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날로 번창하니...어찌 알았는지 '귀신같이' 사람들이 찾아왔다.
/사업이 날로 번창하니...어찌 알았는지 '귀신같이' 사람들이 찾아왔다.
복권이 당첨되면, 그를 아는 사람은 모두 찾아온다더니, Mr.Park이 그짝이 된 모양이었다.
내가 돈을 벌기는 번 모양이었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나를 찾아왔다.
은행에서, 보험대리점에서, 자동차대리점에서...증권회사에서, 기획부동산에서, 종친회에서...
먼친척들, 이름도 잘모르는 옛동창생들, 후배들, 군대선후배들까지...
돈냄새는 귀신처럼 맡는다더니, 그들이 그리하였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중 살아남은 사람은, 복권당첨되기전의 삶을 유지한 사람은, 통계학적으로 거의 없다고 하는데(미국의 로터리당첨자들을 분석해본 결과), 딱 유일하게 예외인 경우가, 당첨금을 사회환원시키거나 연금저축해버리고, 아파트경비원을 자청한 자만이 평소의 삶을 유지하였다는 것인데...그만큼 ‘돈’이 갖고있는 양면성 또는 ‘난로’, 가까이 가면 타져죽고 멀리 떨어지면 얼어죽는다는 것처럼, 돈을 가까이해서 타져죽는 경우가 태반인 모양 아닌가?
나의 경우야, 일확천금을 한 경우도 아니고, 열심히 피땀흘려서 번 돈이므로 복권당첨의 경우와는 다르겠지만, 어찌되었든 여기저기서 나의 돈냄새를 맡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고 또 많았다.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주 가까운 친구들의 이야기 몇토막을 하고자 한다.
내가 자라온 환경에서는, 내가 배운바로는, ‘진짜친구는 정말로 나와 똑같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친구돈은 나의 돈이고, 나의 돈은 친구돈일 수도 있었다.(나는 친구돈은 친구돈이라 여기고 감히 빌려달라고 하지못하였다. 그렇지만, 몇몇 친구들은, 내가 어려울때는 조금도 도움하지 않더니, 내가 좀 돈을 벌었나싶으니 내가 그들의 돈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듯이 서슴없이 내노라 하는 듯, 무슨 자리의 밥값.술값은 당연히 재벌친구의 몫이라 하였다.)
정말로 진짜친구가 어려움에 처했다면 나야 당연히 그를 도와줘야 마땅하지않은가. 하물며, 그는, 내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웠을 때, 밥값 내는 것조차 쭈삣거릴 때, 그는 언제나 밥값계산을 그가 전적으로 했다.(가까운 친구들 모임에서도 밥값.술값은 그의 차지가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그는 친구들에게 잘했다.)
그는 다행히 돈여유가 있는 아버지를 두었고, 그 아버지는 ‘장손’인 그에게 여유있게 보내주었다.
(나는 그때, 과외아르바이트를 해야 서울생활이 가능했던, 가난하고 불쌍하기만한 촌놈이었다. 하숙비가 없어서 청량리 채소시장의 ‘독서실’, 지금의 고시원과는 조금 다르지만, 돈없는 촌놈들이 생활하기에는 좋았다. 그곳에서는 입장권을 끊으면 하루24시간 생활할 수 있었고, 잠을 잘 수 있는 ‘침상’이 따로 있었다...그는 그때 재수를 하고있었는데, 나를 만나면 ‘밥’을 언제나 사주었고, 주말에 갈때가 없는 나에게 그의 하숙집에 잠을 자고 밥을 얻어먹게 해주었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에게도 돈씀씀이가 좋았다.)
그랬던 그가 사업에 실패하고, 남의 돈, 조폭의 돈을 쓰고는 동남아어디로 도주를 가는 처지가 되었다.(그는 처음에는 효소식품사업을 하기도 하고, 무역상사를 운영하기도 하였으며, 또다른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그 사업이, 한때, 그가 하는 사업이 잘되었다. 듣기로는 무슨 떼돈을 버는 듯하였다. 운전기사까지두고 고급승용차를 몰고다니면서 무슨사업을 크게 벌이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기획부동산’을 하였다싶은데, 너무 잘나가다가 어느때 정부의 무슨정책변경으로 인하여, 자금흐름에 브레이크가 걸렸고, 급전을 쓰다보니 빌려서는 안될 곳에서 ‘돈’을 빌린 모양이엇다.)
동남아 어디에 있을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동희야 기본생활이 안돼야. 좀 도와주라’
어디서 나의 소식을 들었는지 해외에서까지 전화로 요청하는데, 아무리 냉혈한처럼 차디찬 머리를 가진 나이지만, 무슨 구실을 붙일 수 있단 말인가?
하물며 그는, 나의 학창시절, 밥값은 그의 차지였고, 내가 아르바이트하는 동안 주말자유시간에 그의 하숙집에 가면, 재워주고 밥을 공짜로 주었던 그였으니, 내가 외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았다.
‘친구에게 돈은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주는 것이다’‘돈도 잃고 친구도 잃게 된다.’
나는 그가 전해준 계좌로, 거금 얼마를 송금해주었다.
그후 또 언제였을까? 한달? 아니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또 전화가 왔다.
마찬가지로 신음소리내듯 말하였다. ‘기본생활이 안된다. 도와주라.’
불쑥 나에게 ‘정답’이 들어왔다.
나; 이번이 마지막이야. 다음은 없다. 너 내성질 잘 알지?
그; 알았어. 다시는 ‘전화’하지 않을 게.
그런 일이 있고나서, 나는 그가 또 전화를 했는지, 내가 그의 요청을 거절했는지, 한두번 더 송금을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않지만, 그에게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고 한 그날, 나는 그의 아들을 찾아서, 그에게 그동안 빚졌던 마음속 빚을 갚기로 하였다.
(그가 남기고 간 자식들, 딸1와 아들2은 모두 공부를 잘해서 좋은대학에 다니고 있었고, 그가 사업에 실패한 이후, 학비조달이 쉽지않은 형편에 처해있었는데, 순간적으로 들어온 생각이, 그에게 ‘돈’을 보내주느니, 밑빠진 독에 물을 부어주느니, 차라리 그의 ‘자식들’에게 ‘물’을 주어서, 그동안 내가 그에게서 받았던 ‘빚’을 갚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였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참 잘한 선택이었다.)
(지금 기억으로는, ‘대평원’에 아르바이트 임시직원으로 채용해서, 월50? 월100만원?을 학자금으로 지원해주었다. 말하자면, 일종의 법인자금의 유용인 셈이었는데, 그의 둘째아들을 ‘대평원’의 아르바이트직원으로 채용하여 월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처리하였다.
마침 그때 그의 둘째아들이 명문대의대를 다녔는데 그가 졸업할때까지, 4년? 6년?동안 장학금으로 생각하고 도와주었다...그가 위 내용을 알고있는지, 알고있으니 나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는지, 나는 잘 모른다...그는 10여년전(?) 귀국해서, 결국은 이혼하고...지금은 몸이 좋지않아 어느 산에서 요양을 하고 있다 들었다. 그의 자식들은 모두 잘 커서 훌륭한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친구에게 돈은 빌려주는 것이 아니고, 더군다나 그 친구가 그‘돈’을 제대로 쓸수 없을 때 무작정 그에게 돈을 주는 것은 그나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으니...그 생각으로 친구에게 돈을 주는 대신 그의 자식들에게 돈을 준 나의 결정은 ‘잘된 일’이었을까? 그가 혹시나 섭섭해하지 않았을까? 내가 돈을 좀 벌었다고 해서, 나에게 전화를 해서 나의 그돈을 달라고 한, 그리고 내가 흔쾌히 송금해준 첫 번째 친구, 첫 번째 손님이었다.)
(이왕 그에 대한 글을 쓰고 있으니, 하나 더 쓰고가자. 그가 동남아 어디로 ‘도망’가기 전에는 크게 성공하여, 운전기사도 쓰면서 떵떵거리며 살았다.
그가 ‘크게 성공하기’전에는, 기존에 하고있던 사업이 쫄딱 망하여(무슨 사업을 했는지 잘모르겠으나), 그때로 어디서 ‘급전’을 빌려썼던 모양이었다.
이친구 저친구들 찾아다니며, 급한 돈을 구하고 다녔다. 어떤 친구에게는 집을 담보로 은행융자를 받아내기도 하고, 또 어떤 친구에게는 ‘차용증’을 쓰고 거액을 빌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월급쟁이인 나에게도 찾아왔다.
그러나 가난뱅이이며 정말 단순한 월급쟁이인 나에게 무슨돈이 있겠는가? 그가 더 내사정을 잘 알고있었으니 그로서도 막막하였겠지만, 그가 불쑥 아이디어라고 아이디어를 냈는데, 야 동희야, ‘가계수표’있지 않느냐 하는 것 아닌가?
그때 나는 해태상사 과장시절이었는데(1982년?), 그의 갑작스런 제안에 깜짝놀라면서도, 오죽하면 그렇게까지 부탁할까 싶어, 한달 월급에 상당한 금액을 ‘가계수표’로 끊어준 일이 있다.(그는, 우리친한 친구들끼리 곗돈으로 모아둔 몇천만원까지 쓸어가서, 대학졸업후 취직하면서들 친구들이 매달 5만원씩 모아둔, 곗돈이 제로가 되고 말았다...그 이후 친구들은 다시 곗돈을 다시 모았는데, 이번에는 다른친구하나가 그 모아둔 곗돈을 임의로 ‘주식투자’하다가 또 제로가 되고 말았다...이문제는 다른 글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어렵게 어렵게, 급한 불을 끄더니, 어느사이 그는 재기를 하였다. 앞서 말한대로, 전용운전기사도 쓰면서 고급승용차까지 굴리면서, 보란 듯이 행세하고 다녔다.
(그러나, 내 기억으로는, 그가 나의 가계수표로 빌렸던 돈을 갚아준 기억이 없고, 또한, 친구들끼리 한푼한푼 매달 모았던 ‘곗돈’을 갚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정말 가슴아픈 ‘추억’이다. 진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는 친구들의 돈을 자기돈처럼 쓰고는, 그가 잘되었을때는 원금과 이자를 합해서 그 이상으로 갚아야 마땅한 일인데도 나의 친구는 그 원리는 몰랐는지, 갚을 생각을 하지않았다니 정말 슬프기만 하다. 그 친구의 허물은 바로 나의 허물이기 때문이다.)
(그가 남긴 또다른 나쁜추억은,또다른 친구에게 그 못된 버릇을 가르쳐준 꼴이 되었다.
그가 모아둔 ‘곗돈’을 자기 쌈지돈같이 함부로 써버리고 잘돼서도 갚지않아서였는지, 그 뒤 또 다른친구 하나가 그가 했던 짓을 그대로 따라서 하고는 지금껏 아무런 말을 하지않고 있는 것.
즉, 다시 어렵게 한푼두분 모아둔 친구들의 십시일반의 ‘곗돈’을 말도 없이 가져다 주식에 투자하고는, 어찌되었다 보고도 하지않고, 어떻게 수습하겠다는 계획도 말하지않고, 뭉개고 또 뭉개다가 결국은 두루뭉술하게 ‘없었던 일’로 처리해버리는 놀라운 ‘철면피솜씨’를 뽐내고 말았다. 나는 여러 차례 그의 비상식적이고 무례함을 이야기했지만 친구들은 ‘좋은게 친구지’하는 셈법인지, 아무도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않으니, 유야무야 그렇게 넘어가고말았다. 슬프고 또 슬픈일, 나는 그들을 ‘친구’라하면서 살고 있다. 그들이 학창시절 빼어난 학업성적을 자랑하고 모범생인들 무엇하리. 그들이야말로 ‘못된놈들’아닌가.
슬픈일이 아닐수 없다. 정말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