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농유공)의 참깨입찰만 뜨면, Mr.Philip은 바로 서울로 날아왔다.
/정부(농유공)의 참깨입찰만 뜨면, Mr.Philip은 바로 서울로 날아왔다.
그가 묵는 호텔은 정해져있었다. 힐튼호텔의 스위트룸.
나는 공항픽업도 나가지않고 그로 하여금 호텔택시를 이용하게 하였다.(입찰정보를 세심하게 살펴야하는 업무가 우선되어야하지, 공항픽업하느라 시간소비를 해서는 안된다는 나의 지론을 그는 당연하다며 흔쾌히 받아주었다.
(내가 상사근무시절 그토록 해외지사원들이 공항픽업가는 시간을 다른 곳에 써야한다는 ‘논리’를 그는 두말없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주었다. 왜 그가 세계참깨시장의 ‘큰손’인지 확인되는 것이고, 왜 내가 국내외 참깨시장에서 그 큰손의 굿어드바이저 노릇을 잘해내는지 알 수 있는 것 아닐까?)
그와 나는 힐튼호텔의 executive floor에서 고급식당에서 입찰공고후 입찰일당일까지 내내 붙어다녔다.
농유공의 움직임. 경쟁상사들의 동태, 국내시장상인들의 일상사등 크고 작은일들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또 분석하였다.
아무 쓸데없이 보이는, 매우 하찮은 것까지 참깨에 관련되는 것이면 무엇이든 화제에 올랐고, 그와 나는 기탄없이 의견을 주고받았다.
심지어는 경쟁상사들의 누구가 ‘대평원’직원 누구에게 언제 전화를 해서 무엇을 물어보았다는 것까지, 우리의 화제속에 끼어들었다.
(일반사람들은 잘 이해가 되지않을 것이지만, 나의 상사근무때의 경험을 살리면, 부하직원들의 발걸음. 전화상담내용까지 나는 입찰정보의 범주속에 넣어 분석하고, 어떤 ‘감’을 끌어내었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나의 루틴이 언제나 ‘좋은 입찰결과’를 만들어내는 근원이었다고 자부한다.
내가 가끔 인용하는 일본의 퇴역장교가 쓴 ‘불모지대’에 있는 그의 ‘상전’=군수물자 국제입찰전에 등장하는 여러 사례들을 나는 왕왕 비교해보곤 한다. 이런 나를 Huyton의 회장인 Mr.Philip은 매우 좋아하였다.)
농유공입찰비즈니스의 리얼한 상황을 보여주기 위하여, 그래야 그의 ‘응찰’에도 도움될 것 같아서, 농유공의 입찰장소에 그를 데려간 적이 있다.(각 상사들이 심사숙고해서 가져온, 밀봉된 ‘응찰서’를 차례로 까면서 가격을 부르면, 가끔 탄성이 나오고, 모두들 예상했던 것보다,, 매우 낮은 가격이 나오면 그 탄성은 ‘탄식’으로 바뀐다. 그렇게 열심히 최선을 다하여 ‘가격’을 준비했건만, 수단산참깨 ‘대평원’의 가격이 나오면 언제나 거의 ‘탄성’ 다음에 ‘탄식’이 나왔다. 그날도 ‘대평원’의 승자가 된 것이었다.)
다음 어느입찰 때, 그가 또 입찰장에 가보고싶다고 나에게 함께 가자고 하였다.
나는 일언지하에 오늘은 가지 않는 것이 더 좋겠다하였더니, 그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나에게 물었다. 왜?
나;네가 입찰장에 가면, 경쟁상사가 ‘응찰가격’을 낮출지도 모르니, 네모습이 입찰장에 보이지않는 것이 좋다는 것 아니냐?
그; you are always great, 원터풀
나는 참깨입찰이 뜨면, 입찰전과정에 지극정성을 다하여 나자신을 몰입시켰다. 호랑이가 토끼사냥을 할 때, 하찮은 것까지 세심한 주의를 다해서 토끼한마리를 잡아내는 것처럼, 참깨시장의 왕자가 되기 위하여,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하여, 나는 모든일에 세심한 주의를 하며 온갖정성을 다하였다.
그 결과는 항상 노력한만큼 나왔다. 스포츠에서 우승자들이 하는 말처럼, ‘노력한 만큼, 연습한만큼 결과가 나와서 기쁩니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