

햄릿.데미안.조르바 2021. 2. 16. 23:01

제 목작성자등록일조회수

지리산종주기(5)...축녹자 불견산?
줄파 2012-01-03 17:22:33 44

축녹자 불견산!

사슴을 쫓는자 산을 보지 못한다!

축녹자 견산?

사슴을 쫓으면서도 산을 볼수있다?

종주에 매달리면 지리산을 잘 보지못한다?

산세흐름에 맡기면서 종주를 하면....?
산과 호흡을 같이하면....?
'그 지리산'이 보이지 않을까?

사슴도 잡고 산구경도 하고...얼마나 좋을까?
나는 항상 끝내주는 욕심꾸러기!

종주는 마라톤과 같으니 산흐름에 맡겨라!

전문산꾼들이나 산악동호회마니아들처럼 굳이 걷는 속도를 바람소리 휙휙 나게 할 필요가 절대적으로 없다.

오늘 중으로 세석대피소에 가면 그만 아닌가!!!

누군가 가라사대;
'사물은 걷는 속도에서 보는 것이 가장 잘 보이고 가장 아름답다'

우리가 보는 사물은 걷는 속도로, 사람의 눈높이에서, 보는 것이 가장 잘 보이고 가장 아름답다 하였다.

아쉽게도 구름이 끼고 흐린날씨라 주능선을 따라 천천히 걸어도 탁트인 시원한 지리산전망 구경은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서두르지 않고 또 거칠게 걷지 않으니 마음부담이 없어 그래도 좋았다.

 

어느 지점에서였을까?

토끼봉?

손전화시계를 보니 얼추 11시.

오늘(9.20) 세석대피소에서 하룻밤 자야하는데...

오후6시까지는 그곳에 도착해야하는데...

인터넷으로 숙소예약(*1)을 할때...

벽소령대피소를 늦어도..오후 3시30분(동절기 오후2시30분)까지는 통과해야한다고 하였다.(*2)

종주코스 지도상으로는

노고단-토끼봉 7.5키로

물론 도상직선거리이다.

노고단대피소 출발시각이 6시

5시간에 7.5키로를 걸었으니 시간당1.5키로...

노닥거리며 걸었다 해도...그다지 좋은 속도는 아니었다.

토끼봉에서 벽소령까지는 6.6키로

노고단에서 토끼봉까지의 난이도에 비하면 다음 벽소령까지는 더 힘들 것이다.

시간당 2키로 속도로 걷는다면...
오후 3시경 늦어도 3시반까지는 벽소령대피소 도착, 잘해야 통행제한시각 3시반까지는 맞출 수 있겠다싶었다.

결코 안심할 수는 없었다.

그곳까지는 이제까지의 산세에 비하여 난이도가 훨씬 높기도하고...

또 지난밤 기찻속 선잠으로 나의 신체적콘디숑이 최상은 아니었기때문이었다.

서둘러서 토끼봉을 떠나고 벽소령까지 남은 길을 해찰부리지않고 착실하게 꾸준히 걸어야했다.

문제는...

노고단대피소 아침식사때 옆자리 녀성동무님들과 어찌 헤어지느냐였다.

이 깊고깊은 산중에 연약하기만한 여자들끼리만 걷게하기가 여간 내키지않았다.

최소한 나만한 착한사내가 동반해주면서 있을 수 있는 여러 대소사를 챙겨주어야 마땅한 노릇일 것이었다.

어찌해야 좋을지 고민고민되었다.

아,이럴 때를 일컬어 진퇴양난이라 하는구나 싶었다.
이를 어찌하리오@@@@

김밥도 얻어먹고 맛있는 과자까지 얻어먹었는데...비겁하게도 사내녀석이 저만 잘먹고 잘 살겠다고 불쑥 도망간다 할 것 같았다.
그러나, 회자정리....
만나면 또 헤어지는 것이 우리사는 이치 아니던가!
나는 기어코 오늘 오후3시반까지 벽소령을 통과하고 세석대피소에 늦어도 오후6시까지는 도착해야 했다.

이 냉혹 냉정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싸나이 큰뜻을 세워놓고 펼치고 꼭 이루어내야하는데 사내의 마음이 흔들리면 큰일이었다.

우리엄니가 나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지 않은가!

내일의 큰일성취를 위해 오늘 달콤한 재미를 과감히 버려야했다.

‘아리따운 낭자님들~~~이몸은 세운 뜻이 있어 여기서 그대들과 헤어져야하옵나이다. 너그러이 용서양해해주시옵소서! 낭자들 인연이 닿으면 또 만나겠지요!흑흑흑’

최신판 '토끼봉의 전설'의 한토막이었닿ㅎㅎ

누구누구는 묻고싶을 것이다.

‘으잉 이거 실화야 소설이야?’

‘왕구라 피는 거쥐응?’

나;‘뻥이요 뻥!’라고 한다면...너무 재미없지않을까??? ggg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오직 하나!

‘그대들도 어서 한번 지리산종주를 해보시라! 그러면 분명코 좋은 일이 있을 것이고 세상이 달리 보일 것이나니...’
나는 분연히 박차고 떠나갔다.
벽소령을 향하여.../투비꼰티뉴드
주*1;지리산 대피소 숙소예약;지리산국립공원싸이트...인터넷예약...오픈하자마자 순식간에 신청마감끝...그러나 현지도착하여 잔여분 신청가능...1.환자2.노약자우대(여성 노인 어린이등)...지난경험으로는 여성이거나 60살 넘으면 최우선순위가 되어..인터넷예약없이도 숙소확보 문제없음.
주*2;특정구간별 통행시각제한;등산객의 안전을 위하여...여름철 오후3시30분/겨울철 오후2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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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 2012-01-04 17:09:56

    4Km믄 옛걸이로 한 십리쯤...그렇담 노고단 - 토끼봉 - 벽소령 - 세석대피소까지의 거리는 얼추 사십리길?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했는디 줄파님은 이십리쯤의 토끼봉에서 발병이 나야하나
    말아야하나 기로에 서계셨네요 ㅎㅎㅎ그나마 줄파님엄니의 훈육(?)의 힘이 대단한겨유^^*
    암튼 회자정리 잘하시고 바지런히 그렇치만 "축녹자 견산"하시며 유유자적 갈길 나서는 줄파님이 보입니다.
    / 다음덧글로 투비꼰티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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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운 | 2012-01-05 01:47:26

    3편에서 4편으로 오는데 1주일이나 기다렸습니다!!!
    다음편부터는 한번에 길게 두세편을 묶어 올리시거나
    월수금일 주4편 부탁드립니다.
    작가님은 계속 산과 호흡,나는 작가님의 오묘한세계와 격렬히 호흡,,,뚜비꼰띠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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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성 | 2012-01-05 08:53:44

    줄파니이이임!!! 깊고 깊은 산중에서 뇌물도 어느정도는 드셨는데 연약한 여성동무들과 헤어지다니요?지리산종주를 잠시 멈추고서라도 ㅎㅎㅎㅎㅎ 축녹산 견女하며 견산도 하시면 더욱 좋은 데요.
    그러나 모든일이 한꺼번에 이루어질 수가 없지요.그리고 지리산 종주기를 읽으면서 줄파님의 글솜씨를 살펴보면 거의 방송작가수준인데요. 지리산종주 끌내시고 나서 회고록도 준비하시고 구쾌의원들 처럼 책도 한권정도는 발간 하시고요.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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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암 | 2012-01-05 16:16:04

    산을 타는것도 여자등을 타는것과 마찬가지다,
    천천히 올라가서 천천히 내려오는것이다,
    여름철에는 아예 텐트을 짊어지고 간다, 대피소 까지 맞추어 안가도 되고,가다가 낭자을 만나면 노닥거리기도 하고,
    시컨한 막걸리에 취하면 텐트속에 낮잠을 푹자기도 하고,밤길이라도 별빛 달그림자 앞세워 걷기도 한다,
    지리산은 이렇게 등산을 해야 제맛이 잇능기라요,이번여름에 한번 가봅시더,시천면 중산리로 해서 천왕봉을 점령하고 내려올떄 뱀사골로 내려와빗면 엄청 빨리 내려옴니데이,
    줄파성님,소설 잘읽고 감니다,단행본 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