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2019.5.3.금.09;40, 서울수서-10;50 나주...SRT.
첫날;2019.5.3.금.09;40, 서울수서-10;50 나주...SRT.
나주역에서 걸어서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하였다. 택시를 탈수도 있었으나, 이번 여행의 주제가 ‘고행2’이기도 하고, 또 모처럼 나주시내구경을 하면 더 좋을 것이라, 쉬엄쉬엄 걸어서 움직였다.
네비를 보기도 하고 중간중간에 시민들에게 물어가면서 갔다.
30여분 걸었을까?
시외버스터미널은 의외로 한산하였다. 영암가는 버스를 찾으니 12시45분발, 다행히 30여분 기다려서 탈 수있었다.(2시간마다 1대꼴?로 운행이 많지는 안았다.)
1시간여만에 영암에 도착하였다.
이곳 또한 버스터미널이 한산하였다. 북적북적하지 않는 오늘날 농촌군소재지의 현주소였다.
가야할 곳이 월출산 탐방센터까지이니 아직 해는 중천에 있고 나의 시간은 철철 넘쳐나있으니 서두를 일이 전혀 아니었다.
우선 민생고부터 해결해야 했다. 뱃속에서는 쭈르륵 소리가 나고 어서 민생뱃속을 채워달라 아우성. 푸짐한 시골식당이 어디 있나 살피니 예상했던 옛스런 식당은 없고 버스터미널 구내에 자그마한 식당이 하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급한김에 된장찌개로 허기진 뱃속을 채웠다. 아무리 ‘고행2’라해도 금강산도 식후경. 아니 월출산도 식후경이었다.
월출산탐방센터까지 어찌 가야 좋은지 식당주인에게 물으니, 길건너 택시를 타면 가장 좋다하며 6천원정도?
나는 물었다. 얼마나 걸릴까요?
그녀; 5분정도
나; 그렇다면, 걸어서 갈 수도 있겠네요?
그녀; 시간여유가 있다면 천천히 걸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한 30분정도?
나는 잠시 망설였다. 지방도시 택시기사 수입을 올려드려야 좋을지, 명색이 ‘고행2’인데 또 걸어서 천천히 이구경 저구경하며 걸어가도 좋지 않을지...???
나는 또 걷기로 하였다. 대신 완전무장을 하였다. 복면을 하고, 썬그라스를 끼고 ‘돌격앞으로’하였다. ‘고행2’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40여분 걸려서 드디어 월출산탐방센터에 도착하였고, 지호지간에 예약된 월출산산장식당이 있었다.
2박(5.3금+5.4토), 주말이라고 1박당 5만원(주중평일은 4만원)
탐방센터에서 내일(5.4)월출산 산행에 대하여 기본지식을 얻어들었다.
천황봉까지 3-4시간여?, 바로 되돌아내려오는 길보다는 산성대쪽으로 하산하면, 산성대에서 탐방센터까지의 둘레길이 ‘이쁘다’고 하였다.
내일일은 내일일, 아직 해가 중천에 가득한데 오늘 남은 시간은 무엇을 하는 것이 좋을까?
주변의 다른 거리를 물으니, ‘기찬랜드’와 ‘정약용유배길’을 추천하였다.
(모두 지난 몇 년전 보성산소에 들렸다가 영암-강진등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이미 한번씩 다녀간 곳)
그렇지 않아도 ‘정약용유배길’의 오솔길이 가끔 생각나곤 하였는데 마침 잘 되었다 싶었다.
몇 년전 친구와 함께 걸었던 추억도 떠올리며, 느긋느긋하게 또 ‘정약용유배길’을 찾아들었다.
역시나 좋은길이었다. 시절이 5월초이니 온통 천지가 연두색빛깔로 뒤덮여있었다. 어린새싹들이 철되어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중이니 그 기운이 무슨일인지도 모르게 내몸속으로 들어오는 듯 하였다.
노릿재? 누릿재?를 지나니 자그맣게 다듬어놓은 풀밭이 나왔고 군데군데 몇 개 밴치까지 마련되어있었다.
밴치에서 잠깐 쉬면서 몇해전 그때를 추억해보았다.
(그때는 친구와 이런저런 옛이야기를 점입가경하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허겁지겁 탐방센터가까이 숙소까지 되돌아온 추억이있다.)
(그날 저녁식사후 산책길에는 개구리 울음소리 요란하여 오랜만에 시골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는데, 오늘 밤에는 어찌될지?...결과적으로는 개구리울음소리는 듣지 못하였다.)
하치마을이라는 곳까지 가서 다시 되돌아 왔다.
돌아오는 길에 계곡물에 발을 씻고, 옛 ‘정약용’의 마음이 어땠을지 어림이나마 짐작해보았건만, 감히 짐작이나 될 것인가?
단지 미약한 나는 ‘고행2’라는 마음으로, 요즈음 들어 착찹해져만 가는, 매사에 약해져만가는 내마음을 조금이나마 다스려볼까 할뿐이었다.
(자꾸 인지능력이 떨어지나싶고, 사소한 일들에 신경쓰이고 또 쉽게 쉽게 화도 내버리고, 왠지 다른사람들과 터무니없이 비교되는 것같고,....)
탐방센터까지 다시 돌아오니 얼추 저녁식사시간이 되었다.(정약용유배길은 왕복 2시간여?)
저녁메뉴는 혼자 먹을만한게 마땅치 않아 그냥 ‘산채비빔밥’으로...8천냥(비싸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시골관광지사업은 멀리보고 착한가격으로 승부하면 더 좋지않을까? 오는 손님에게 우선 ‘씌우고보자’하지않으면 더 좋지않을까 싶은데...현실은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고 만다흑흐그)
나는 막걸리 1병을 시켜서 반만 마시고 내일 하산에서 먹는다고 남겨두었다.
숙소는 혼자 머물기는 아까웠다. 샤워실이 잘되어있었고, 음식도 만들어먹을 수 있게 준비되어있었다. (그래서 1박에 5만원을 요구하는구나 싶었다. 친구들끼리 와서 간단한 음식을 해먹으면 좋을 것이었다..사실 친구들 몇몇이서 올까도 생각해봤지만, 왠지 내키지않았다. 괜히 그들의 시간.일정을 침해하는 것같기만하고, 나또한 나의 개인적 시간을 방해받고싶지않았다. 후자의 뜻이 강했다. 친구들끼리 오면, 말을 많이 하게되고 다른 친구들 뜻을 받아줘야하니, 혼자 ‘고행’하는데는 좋을 일이 아니었다. 나는 그렇게 판단하고 ‘고행’을 택하기로 하였다. 나이들수록 친구들과 어울려야 한다는데 나는 그러지않고 정반대로 가니, 좋은가 좋지않은가?)
(만일 내가 민박집 사장이라면, 한철 장사만 할 것이 아니라, 멀리 내다보고, 1박당 3만원에 아침식사제공하여, 오시는 손님 또 오시게하거나 또는 오신손님의 친구들을 미래손님으로 받으면, 그것이 더 민박비즈니스 잘하는 직통길 아닐까? 우리네 관광비즈니스가 외국으로 국내손님들빼앗기지 않는 비결아닐까?)